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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문화계엔 어떤 일들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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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문화계엔 어떤 일들 있었나?
  • 강경훈
  • 승인 2012.01.01 0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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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마지막날인 4일 오후 대구광역시 수성구 대흥동 대구스타디움에서 9일간의 대회의 폐막을 알리는 불꽃이 터지고 있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민중의소리

 
매해 그러했듯 2011년 역시 문화계는 다사다난했던 한해였다. 지난 한해 동안 문화계에 벌어졌던 주요 이슈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하자.

외규장각도서 145년만의 귀환, 제2의 병인양요?

1866년 병인양요 때 프랑스에 약탈당한 외규장각 도서 1차분이 145년 만에 고국 땅을 밟았다. 지난 4월14일 외규장각 도서 1차분 75권이 들어온 것을 시작으로, 5월 말까지 4차례에 걸쳐 총297권이 들어왔다.

올해 이뤄진 외규장각도서의 반환은 사실상 반환이 아닌 '대여' 형식이라는 점에서 문화계와 시민사회단체로부터 '실패한 협상', '굴욕적 협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외규장각도서 귀환에 대해 "대한민국 정부와 프랑스공화국 정부 간 합의문을 보면 합의가 아니라 제2의 치욕적인 병인양요라고 말하고 싶다"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12일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외규장각 도서를 5년 임대 형식으로 한국에 반환키로 합의한 이후 실무협상을 통해 정부 간 합의문에 서명했고, 이후 기관 간 약정을 체결하면서 귀환 작업이 진행됐다.

제주도, 세계7대 자연경관 선정 논란

제주도의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뜨겁다.

지난 11월22일 스위스 뉴세븐원더스 재단이 전자우편으로 "제주도를 세계 7대 자연경관의 하나로 선정했다"고 통보하면서 국내 언론들은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공식 선정 발표가 지연되면서 '전화비 미납' 등 각종 의혹들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후 뉴세븐원더스 재단에 대한 신뢰성과 제주도의 막대한 행정전화 요금 등을 둘러싼 논란이 뜨꺼워졌다.

재단은 전자우편에서 "조만간 재단 누리집에 이 사실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제주도 확정 소식을 미리 알리고 싶었다"고 밝혀 최종 선정결과 발표 방식에 대한 의구심을 남겼다.

또 7대 자연경관 선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 관제동원 전화 투표 과정에서 발생한 전화비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제주도는 여전히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제주도는 올해 추경예산으로 공공전화료 30억원을 확보했으나 전화 투표비 200억원을 감당하기에는 한참 부족하다. 제주도 행정전화 투표 건수는 9월말까지 1억통을 넘겼고, 11월11일 마감 전까지 1억8천만통 안팎에 달해 전화요금만 200~360억원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요금을 지자체에서 어떻게 충당하느냐도 문제지만, 전화투표 주체인 KT에게 돌아가는 막대한 전화비 수입 중 일정 부분을 뉴세븐원더스에 배분하기로 되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여전히 남아 있다.

아리랑, 중국 무형문화재로 등재

우리나라 전통 민요인 '아리랑'을 중국 정부가 자국의 국가무형문화재로 등재한 것도 올해 주요 문화계 이슈 중 하나다.

지난 6월 중국 국무원은 자국 내 소수 민족인 조선족의 전통민요라는 이유로 '아리랑'을 국가무형문화재로 등재했다. 중국은 아리랑 외에도 판소리, 가야금, 씨름 등을 국가무형문화재로 등재했다.

국내 일부 문화단체는 이를 '동북공정의 일환'으로 규정하기도 했지만, 정부는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문화재청은 "중국 내에서만 보호와 지원을 받는 효과를 가지는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중국은 조선족 등 자국 55개 소수민족을 융화하기 위한 정책을 오래전부터 펼쳐왔다. 1987년에 발행한 중국 화폐에는 한복을 입은 조선족이 등장했고,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막식 무대에서는 조선족 부채춤과 장구춤 공연도 펼쳐졌다.

