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7월말 외환보유액’에 외환보유액중 금 보유량은 전월 14.4t에서 지난달 말 기준 39.4t으로 25t 늘었다. 금 보유액은 원가기준 전월 8000만달러에서 13억2000만달러로 증가했으며, 외환보유액에서 금의 비중은 0.03%에서 0.4%로 높아졌다.
한은이 금을 매입한 것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4월 이후 처음이다. 이처럼 한은이 금을 매입한 가장 큰 이유로는 과거에 비해 금 보유 여력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한은은 2004년 이전 외환보유액 규모가 1000억달러 수준에 불과해 금 보유규모를 확대할 여력이나 유인이 부족했고 2005~2007년중에는 한은의 적자에 따라 외환보유액의 투자다변화를 적극 추진했던 시기로 이자나 배당수입이 없는 금을 매입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또 2008~2010년 중에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함에 따라 외환보유액의 유동성 확보에 정책적 우선순위를 뒀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은은 올해 들어 외환보유액이 3000억달러를 상회하고 국내 외환시장도 안정된 모습을 보이는 등 과거에 비해 금 보유 여력이 크게 개선됐다고 판단했다. 또한 금보유량 확대는 외환보유액 운용측면에서 투자다변화 효과로 외환보유액의 투자위험을 개선하고 국제금융환경 변화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함과 동시에 외환보유액의 안전판으로서 신뢰도를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경제 전문가들도 외환보유액의 투자 다변화 측면에서 한은의 금 매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올해 들어 금값이 수차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상황이어서 이번 금 매입은 시기가 늦은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한은은 사들인 금을 원칙적으로 장기간 보유할 계획이기 때문에 단기적 가격변동보다는 매입 필요성이나 매입여력이 더 중요한 판단요소"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달 말 현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3110억3000만달러로 전월 말보다 65억5000만달러 증가했다. 지난 4월 3072억달러 이후 3개월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대해 한은은 엔화 및 파운드화 등의 강세로 이들 통화표시자산의 미 달러화 환산액과 보유외환 운용수익 등이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했다.
6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중국, 일본, 러시아, 대만 등에 이어 세계 7위를 유지했다. [시사오늘=최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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