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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의대생 출교 원인은 ‘들끓는 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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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의대생 출교 원인은 ‘들끓는 여론’
  • 홍민철
  • 승인 2011.09.06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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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의대생 출교 결정이 내려졌다. 여론의 향배를 예의 주시하던 고려대학교가 고대의대생들을 출교 조치 한 것은 악화된 여론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고대의대생 출교 결정에 고려대학교측은 초기 망설였던 것이 사실이다. 고대의대생 출교에 대해 학교측이 망설이는 모습을 보이자 전국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연합(전의련)은 1차 성명서에 해당 학생들의 출교를 주장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던 것.

이들은 “절차상의 문제로 처벌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고 해도 수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진행 절차에 대해 함구하고 밝히지 않은 것은 피해자와 고대, 전국의 의대생이 받을 피해를 외면하는 처사”라며 “피의자 측이 설문지를 작성하는 등 비도덕적이고 무책임한 행위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대 의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의련은 이어 고대의대생 출교에 대해 “적절하지 못한 과정으로 무죄를 증명할 수도 없으며 주장해서도 안 된다”며 “피해자의 성적인 문란함이나 정신과적 문제를 학우에게 묻는 것은 피해자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일이며 피의자는 죄 유무와 관계 없이 사죄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대의대생 출교와 관련 전의련이 강조한 이른바 ‘설문지 사건’은 사실 피의자 변호사측의 무리한 시도로 물의를 일으켰다. 설문지에는 피해 학생이 평소 사생활이 물란했는지, 이기적이었는지, 인격장애가 있었는지 등의 내용이 담겼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여론은 급속히 악화됐다.

특히나 피해자가 유명 시사라디오프로그램에 출연해 설문조사와 관련 “사건 경위에 대한 가해자의 유리한 입장을 내세운 뒤 설문조사를 했다고 들었다”면서 “내가 피해자인데도 불구하고 왕따를 당하는 느낌이 들어 이상했다. 이 설문조사 때문인 것 같다”고 밝히면서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설문조사 이외에도 최근 고대의대생 출교조치가 내려지기 전까지 또다른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것은 바로 피의자들의 변호사 선임이었다. 술에 취해 잠든 동기 여학생집단 성추행하고 이를 촬영했던 혐의를 받고 있던 피의자들이 대형 로펌 소속 유명 변호사를 선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해도 너무 한다”는 여론이 일었던 것.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기소된 3명 가운데 개인 변호사 2명과 로펌 2곳 소속 변호사 5명 등 총 7명을 사건변호에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로펌은 고법원장과 고검장 출신 등 전관 변호사가 많은 곳으로 유명하며 지난 2007년 이후 M&A에 나서면서 현재 변호사 수만 60명에 이르는 대형 로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고대 졸업생재학생 127명 등은 교내에 “가해 학생들이 국내 유수 로펌 변호사와 유력인사의 자제라서 학교 당국이 징계를 머뭇거리고 있다”면서 “파렴치한 성범죄를 저지른 의대생들을 빠른 시일 안에 출교시키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여론이 점차 악하되자 고려대학교는 고대의대생 출교 처분을 결정하고 지난 5일 발표했다.
[민중의소리=홍민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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