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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버스 기획단장은 MB다. MB가 해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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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버스 기획단장은 MB다. MB가 해결하라”
  • 조한일
  • 승인 2011.08.28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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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차 희망버스 청와대 인왕산행... 한진중공업 본사까지 가두 시위
청와대 내려다보이는 인왕산 정상에 '정리해고 철회' 플래카드 펼쳐져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제4차 희망버스 이틀째 행사가 진행됐다. 희망버스 이틀째 행사는 참가자들의 인왕산 등반으로 시작됐다.

4차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새벽 5시에서 6시 사이에 몇 개의 팀으로 나눠 청와대가 내려다 보이는 인왕산 등반에 나섰다.

경찰은 10여개 등산로 입구를 비롯 무악재역 등 인접한 지하철역에 27개 중대 2,000여명의 경력을 배치해 불심검문을 벌이며 등반을 막았다. 이 과정에서 일반 시민들의 통행과 등반까지 막아 시민들과 희망버스 참가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의 차단에도 불구하고 일부 참가자들은 인왕산 등반에 성공했다. 희망버스 참가자 4명은 오전 7시 40분께 인왕산 기차바위에 올라 청와대를 바라보며 ‘정리해고 철회’라고 적힌 펼침막을 내걸었다.

인왕산 등반을 다녀온 한 참가자는 “경찰이 곳곳에 배치돼 등반을 시도하기 쉽지 않았다”라며 “인왕중학교 인근 골목길을 통해 등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어 “힘든 순간이었지만 성공해 뿌듯하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시민들이 왜 굳이 이른 아침 인왕산에 올라야했는지를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창근 희망버스 기획단 대변인은 “경찰의 방해에도 끝까지 참가자들은 플랜카드를 펼치는데 성공했다”며 “모두가 참가하지는 못했지만 이 문제를 이명박 대통령이 해결해야 한다는 의지를 알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참가자들, 한진 본사앞까지 행진..."조남호는 처벌하고, MB가 책임져라"

▲ 28일 오전 서울 서대문 거리에서 4차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MB 네가 해결해'라고 쓰인 대형 현수막을 든채 한진중공업 본사를 향해 행진하고 있     ©양지웅 기자
이어 4차 희망버스 참가자 3000여명은 청와대 민원실에 ▲조남호 회장 처벌 ▲정리해고 철회 ▲이명박 대통령의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사태 책임을 촉구하는 내용의 3대 요구안을 청와대에 전달하기 위해 민원접수를 시도했다. 하지만 경찰은 병력 배치해 경복궁역을 완전 봉쇄하고 청와대로 먼저 향하던 참가자 10명을 저지했다.

이에 4차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오전 10시30분 경 독립문 공원을 출발해 용산구 한진중공업 본사 앞까지 행진을 진행하고 정오께 '거침없이 하이킥 행사'를 개최하고 조남호 회장을 규탄했다.

참가자들은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문제는 MB가 책임져야 한다”라며 “조남호가 해결하는 것이 아니다. 조남호는 처벌하고, MB가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또 “희망버스 기획단장은 MB”라며 “이 문제의 해결은 오직 MB만이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강원도에서 희망버스를 타고 올라온 대학생 이나은(21)씨는 “희망버스로 인해 개인주의로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던 사람들이 다른 사람 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조금만 더 힘을 쓰면 정리해고를 무너뜨릴 수 있을 것 같다”며 참여를 호소했다.

전주에서 학교 친구들과 함께 희망버스에 참가한 고등학교 3학년인 한 학생은 “희망버스는 우리가 당연히 누려야 할 행복과 자유를 쟁취하는 것”이라며 “지금 즐겁고 유쾌하게 그것을 쟁취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희망이라는 공통의 목적으로 모인 사람들을 만나면서 연대한다는 기분을 느꼈다”며 “그것을 무기로 해서 정리해고 철회를 위해 싸우고 있다”고 했다.

4차 희망버스에 참가하기 위해 부산에서 올라온 한 시민은 “일부 참가자들만 인왕산에 올라가 아쉬운데 다음에는 일사분란하게 움직여 조직된 더 큰 힘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희망버스 참가 소감을 전했다.

그는 서울에 올라온 이유에 대해 “정리해고 문제는 한진중공업만이 아니라 경기침체로 인해 모든 업종과 기업체로 번지게 될 문제”라며 “정권의 비호 없이는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해결을 해야 할 당사자인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찾으러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남영역 사거리에서 행진을 마치고 정리집회를 하던 장애인 4차 희망버스 참가자들에게 경찰이 물대포를 쏘고 있다.     ©양지웅 기자
 
경찰, 참가자들에게 물대포 발사...장애인에게 난사하기도

한편 경찰은 4차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정리집회를 하고 있던 와중에 최루액을 살포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날 참가자들은 오후 12시 35분께 용산구 남영역 4거리에서 행진을 마치고 정리집회를 진행했다. 경찰은 평화적으로 집회를 이어가던 4차 희망버스 참가자 1,500여명에게 살수차량 2대를 이용해 물대포를 발사했다.

경찰은 “불법적인 도로점거로 시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며 “살수와 함께 해산작전에 돌입한다”고 경고방송을 내보낸 후 오후 12시35분께부터 3차례에 걸쳐 최루액을 참가자들을 향해 발사했다. 특히 물대포 살수 규정을 위반하고 3m 앞에 위치한 참가자들을 향해 물대포를 난사하기도 했다. 또 살수차와 인접해었던 장애인 2명에게도 물대포를 난사했다.

경찰의 최루액을 5분여간 맞은 임지민씨는 “2차 희망버스때 친구들을 통해 이야기를 들었는데 실제로 맞아보니 화가 치밀어 오른다”라며 “평화적인 정리집회를 공권력으로 누르려는 경찰이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가 경찰국가라는 풍문이 실감되는 순간”이라고 덧붙였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자 최성표씨는 “대통령이 있는 청와대에도 이렇게 심하게 막아서지는 않을 것”이라며 “자본의 힘을 느낀다. 일개기업 대표가 정부와 공권력을 좌지우지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지나가던 시민들도 경찰의 행태에 과하다는 의견을 표했다. 개인택시 기사 박모(58)씨는 “한진 자본은 부도덕하기로 유명했다”라며 “국민들이 키워준 기업이 사적 이익을 취하기 위해 불법을 자행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찰 역시 자본의 시녀가 된 것 같다”라며 “더이상 없는 사람들은 살수가 없는 세상이다. 더러운 조남호 일가의 뻔뻔함을 처벌해야 국민들의 마음이 해소될 것”이라고 성토했다.

한편 4차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뭉치자”라며 “5차 희망버스에서 다시 만나자”라고 말하며 이날 집회를 마무리했다. [민중의소리=조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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