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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7만 5천명 의료취약계층 체계적인 건강관리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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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7만 5천명 의료취약계층 체계적인 건강관리 실시
  • 오윤옥 기자
  • 승인 2012.03.07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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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생활고 등으로 스스로 건강을 돌보기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는 노숙인, 쪽방촌 거주자에게 개인 건강관리 진료기록부를 만들어 체계적으로 관리해주는 등 서울시내 7만5천 의료취약계층이 최소한의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선다.

서울시는 노숙인, 쪽방촌 거주자, 장애인, 외국인 근로자, 독거노인 등에 대한 ‘의료취약계층 건강관리 시스템’을 구축, 서울시민 누구나 최소한의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의료사각지대를 해소해 나가겠다고 7일 밝혔다.

현재 서울엔 영등포, 용산구, 남대문, 돈의동, 창신동 등 5개 구역에 노숙인, 기초생활수급자, 독거노인, 장애인이 집중적으로 거주하고 있고, 거의 대부분이 비정규직 일자리를 가졌거나 동거가족 없이 홀로 사는 단신가구여서 스스로 건강을 돌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정책의 특징은 지금까지 불규칙적이고 일회성이 많았던 취약계층 의료, 건강관리 지원 정책을 확대하고 체계화함은 물론, 서울시의 9개 시립병원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고 민간의료단체 지원을 유도했다는 점이다. 또, 비싼 치료비가 저소득층에겐 큰 부담일 수밖에 없는 치과 치료를 강화하고, 수혜대상들의 생활고를 감안해 찾아가는 병원 서비스를 확대한 점도 눈에 띈다.

서울시는 서울의 취약계층이 어려운 경제형편으로 인해 사소한 질병을 초기에 발견하고 관리하지 못해 큰 질병으로 악화되고, 그로 인해 삶 자체의 희망이 꺾이는 악순환이 발생하지 않도록 의료취약계층에게는 체계적인 지원시스템을 통해 무상에 준하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의료취약계층 건강관리 시스템’은 ?서울역 노숙인·5개 쪽방촌 거주자 건강관리 체계화 ?어르신·장애인 이동치과 등 찾아가는 병원 운영 ?의료보험 사각지대에 있는 외국인 근로자, 결혼이민자 수술비 지원과 간병·통역서비스 ?민간의료단체 활용한 의료사각지대 해소 등 4개축으로 이뤄진다.

첫째, 서울시는 6,600여명의 노숙인·쪽방촌 거주자에 대한 개인진료기록부를 만들어 정기적인 진료를 통해 질병을 예방하고 문제를 추적 관리하는 등 체계적인 건강관리를 실시한다. 또, 검진 시 위험군에 속하는 환자는 즉시 병원으로 연계 진료하도록 안내한다.

용산구 동자동, 종로구 창신동 등 서울시내 쪽방촌 밀집지역의 경우 5개 권역으로 나눠 상담센터, 쉼터, 무료급식소 등에서 월 2회 순회 진료를 실시한다.

5개 쪽방촌 밀집지역: 용산구 동자동(888개, 770여명), 중구 남대문로5가(819개, 810여명), 영등포구 영등포(541개, 560여명), 종로구 돈의동(771개, 750여명), 종로구 창신동(548개, 322여명)

특히 5개 쪽방촌의 경우, 월 2회 순회 진료를 실시하고 연령대별 로 꼭 필요한 진료과목에 대해선 최소 분기별 1회 이상 진료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9개 시립병원 의사, 간호사, 약사 등 전문 의료진으로 꾸려진 ‘나눔진료봉사단’이 매월 4~6회, 올 한 해 65차례 서울역과 서울시내 5개 쪽방촌 밀집지역을 직접 돌며 연합진료를 펼칠 계획이다.

특히 노숙인이 많이 밀집해 있는 서울역광장에선 매주 넷째 주 수요일, 즉 연간 12회에 걸쳐 40여명의 의료진 대대적으로 참여하는 대규모 연합진료를 펼치며, 이외에도 시립병원 혹은 2~3개 병원 연합으로 소규모 의료진을 꾸려 의료취약계층에게 무료진료, 검진 등을 실시해 공공병원으로서 역할을 강화할 계획이다.

9개 시립병원은 어린이병원, 은평병원, 서북병원, 서울의료원, 동부병원, 북부노인병원, 보라매병원, 서남병원, 장애인치과 병원 등이다.

이 때 나눔진료봉사단은 치과, 이비인후과, 안과, X-선 검사가 가능한 첨단 진료시설을 갖춘 이동검진차량 2대와 초음파검사 장비를 포함한 13개 이동형 장비를 사용해 최상의 진료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서울역 노숙인 진료 시에는 대상자들의 특징을 고려해 간단한 먹거리, 겨울 핫 팩이나 속옷·양말 세트 등의 물품을 계절에 맞게 지급함으로써 자발적으로 무료진료에 참여토록 유도할 예정이다.

시는 노숙인·쪽방촌 거주자에 대해 이와 같은 무료진료 외에도 B형간염(4월), 독감 ·폐렴 예방접종(10월)을 각각 1,500여명과 2,500여명으로 확대하고, 질병의 유무를 판단할 수 있는 검사의 빈도를 높여 질병을 조기 예방하도록 할 계획이다.

지난 해 1,077명에게 B형간염, 독감과 폐렴은 각각 1,866명에게 예방접종 한 바 있다.

