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금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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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금혼식
  • 오춘택
  • 승인 2016.10.10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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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재 곡성군의원

[전남=동양뉴스통신] 오춘택 기자 = “부부의 연으로 한 몸이 돼 따스했던 봄이 50번, 사랑의 결실을 맺어 자식들과 함께했던 여름이 50번, 자식들 뿌리내리도록 붙들어 세웠던 가을이 50번, 칼바람 고된 삶을 견디며 봄을 기다리던 겨울이 50번, 계절이 50번 바뀔 때마다 굵어진 손마디와 주름살"

16번째 맞이했던 심청축제 프로그램 중 금혼식에서 유근기 군수가 축사를 하면서 눈시울을 붉혔던 대목이다. “내 부모도 살아계셨으면 금혼식을 치러드렸을 것인데” 하는 아쉬움이 엿보였다.

우리는 “부모님께 효도하라”는 말을 수없이 들으면서 성장했다. 그 대표적인 말이 “부모님 살아생전에 효도를 다 하라, 돌아가신 후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이다. 부모에 대한 효를 강조한 이야기다. 모두들 크게 공감하리라고 생각한다.

곡성군의 대표 축제인 심청축제가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심청축제에서 가장 많은 가족들이 자발적으로 참석하고 크게 호응을 받은 프로그램은 ‘사랑의 하모니 합동금혼식’ 이었다고 생각한다.

타지에 있는 자식들은 물론 손자 손녀들까지 참석했고 각 읍·면 기관장, 친지, 친구 동네 사람들까지 참석해서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금혼식은 결혼 후 만 50년이 되는 해를 축하하는 의식으로 서양의 풍습에서 유래됐다.

결혼식 때 참석했던 손님들을 초대하고 부부가 서로 금으로 된 선물을 주고 받는다고해서 금혼식이라고 한다.

만고효녀 심청이가 장님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효행을 했듯이, 한 평생 자식을 위해 헌신한 부모님들을 위해 금혼식을 마련한 것은 매우 뜻 깊은 행사였다.

특히, 전국 지자체에서 중구난방 식으로 되풀이 됐던 주제가 없는 프로그램들로 일관된 축제를 탈피해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심어준 금혼식이야 말로 심청축제의 핵심 주제가 아니었나 싶다. 금혼식은 결혼해서 50년 동안 함께 살았다고 무조건 할 수 있는 행사가 아니다.

생각과 성격이 다른 두 남녀가 만나 50년 동안 해로 한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먼저는 양쪽 다 건강해야 한다. 부부가 함께 팔짱을 끼고 입장해서 맞절을 하고 퇴장할 수 있는 최소한의 체력과 정신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는 한쪽이 먼저 세상을 떠나고 몸이 불편한 노인들이 많다. 그래서 금혼식을 치른 부부는 더 없는 큰 축복을 받은 것이다.

이번 행사에서도 각 읍·면에서 대표로 선정된 11쌍의 부부는 모두 건강했다. 체력이 남달랐다. 환하게 웃으면서 행복해 하는 모습은 분명 50년 전의 모습이었다. 부러울 정도로 건강이 넘쳐났다.

본격적인 금혼식 집례, 즉 사회자는 곡성군노인회장이 맡았다. 금혼식 주인공들은 사회자 보다 모두가 나이가 많은 선배들이다. 후배 노인회장이 사회를 봐주고 축사를 해주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외지에 있는 자식들이 손자 손녀들을 데리고 참석해서 꽃다발을 전해주며 축하해주는 광경은 금혼식의 절정이었다.

삼대가 함께 사진 촬영을 하는 모습에서 잃어버린 효정신이 다시 되살아난 듯 했다. 아이들은 부모의 행동을 그대로 답습한다고 했다. 우리 부모님이 할머니 할아버지께 어떻게 언행을 하고 효도를 했는지 그대로 배울 수밖에 없다. 금혼식이야말로 살아있는 효 교육의 장이었다.

흔히 금혼식은 성장한 자식들이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행사를 준비한다. 친지들과 부모님의 친구 분들을 초청해서 대접을 한다. 그 날은 경향각지에 떨어져 있는 형제자매들과 손자 손녀들이 모두 모이는 가족 축제의 장이 된다.

이번 심청축제 금혼식은 사업에 성공해서 사회 봉사활동을 왕성하게 하고 있는 자선사업가의 후원으로 이뤄졌지만, 앞으로는 심청축제추진위원회에서 정식으로 주관해서 치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심청축제는 관광객 숫자에 연연해서는 안된다.

이제까지 축제를 추진하면서 주최측은 축제 기간 동안에 방문한 관광객 숫자를 중요시 하는 경향이 심했다. 그러다 보니 방송국 프로그램에 의탁했고, 연예인들을 초청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편협된 사고 방식이 축제의 의미를 탈피하게 만들어 주제가 없는 결과를 초래하곤 했다.

진정한 지역 축제는 관광객 숫자가 중요한게 아니다. 개인주의와 물질만능주의 사회에서 사라져가는 가족의 참다운 의미를 되새기고, 부모에 대한 효도하는 마음을 고취시켜주는 심청축제야말로 참다운 축제가 될 것이다. 앞으로 심청축제는 진정한 효를 주제로 하는 지역민의 화합의 장으로 계승 발전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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