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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숫자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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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숫자 '3'
  • 김원식
  • 승인 2022.07.26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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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행일 시인
허행일 시인.
허행일 시인.

[동양뉴스] 예로부터 우리 한민족이 가장 선호하는 숫자를 꼽으라면 단연 '3'이다.

최부잣집 셋째 딸이 제일 예쁘고, 단순한 놀이인 고스톱에서도 3점을 얻어야만 돈을 잃지 않는다.

사나이는 태어나서 세 번만 울어야 하고 인생을 살면서 세 번의 기회가 온다는 말속에서도 '3'이라는 숫자에 대한 애틋한 정이 엿보인다.

설화와 무속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신화에서조차도 '3'은 또 다른 의미를 지닌다.

자기를 버린 병든 부모를 살리기 위해 세 번의 시험과 세 번의 고난을 이기고 부모의 약을 구하는 바리데기 설화라든지 삼불제석신의 어머니로서 삼신이 된 당금애기, 삼재 때 머리가 세 개인 매 그림을 부적으로 사용하는 무속신화도 그러하다.

신화에서는 환웅이 하늘에서 하강할 때 풍백, 우사, 운사와 삼천의 무리를 이끌고 천부인 세 개를 들고 내려와, 삼칠일 만에 사람으로 환생한 웅녀와 결혼한 단군신화라든지 제주도의 시조신 고을나, 부을나, 양을나 신화에서도 두드러지는 숫자가 '3'이다.

배달국에서부터 고조선, 고구려에 이어지는 삼족오(三足烏)는 바로 우리 한민족이 천일(天一), 지일(地一), 태일(太一)의 삼신일체 도를 크게 깨쳐 하늘의 광명정신을 통치원리에 구현해 역사상에 현실화시켜 이상세계를 구현하려는 정신이 엿보인다.

우리 한민족에게 있어서 '3'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양의 수인 '1'과 음의 수인 '2'가 합하여 만들어진 수, 바로 음양의 조화와 결합에 의해서 태어난 완전함을 뜻하는 수다.

승부에서 삼세판을 이겨야만 완전한 승리이고 심마니들도 산삼을 발견했을 때 '심봤다' 라는 소리를 세 번 외쳐야만 완전히 제 것이 된다.

아기가 처음 태어나서 삼칠일을 겪어야만 병치레 없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고 죽음에 이르러서는 세 명의 저승사자에게 짚신, 밥, 북어를 각각 세 개씩 준비하여 사자상을 대접해야만 완전하게 죽음을 마무리할 수 있다.

이처럼 숫자 하나에도 큰 의미를 두고 기지와 해학이 넘치는 한민족의 지혜가 놀랍다.

(외부 칼럼은 동양뉴스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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