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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대오거리 총격전, 경찰의 사건초기 미숙한 대처와 총기과잉 사용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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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대오거리 총격전, 경찰의 사건초기 미숙한 대처와 총기과잉 사용 논란
  • 이동권
  • 승인 2011.08.29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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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단대오거리에서 총격전이 벌어졌다. 경찰의 추격을 피해 달아나던 20대 남성을 경찰이 총으로 제압하다 벌어진 일이다. 경찰은 도난 차량을 발견하고 추격전을 벌이는 도중 운전자가 난동을 부려 실탄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단대오거리에서 발생한 경찰의 총격전은 영화의 한 장면을 방불케 한다. 경찰에 쫓긴 운전자가 교통체증으로 도로를 달릴 수 없자 인도로 뛰어들어 인명 피해를 냈고, 경찰은 차량의 앞과 뒷바퀴에 각각 총 1발씩을 쏘고, 나머지 한 발은 운전사 쪽 문을 관통해 운전자의 종아리 부분을 맞췄다.

어쩌다 이런 상황이 벌어졌는지 모르지만 위 사실로만 보면 운전자의 100% 잘못으로 보인다. 하지만 초기 사건에 대처하는 경찰의 능력, 특히 총기를 사용할 상황까지 몰아간 경찰의 위기 대처 능력에는 의심이 간다.

경찰의 총기사용은 언제나 논란이 됐었다. 공정한 법집행과 범죄자의 인권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도주자에 대한 총기사용에 대한 자제 요구는 늘 있어 왔다.

이번 사건도 마찬가지다. 총을 맞은 운전자와 행인들 모두 무사한 상황이어서 그대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지만 총기 과잉 사용 문제는 더욱 뜨거운 논란의 불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이유는 다르지 않다. 이번 단대오거리 총격전은 최근 조현오 경찰청장이 여러 시민단체의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도주 피의자에 대한 총기 사용을 포함한 '권총사용 메뉴얼'을 강행하겠다고 밝힌지 보름만에 벌어진 일이기 때문이다.

이 메뉴얼에 따르면 경고사격에도 불구하고 피의자가 계속 도주하거나, 흉악범일 가능성이 매우 높거나, 시민의 생명과 신체에 심각한 위해를 끼칠 것이 예상되면 총기 사용을 적극 권장한다.

다시 말하면 도주하는 범죄자를 쉽게 잡으려면, 흉악범인지 정확하게 모르지만 그런 가능성이 높다면, 시민의 생명과 신체에 심각한 위해를 끼치지 않았지만 그렇게 보이면 총기를 사용해도 좋다는, 경찰의 주관적인 판단으로 총기 사용의 권한을 부여하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권총사용 메뉴얼의 시발점은 원래 지난 5월에 벌어진 취객 난동사건에 미숙하게 대처한 경찰의 문제였다. 하지만 내부의 쇄신이나 교육 대신 경찰은 '흉악범'을 운운하면서 총기를 적극 사용하도록 대처하도록 만들었다.

이번 단대오거리 총격전도 도난차량에 대한 대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살펴야할 문제다. 또 총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나약하고 비겁하다는 식으로 몰아가면서 총기사용을 적극 권장하는 조 경찰청장의 권총사용 메뉴얼 또한 다시 한 번 살펴야한다.

경찰관직무집행법에는 총기사용을 매우 제한적으로, 최소한의 범주에서 사용하도록 했다. 이것이 바로 공권력의 본분이요, 시민들을 불안에 떨게하지 않는 방법이다.
[민중의소리=이동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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