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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 도쿄 올림픽 성화 출발지서 방사선 고선량 지점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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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 도쿄 올림픽 성화 출발지서 방사선 고선량 지점 발견
  • 오정웅
  • 승인 2019.12.05 1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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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 측정 결과, 2011년 원전 사고 전 대비 최대 1775배
후쿠시마에 위치한 J빌리지 내 경기장. (사진=그린피스 제공)

[동양뉴스] 오정웅 기자 =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일본 후쿠시마에 위치해 있는 '2020 도쿄 올림픽' 성화 출발지로 선정된 J(제이)빌리지에서 핫스팟(Hot Spot, 방사능 고선량 지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 결과는 일본 정부의 제염작업 실패와 재오염의 가능성를 보여주는 것이며, 후쿠시마 시민이 심각한 방사능위협에 노출되었다는 안전문제를 제기한다고 그린피스는 전했다.

그린피스는 매년 후쿠시마의 방사성 오염 문제를 조사해 왔는데, 올해는 J 빌리지를 포함했다. 지난 10월 26일, 그린피스 방사선 방호 전문가 그룹이 J 빌리지 훈련시설 주변 지역을 조사했으며, 핫스팟은 주로 잔디나 나무가 조경된 지점에서 발견됐다.

경기장 부근 주차장에서는 최대치인 71uSv/h(마이크로시버트) 고선량 수치를 확인했는데(지면으로 부터 10㎝ 높이에서 32uSv/h, 1m 높이에서 1.7uSv/h로 확인) 이 결과는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나기 전 수치와 비교하면, 1775배에 달한다.

J 빌리지는 후쿠시마 제2원전에서 불과 8㎞ 떨어진 곳에 있으며, 현재 일본 및 해외 축구선수단은 J 빌리지를 훈련시설로 이용하고 있다. 조사 당일 경기장에서는 축구 경기가 진행되고 있었고, 고선량 방사선 수치를 측정한 구역에서는 선수단 및 관중들 다수가 밀집해 있었다.

핫스팟을 제외한 J 빌리지 방사선 준위는 후쿠시마 타지역에 비해 전반적으로 낮은 편이지만, 방사선 물질은 외부환경에 의해 쉽게 이동하기 때문에 비와 바람의 영향으로 재오염될 위험이 상당이 높다. 따라서 제염이 완료되어도 일시적인 상태로 간주해야 한다.

그린피스는 후쿠시마 여러 곳에서 기존에 측정한 수치 대비 더 높은 방사선 오염 수치를 보이는 재오염 현상을 실제 확인한 바 있다고 전했다.

한편, 그린피스는 조사를 완료한 지난달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환경상, 토마스 바흐 올리 국제 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일본 올림픽 및 국제 장애인 올림픽위원회 위원장과 후쿠시마현 지사에게 서신을 발송했으며, 이 서신을 통해 J 빌리지 핫스팟에 대한 즉각적인 제염 작업을 강력히 요구함과 동시에 완벽한 안전을 보장할 수 있을 때까지 일반 시민의 접근을 제한할 것을 요구했다.

일본 정부는 그린피스의 서신에 공식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으나, 지난 3일 일본 정부가 해당 핫스팟을 제거했다는 사실이 일본 매체를 통해 공개됐다.

숀 버니(Shaun Burnie) 그린피스 수석 원자력 전문가는 "아베 정부는 올림픽 개최를 이용한 후쿠시마 재건을 목적으로 모든 것이 정상화 되고 있다는 잘못된 정보를 전 세계에 전달하고 있다"며, "아직 귀향하지 못한 4만 명 이상의 피난민들이 여전히 고통 받고 있다. 나미에, 이타테, 그리고 접근 불가 지역은 여전히 높은 수준의 방사성 오염이 확인되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마리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일본 정부가 J 빌리지 내 핫스팟 존재 여부를 그린피스 서신을 통해 알게 된 것에서 일본 정부의 안일한 대응을 확인할 수 있다"며, "더 큰 문제는 이 핫스팟은 그린피스가 겨우 2시간 동안 진행한 조사에서 발견한 극히 제한된 결과로, 여전히 J 빌리지의 안전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본 정부가 면밀한 방사선량 재조사를 통해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는 등 종합적인 대응을 완료할 때까지 J 빌리지의 일반인 접근을 제한해야 한다. 그린피스는 이번달 해당 지역을 방문해 오염 수치를 다시 측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린피스는 원자력 위험과 피해를 알리기 위해, 매년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을 조사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올해 조사는 지난 10월과 11월에 걸쳐 약 4주간 진행됐으면, 이번 조사 결과는 내년 상반기에 보고서 형태로 발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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