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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칼럼] 이대건 박사 "아파트 베란다가 환상적인 온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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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칼럼] 이대건 박사 "아파트 베란다가 환상적인 온실이다"
  • 윤진오
  • 승인 2020.12.28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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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명장 이대건 박사
농업명장 이대건 박사

[동양뉴스] 어떤 일을 하든 적절한 수익을 내려면 초기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간다. 한달에 어느 정도 수입을 내는 사업을 하려면 사업장과 인테리어, 장비가 필요하다. 관리에 필요한 비용도 만만치 않다. 용돈벌이를 할 수 있는 일도 다르지 않다. 어떤 일이든 최소한의 초기 비용이 들어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춘란은 잘 배워서 체계를 갖추고 맞춤형으로 시작한다면 큰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 생산 설비인 난실도 베란다를 활용하면 아주 좋은 배양장이 될 수 있다.

이상하게도 아파트에 거주하는 사람일수록 녹색 취미에 관심이 많다. 정원이 없는 회색 공간 속에서 살기에 본능적으로 녹색 갈증을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단독주택보다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 난을 더 많이 기른다. 녹색을 보고 싶어 하는 본능이 작용해서다.

춘란을 키우려면 배양할 장소가 필요하다. 광합성을 할 수 있고, 적절한 온도를 유지하고, 통기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춘란은 동양란처럼 응접실과 실내에서 기르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광합성을 많이 시켜주어야 하고, 물도 여름에는 매일 주어야 하며, 적절한 온도를 유지하고, 통기도 필요하다. 이 모든 조건을 해결하는 데 안성맞춤인 장소가 바로 아파트 베란다이다. 베란다는 춘란이 자라기에 환상적인 간편 유리온실이 되어준다.

춘란이 도시농업의 한 축으로 각광받는 것은 베란다가 있어서다. 우리나라 주거환경은 지리적인 여건상 단독주택보다 아파트가 많다. 아파트에 거주하는 비중이 크지만 그래도 괜찮다. 작은 베란다일지라도 춘란이 자라기에 좋은 조건을 다 갖추고 있어서다. 실제로 도시농업으로 춘란을 기르는 사람의 90퍼센트 정도가 베란다에서 기르고 있다.

그럼, 어떤 점에서 아파트 베란다가 춘란이 살기에 최적의 조건이 될까. 첫 번째는 햇빛이 잘 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아파트 구조는 대부분 남향이다. 풍수지리 영향도 있지만 사람은 햇빛이 잘 드는 곳으로 창을 내고 살아서 그렇다. 춘란도 햇빛을 먹고 산다. 최소한 하루에 5~6시간은 햇볕을 봐야 건강하게 자란다. 그런 점에서 아파트 베란다는 아주 좋은 환경이 된다. 일조 시간이 부족한 베란다여도 괜찮다. 형광등의 조명으로 광합성 시간을 늘리면 되기 때문이다. 요즘은 LED 식물등도 있어 광합성을 시킬 수 있는 환경을 임의적으로 만들 수도 있다. 다량의 직사광선을 받는 곳이라면 간편하고 편리한 차광제를 사용하면 된다. 사람도 따가운 햇볕을 직통으로 받으면 화상을 입듯이 난초도 직사광선을 그대로 받으면 화상을 입는다.

두 번째, 춘란은 물을 먹고 산다. 여름철에는 하루나 이틀 걸러 물을 줘야 한다. 흠뻑 줄수록 난은 좋아한다. 베란다에서는 얼마든지 물을 흠뻑 줄 수 있다. 배수염려도 없다. 수돗물로 얼마든지 물을 주고 배수도 가능하니 이보다 더 좋은 곳을 찾기 힘들 정도다. 세 번째, 온도 조절도 어렵지 않다. 창문을 열어 온도를 조절하면 되기 때문이다. 아무리 더운 날에도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키면 춘란이 자라는 데 문제가 없다. 겨울을 나게 하는 데도 거실 창문으로 온도조절이 가능하다.

네 번째, 통기도 쉽다. 창문을 열어 바람이 통하게 해주면 되기 때문이다. 바람이 맞통하지 않아도 된다. 선풍기와 환풍기로도 얼마든지 환기와 통기를 시킬 수 있으니 말이다. 다섯 번째, 병충해가 적다. 베란다는 노지 환경보다는 청결하므로 건강한 난을 들이면 큰 병은 거의 걸리지 않는다.

아파트 베란다에서도 얼마든지 고가의 난을 기르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아파트에 살고 있더라도 체계적으로 배워 정석으로 첫발을 내딛기만 하면 즐거움과 주머니까지 두둑해지는 행복감을 맛볼 수 있는 게 바로 춘란이다.

(외부 칼럼은 동양뉴스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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