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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평범(平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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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평범(平凡)
  • 서다민
  • 승인 2022.05.27 1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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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범 교수의 세상을 보는 눈 ㉖
강경범 교수.
강경범 교수.

[동양뉴스] 인생을 사는 궁극의 목표는 무엇인가 더 좋은 삶의 질을 누리는 것이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애써 고상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사소하고 유치하면 좀 어떤가. 어쩌면 별거 아닌 것이 때론 정답일 수도 있다. 하지만 오늘도 좋은 습관을 길들이기 위해 아침기상부터 운동과 함께 계획을 짜다 보면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매번 무산되는 하루의 일과 속에 어느새 서서히 회복 불가능한 나약한 인간으로 전락되어 가고 있을 따름이다. 간혹 계획을 세우다 보면 다반사가 정신승리의 방향성에 사로잡혀, 진정 이루어져야 하는 목표는 무시 된 채 습관에 도취되어 길들어진 망아지처럼 되어간다.

어느 날 괜한 망상에 사로잡혀 스스로 정신 줄을 놓을 때가 있다. 간혹 세상살이에 걱정과 기대도 하지만 시간만 허비한다. 어느 날부터인가 시간을 지킨다는 것이 치명적인 압박으로 다가섰기에, 계획을 세우는 것이 일상으로 자리 잡았지만, 하루 이상을 가지 못한다. 오히려 목표를 세우면 불안정한 방어기재가 더 강렬하게 몰아세운다. 최근 한 서점가의 베스트셀러를 읽으며 세계의 평화에 이바지하게 된 어떤 작가의 “하찮은 자기도 했으니 당신도 하면 된다고, 이렇게만 하라고, 얼마든지 될 수 있다.” 자전적 외침 속에 당분간 성공담을 읽지 않기로 했다. 이제야 비로소 책도 체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제 아무것도 도저히 할 수 없는 사람이다.”라고 외쳐보아도, 현실에 놓인 벽과 삶은 그걸 인정하지 않는다. 그것은 타락하고 싶어도 정신 줄을 놓고 싶어도 그렇게 될 수가 없는 인생을 스스로 엮으며 살아왔기 때문이 아닐까. 아무리 공상을 해도, 망상을 해도, 넋이 나간 척 약해질 수가 없는 사람이 되어야 하기에 못내 아쉬움이 남는다. 약해지는 것은 아무나, 누구나 되는 게 아니다. 아무리 스스로 ‘난 나약한 사람이야’라고 발버둥 쳐도 너무나 평범하고, 건강한 보통 사람인 것이다. 나약함이란 내 면에 깃든 혼자만의 생각이지 치명적인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헤어 나올 수 없이 약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데스가 델포이의 아폴로 신전 현관 기둥에 새겨 놓은 “너 자신을 알라.”는 말처럼 무지함과 새로운 진리에 잠시 눈을 돌려본다. 그렇다 우리는 누구보다 강하지도 않고 약하지도 않다. 그냥 보통 사람인 것이다. 보통사람의 정신을 가진 아주 평범한 사람인 것이다.

마당 한켠에 핀 수줍은 민들레를 보라. 봄볕에 홀로 씨앗을 날리고 나면, 이듬해 노란 물결에 놀라곤 한다. 번식력이 좋아 흔한 잡초로 불리지만. 생명력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강하다. 약해 보이지만 그는 강한 것이다. 너무나 평범하기에 우리에게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본성은 강한 것이기에 그 삶이 얼마나 질기고 생명력이 있는지 알 수 있다. 평범한 것은 흔하지만 그 흔함 속에 강인함도 함께 뿌리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혹시 내가 비범했다면 그만큼 더 약하여질 수 있기에 아픔은 더 크지 않았을까. 나의 평범함에 진정 고마움을 느끼고 나의 강인함에 진심으로 감사하다. 오늘도 어지럽고 복잡한 세상살이에 미치지 않고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유일 것이다. 평범은 결코 나약한 성질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평범한 것은 강하다/흔한 것은 강하다/강하기 때문에 평범하고/강하기 때문에 흔하다/평범한 것처럼 강한 것이 없다/아무리 스스로 나약해 미쳐버리려 해도/절대 미치지 않는다/평범은 얼마나 강한지 죽을 때까지 한결같다>

(외부 칼럼은 동양뉴스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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