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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은 원래 배고프다’는 그릇된 시각, 전환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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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은 원래 배고프다’는 그릇된 시각, 전환이 필요
  • 김재하
  • 승인 2013.11.21 1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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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이선화 제주도의회 의원

[제주=동양뉴스통신] 김재하 기자= ‘며칠째 아무것도 먹지 못해 남은 밥과 김치가 있으면 달라’

이 글귀는 ‘최고은’ 감독 겸 작가가 생사의 갈림길에서 이웃에게 요청한 쪽지의 내용이다.

2011년 2월 고 최고은 감독 겸 작가는 항진증과 췌장염을 앓으면서도 며칠동안 밥을 먹지 못하고 굶다가, 결국 꿈을 미쳐 펴보기도 전에 자신의 집에서 죽음을 맞이했다.

서른두 살의 꽃다운 나이에 맞이한 그 외롭고도 비참한 죽음은, 우리사회에 문화예술인에 대한 무관심이 어느 정도 심각한 것인가에 대한 경종이었다.

그러나 우리사회에 그 죽음이후로 3년의 세월이 다가오지만 과연 문화예술인에 대한 복지와 처우가 나아졌는가?

지난해 11월 정부가 시행한 ‘예술인 복지법’은 ‘최고은’법‘이라고 불릴 만큼 예술인에 대한 복지를 토대로 하고, 복지와 관련 연구 및 조사를 담당하는 ’예술인 복지재단‘을 건립하는 계기를 가져왔다.

그러나 지난해 문화관광체육부가 실시한 문화예술인실태조사를 보면 100만원 이하 소득 문화예술인이 66.5%나 차지하고 있음을 나타내, 문화예술인에 대한 대우는 별반 나아지지 않음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기대를 모았던 ‘예술인 복지재단’은 최근에 예술인 복지재단 대표가 갑작스럽게 사퇴하는 등, 예술인 사이에 벌어지는 일련의 불협화음들이 과연 예술인 복지에 대해 진정성이 있는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그럼 제주의 상태는 어떤가? 얼마 전 본의원이 제주문화예술인을 대상으로 “제주문화예술인 지원 및 창작활동관련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여론조사결과는 중앙정부가 파악하는 형태와 별반 다름이 없었다. 전체조사자중 65.6%가 한달 100만원 미만의 소득을 보이며, 어려운 창작여건 속에 문화예술 작업을 진행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이 외에도 경제적 어려움 묻는 질문에서는 제주 문화예술인 85.7%가 경제적 한계에 대한 고충을 토로하고 있었다.

예술인 복지에 대한 갈 길은 참 멀다. 제도적인 장치도 부족하지만 문화예술인의 노동에 대한 인식도 매우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많은 사람들은 “예술은 원래 배가 고파야 된다”거나 “좋아서 하는 일 이니 그 만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라는 것으로 생활고에 시달리는 예술인을 정당화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을 조금씩 극복하고 전향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자치단체가 있다.

울산시의 경우는 ‘예술인 복지증진에 관한 조례’를 만들어 창작 공간 제공, 복지증진 사업과 후원문화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전주문화예술재단의 경우는 (재)한국예술인복지재단과 공동으로 '예술인 취업지원 교육사업-예술로 배우고 예술로 일하기 프로젝트'를 개최하고 있다.

또 서울시는 중구 만리동2가에 협동조합형 공공임대주택을 지어 저렴한 가격으로 살면서 자유롭게 창작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예술인 협동조합형 공공주택’ 건립계획을 발표하여 예술인복지에 힘쓰고 있다.

이처럼 지자체 입장에서 가능한 영역을 만들어 어려운 문화예술인들을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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