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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트위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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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트위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 이동권
  • 승인 2011.08.03 12: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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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트위터에서 일어나는 일은 오프라인 세상과 다르다. 예를 들면 밸런타인데이라고 알려진 2월 14일, 트위터에서는 별의별 얘기들이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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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0자 세상의 사회학, 트위터 만인보가 출간됐다.     ©민중의소리

한국 트위터에서 어떤 얘기들이 오가고, 어떤 문화를 만들고 있는지 총제적으로 진단한 트위터 르포르타주 '트위터 만인보'가 출간됐다.

이 책은 기존에 나왔던 트위터 서적들과는 궤를 달리한다. 기존의 책들이 활용법 등을 알려주는 안내서였다면 '트위터 만인보'는 한국의 트위터 문화를 탐사보도한 설명서. 아울러 이 책은 2010년 6월 60여만 명에 불과하던 한국 트위터 사용자가 1년 만에 400만 명을 넘어선 사실을 바탕에 깔고, 한국 트위터 특유의 속보성과 응집력이 우리 사회의 전 분야에서 이끌어낸 혁명적 변화를 훑어본다.

이를 테면 이런 것이다.

사용자가 60만 명에 불과하던 2010년에 이미 지방선거에서 '투표 인증샷 놀이'를 통해 선거의 결과에 큰 영향을 끼쳤었다.(정치) 반재벌 정서가 강한 트위터에서 기업의 SNS 홍보는 거의 통하지 않는다. 오히려 불매운동의 전초지가 되고 있다.(경제) 탁월한 속보성과 정확성, 폭발적인 확산성, 무제한적인 커버리지 등으로 트위터는 '집단 지성'이 작동하는 강력한 언론의 기능을 갖게 되었다.(언론)

그러면서 이 책은 대한민국 트위터의 4개 키워드인 '반권력, 친IT, 재미, 감동'을 발굴하고, 3대 혁명인 '정치, 경제, 언론'을 제시하고, SNS의 역할과 기능이 극대화된 현실을 고려해 볼 때 다음 선거에서, 내일의 기업 전략에서, 언론 현장에서 트위터가 끼칠 영향은 막대하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트위터러들을 민주주의와 시장 경제의 토대 위에서 더 나은 사회로의 진화를 모색하는 '깨어 있는 민주 시민'이라고 분석한다. 트위터러들은 단순히 의식만 깨어 있는 것이 아니라 '언론'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획득한 시민, 행동하는 집단 지성으로 우리 사회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것.

아울러 저자는 제2장 '인구 400만, 또 하나의 대한민국 보고서'에서 한나라당에 대한 고민을 드러낸다. 트위터와 어떻게 친해질까라는 고민이다. 트위터의 반권력적인 속성, 반한나라당 정서 탓에 한나라당은 트위터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특히나 진성호 의원, 정옥임 의원, 이재오 특임장관 등은 트위터러들과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고 집단블록을 당하거나 비난 트윗을 자초했다고 지적했다.

5장 '트위터 사람들'에서는 대한민국 3대 파워 트위터러인 이외수, 독설, 진중권을 소개한다. 이 세 트위터러가 트위터에서 어떤 언행을 했는지, 그에 대해 다른 트위터러들은 어떻게 반응해 왔는지 각자의 개성과 면면을 살핀다.

하지만 마지막 에필로그에서는 트위터가 지닌 한계와 트윗의 저작권 문제를 지적한다. 저자가 바라보는 트위터의 한계는 의견 쏠림 현상이 강하게 나타나 소수의 의견은 쉽사리 파묻힌다는 것. 하지만 이런 구조적 약점에도 불구하고 트위터는 새롭고 강력한 매체로서 이미 사회 변혁의 중심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민중의소리=이동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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