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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말 많고 탈 많은 코로나19 출입명부 관리, 이대로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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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말 많고 탈 많은 코로나19 출입명부 관리, 이대로 괜찮을까?
  • 최진섭
  • 승인 2020.09.15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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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명부 펼쳐 놓아 개인정보 유출 우려
연락처 외에 이름까지 기재해야 하나 걱정
식당을 찾은 손님이 열체크 후 출입명부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최진섭 기자)
식당을 찾은 손님이 열체크 후 출입명부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최진섭 기자)

[동양뉴스] 최진섭 기자=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와 2.5단계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는 가운데 식당이나 카페 등 출입명부를 작성해야 하는 일부 업소에서는 업주와 시민들간 마찰이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다.

방역당국은 출입명부 작성과 관련, 다양한 방안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식당 업주와 손님들은 여전히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1=15일 충남 천안시 동남구 소재 모 식당을 찾은 A씨는 식당 입구에서 열체크 후 출입명부를 작성하라는 업주의 말에 황당했다.

출입명부에 이름을 작성하려는 순간 먼저 온 10여명 손님들의 전화번호와 이름 등이 그대로 노출돼 있었던 것.

A씨는 업주에게 "이렇게 이름과 전화번호를 뒤에 오는 손님들이 쉽게 볼 수 있도록 하면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물었지만, 업주는 "행정기관에서 작성하라고 하는데 어쩌냐"는 반응만 보였다.

#2=같은 날 아산시 소재 모 식당을 방문한 B씨 역시 업주와 다투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B씨는 "출입명부에 성명을 제외하고 역학조사에 필요한 휴대전화 번호와 시군구만 기재하면 된다고 하던데 왜 이름을 쓰라고 하느냐"고 따져 물었고, 업주는 "우리는 그런 지침을 받은 바 없고 하라는 대로 할 뿐이니 작성해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

#3=C씨는 일행 중 몇 명이 출입명부를 작성해야 하느냐의 문제로 업주와 마찰을 빚었다.

C씨는 3명의 동료와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한 식당을 찾았다가 일행 모두 출입명부를 작성하라는 업주의 말에 승강이를 벌였다.

C씨는 "어차피 누가 왔다 갔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목적인데 일행 중 대표 한 사람만 적겠다. 일부 식당에서는 그렇게 하고 있다"고 말하며 "일행 모두가 출입명부를 작성하라는 것은 억지스럽다"고 항의했다.

그러나 업주는 "행정기관에서 모두 작성토록 하라고 하니 하는 것이지, 우리도 손님들과 싸우고 싶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최근 출입명부 작성과 관련, 업주와 손님 간 다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행정기관 역시 답답한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행정기관 공무원 D씨는 "출입명부 작성을 하도록 적극적인 홍보를 펼치고 있지만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방역지침은 없어 다양한 형태의 민원을 받고 있다"며 "최근에는 출입명부 작성과 관련, 성명을 기재하지 않는 것에 대해 아직 방역지침이 변경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뉴스 보도를 본 일부 시민들이 식당 업주와 마찰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출입명부 작성은 확진자의 동선을 빨리 파악해 추가 확진자를 막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에 따라 식당에 몇 명의 일행이 함께 가더라도 모든 일행이 출입명부를 작성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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