문화복지제도(바우처) 확대

취약계층에 공연이나 스포츠 관람, 여행비를 지원하는 문화 바우처 예산도 374억원으로 늘어났다. 정부는 2011년부터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을 대상으로 가구당 5만원씩 지급해옫너 기존의 문화 바우처제도를 개선해 청소년들에게도 1인당 5만원씩 추가지급키로 했다.

이 조치로 청소년 60만명이 추가적으로 문화바우처 혜택을 받게 됐다. 청소년 수에 따라 가구당 최대 35만 원까지 문화바우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카드발급률과 예산 소진율이 현저히 떨어져 실효성 논란도 일고 있다. 지난해 지역주관처가 공연단체와 협의를 통해 티켓가격을 50%로 할인해 개개인에 돌아가는 실제 혜택은 10만원이었지만 올해는 개인당 5만원 지원에서 가구당 지원으로 바뀌어 4인 가구의 경우 실질적 지원혜택이 개인당 1만2천500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또 지난해까지 지원실적에 대한 광역자치단체의 편차가 크지 않았으나 올해에는 특정지역 및 장르에 대한 편중이 심해져 전국적으로 예산 375억원이 지역문화를 활성화시큰 효과는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K-Pop과 '신한류' 열풍

K-Pop과 '신한류' 열풍은 올해 한국 대중문화가 일궈낸 꽤 성공적인 성과 중 하나로 손꼽힌다.

K-Pop은 기존 동남아에서의 열풍을 뛰어넘어 북미와 유럽 주요 국가에서 '한류' 붐을 일으켰다. 수백명의 프랑스 팬들이 루브르 박물관 앞에서 한국 아이돌 가수의 노래를 열창하는 모습, SM타운 파리 콘서트 티켓 조기 매진 사태 등이 K-Pop에 대한 새로운 열풍은 '신한류'의 중심에 서 있다.

이 같은 모습은 미국 중심의 Pop 음악이나 유럽 락밴드의 음악에 열광하던 과거의 모습을 떠올린다면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대외적 평가가 격상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올해 대외적으로 이뤄낸 문화계 최고 성과 중 하나로 꼽히는 건 세번의 도전 끝에 성사시킨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다.

평창은 지난 7월7일 남아프리카 공화국 더반에서 개최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의 2018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 투표에서 95표 중 63표라는 압도적인 표를 얻어 개최 도시로 선정됐다.

이번 동계올림픽 유치 결정으로 한국은 1988년 서울올림픽, 2002년 월드컵,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세계 4대 스포츠 행사를 유치한 여섯번째 국가가 됐다.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는 성공적인 대외적 성과로 평가받고 있지만, 산림 훼손, 경제적 적자 등에 대한 우려에 따른 반대 여론도 있어 이를 최소화시키기 위한 절충 과정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 세계 육상선수권대회 개최

지난 9월 9일간의 대장정의 막을 내린 제13회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대회는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불가피했던 국내 선수들의 부진으로 빈자리가 많을 것이라는 대내외적 우려와는 달리 대구시는 관중 동원에 성공했다. 조직위에 따르면 전체 입장권 판매량이 46만4381장으로 집계됐다. 그 가운데 외국인이 3만여장을 샀다.이는 2007년 오사카대회의 25만4000여장과 2009년 베를린대회의 39만7000여장을 크게 앞선 것이다.

경제적 파급효과는 2천694억원, 고용 파급효과가 2천53명이라는 꽤 고무적인 성과도 얻었다.

한양대 스포츠산업·마케팅센터 김종 교수팀이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의뢰를 받아 대회 기간 중 관람객들의 지출내용을 조사한 결과, 관객 1인당 평균 31만7521원(숙박비·입장료·교통비 등)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기록 흉작은 이번 대회에 대한 전세계적 관심을 격하시켰다. 조직위원회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18억원들 들여 몬도 트랙을 깔아 신기록이 줄줄이 쏟아지길 기대했으나,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마지막날 열린 400m 계주에서 자메이카 대표팀이 세운 세계신기록, 대회 후반 여자 창던지기와 여자 100m 허들에서 대회신기록이 나온 것이 전부였다. [민중의소리=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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