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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혼전 들어간 서울시장 재보선...여야 모두 ‘눈치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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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혼전 들어간 서울시장 재보선...여야 모두 ‘눈치작전’
  • 정웅재
  • 승인 2011.09.04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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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안철수 잇따라 꿈틀... 변수 시나리오 난무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서울시장 출마설로 10.26 재보선이 대혼전에 들어갔다. 당초 여야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사퇴와 곽노현 교육감의 검찰 수사라는 대형 사건이 민심에 미칠 영향만으로도 셈법이 복잡했었다.

10월 재보선 인물 비중 높아져

박원순 상임이사와 안철수 원장은 그 동안 여야의 ‘러브콜’을 집중적으로 받아온 비정치권 인사였다.

상대적으로 진보적 성향이 강한 박 상임이사는 주로 야권의 구애를 받았지만, 한나라당도 줄곧 영입 제안을 했을 정도로 합리적 이미지를 보유하고 있는 인사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박 상임이사와 정부는 드러내놓고 갈등을 해 왔던 만큼 이번에 박 상임이사가 출마한다면 ‘범야권’에 속하게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반면 안 원장의 경우 정파적 색채는 거의 없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안 원장은 2일 ‘청춘콘서트’에서도 “수평적인 시대에 맞춰 리더십의 개념이 바뀌어야 한다”며 “대중이 원하는 리더는 안정감, 희망, 공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안 원장의 주변 인사들의 경우 한나라당과 상대적으로 가깝다는 평가가 많다. 그러나 안 원장이 출마하더라도 한나라당에 입당할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인다.

‘합리’와 ‘안정’ 이미지를 가진 거물급 비정치권 인사들이 움직이면서 여야의 서울시장 재보선 전략도 급격하게 요동치고 있다.

여야 모두 이번 선거에서 ‘인물’의 비중이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자연스레 애초의 선거 전략으로 내세웠던 ‘이명박 정부 심판’이나 ‘반(反) 포퓰리즘’ 구호의 힘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또 젊은 층으로부터 호감을 주는 후보들이 출마할 경우 2,30대 투표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에도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동시에 여야는 두 사람 모두 무소속으로 끝까지 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역대 서울시장 선거에서 무소속 후보가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때는 첫 민선 시장을 뽑는 1995년뿐이었는데, 당시 박찬종 후보는 33.5%의 지지를 얻어 민주당 후보로 나섰던 조순 후보(42.4%)에 이어 2위를 차지했었다. 그러나 당시는 김영삼 정부 중반이어서 여야 대립이 치열하지 않았고, 집권 민자당이 보수 강경 이미지가 강한 정원식 후보를 내세워 사실상 선거를 포기했다는 평가를 받은 상황이었다. 여야 모두 ‘총력전’을 벌여야 하는 지금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박원순은 야권단일화, 안철수는 독자 완주?

안 원장의 출마는 대체로 야권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입장이 많다.

서울에 지역구를 둔 한나라당의 한 재선 의원은 “안 원장이 강남에서 인기가 있지만, 아무래도 젊은 층의 표심이라고 봐야 한다”며 “3파전으로 가면 승산이 있다”고 분석했다. 홍준표 대표도 “우리는 좋다. 다자 간 구도가 되면 좋다”는 입장이다.

민주당도 이 분석에는 동의하는 분위기다. 정장선 민주당 사무총장은 “젊은 층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는 안 원장이 출마할 경우 민주당에 적잖은 타격이 올 것”이라고 인정했다.

반면 박 상임이사의 출마는 야권 후보단일화의 자장 안에 있다는 게 중론이다. 시민사회의 한 관계자는 “박변이 후보 단일화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면서 “민주당에 입당하지는 않겠지만, 단일화 없이 무조건 완주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 원장이 야권과 후보단일화에 나서는 경우도 거론되고 있다. 신지호 의원은 “안 교수와 민주당의 단일화 시나리오가 성사되면 한나라당으로선 최악”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안 원장이 출마할 경우 ‘제3세력’을 내걸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아직은 높지 않다. 그러나 선거 막바지까지 한나라당이 1위를 고수하면서 야권 후보와 안 원장이 2,3위를 달리는 상황이 되면 막판 변수가 생겨날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여야는 일단 두 사람의 출마선언과 여론 ‘눈치’를 본 후에야 전략을 재정비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중의소리=정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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