둘째, 서울시는 구강위생이 취약하지만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 중증장애인을 위해선 45인승 첨단 이동진료차량으로 직접 방문, 단순발치, 스케일링, 충치치료부터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틀니까지 무료로 제작 해주는 ‘이동치과 병원’을 운영한다.

어르신 이동치과는 서울의료원 치과 의료진이 노인복지관, 치매지원센터 등을 주 2~3회 방문, 국민기초생활수급자 중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총 104회 7,800여명에게 구강검진과 치과진료를 실시하고 월 20명, 총 200명에겐 틀니를 제작해 줄 계획이다.

장애인 이동치과는 장애인생활시설이나 특수학교 등을 주 3회 방문해 총 8,000여명에게 구강검진과 치과진료를 실시하고, 연간 45명에게 틀니를 만들어 줄 예정이다.

서울의료원 치과에서 근무하는 이아름씨(31·치과전문의)는 “평소 외래진료 보다 많은 환자를 진찰하는 점이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구강질환이 있어도 치과에 내원하지 못하는 환자들을 위해 치아 치료를 하고 틀니를 해드릴 수 있어서 일에 매번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이동치과의 진료 결과에 대한 만족도 또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00(78·노원구 하계동) 할머니는 저작운동이 힘들어 틀니를 하러 동네에 있는 치과를 찾았지만 그 비용이 만만치 않아 여러 번 헛걸음을 하다가 지난 해 5월 31일(화), 어르신 이동치과에서 틀니를 무료로 했다. “씹지를 못하니 무엇 하나 먹을 수가 있어야지, 동네 치과는 또 너무 비싸서 엄두가 안 나더라”던 김 할머니는 인생의 즐거움을 다시 찾게 됐다며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셋째, 서울시는 국내 의료보장제도 혜택을 받을 수 없어 의료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외국인근로자, 결혼 이민자, 난민 등에 대해 입원·수술비 지원을 해온데 이어 올해부터는 통역과 간병서비스까지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현재 건강보험, 의료급여 등 각종 의료보장제도에 의해서도 의료혜택을 받을 수 없는 외국인근로자, 결혼 이민자, 난민 및 그 자녀 등에 대해 8개 의료기관을 통해 무료 진료 후 사후 정산하는 방법으로 입원~퇴원까지 발생한 진료비(1회당 500만원 이내)를 지원하고 있다.

간병서비스는 환자 상태에 따라 2일~1개월까지 차등 지원되며, 통역서비스는 중국어, 몽골어, 태국어 등이 제공된다.

중등도환자 2~7일, 중증환자 7~14일, 만성질환자 14일~1개월(필요시 연장) 지원 예정이며, 주간(09:00~19:00)지원을 원칙으로 하고 응급 상황시 야간 간병지원을 실시할 계획이다.

의료기관 사회사업실, 외국인지원센터 등을 통해 신청을 받아 환자의 언어, 지역을 고려해 간병서비스 제공 및 모니터링을 하고 환자 만족도 등을 파악해 간병서비스 사업에 반영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구로, 영등포 등 3,171개의 외국인 근로자 밀집지역 사업장과 228개 외국인지원센터 등 유관기관에 홍보물을 배포하고, 서울시 홈페이지 내 배너설치 등을 통해 지원 서비스 이용을 활성화 할 계획이다.

넷째, 서울시는 공공의료기관이 커버하지 못하는 영역에서 활동하는 민간단체의 ‘찾아가는 의료서비스 사업’ 지원을 활용하고 활성화해 의료사각지대를 해소할 계획이다.

‘찾아가는 의료서비스 사업’은 언어소통, 불법체류, 치료비, 직장 근무시간 등의 이유로 병원 접근이 어려운 의료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현장을 찾아가서 무료진료, 건강검진, 만성질환관리 등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민간단체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지난 2월 공모를 통해 (사복)라파엘클리닉과 (사)날마다좋은날 2개 업체를 선정했다.

(사복)라파엘클리닉은 2005년부터 외국인근로자 및 다문화가족을 대상으로 혜화동 무료진료소에서 무료진료(매주 일요일 오후 2~6시)를 진행해 왔으며, 지난해 약 1만2천명을 진료했다.

(사)날마다좋은날은 2005년부터 무료진료버스를 이용해 차상위계층에 대한 무료 의료지원사업을 지난해 약 6천여명에게 펼쳤다.

서울시는 이들 단체를 통해 매주 일요일 오후 2~6시, 혜화동 소재 동성고등학교 강당에서 내과, 산부인과, 정형외과, 치과 등 20개 과 무료 진료를 실시하고, 응급처치, 심폐소생, 당뇨교육 등 건강교실도 진행할 계획이다.

또, 평일에 병원가기가 어렵거나 일요일에 급하게 병원을 이용해야 하는 취약계층 주민 진료와 재해지역 등 진료까지 진행한다.

이번 나눔진료 등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서울시청 보건정책과(3707-9246) 또는 서울의료원(2276-7762)으로 문의하면 된다.

김창보 서울시 보건정책관은 “취약계층은 스스로 건강을 돌볼 기회나 여유가 없어 사소한 질병이 큰 병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이들이 건강을 잃고 삶에 대한 희망마저 잃는 일이 없도록 서울시가 체계적인 건강관리와 질병예방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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