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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 아들 먹이려 음료수 훔친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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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 아들 먹이려 음료수 훔친 할머니
  • 김훈 기자
  • 승인 2013.11.05 1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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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동양뉴스통신] 김훈 기자 = '죄는 미워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

지적장애 아들과 함께 마시려고 음료수를 훔친 한 노모에게 경찰관들이 온정의 손길을 내밀어 훈훈한 감동을 주고있다.

지난 1일 지팡이를 짚은 백발의 할머니가 전북 익산경찰서 강력계 사무실로 들어왔다.

올해 79세로 고령인 할머니는 지난 8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익산시 평화동의 한 상점에서 음료수 3박스를 훔친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서를 찾았다.

조사과정에서 할머니는 연신 '죄송합니다'를 되풀이 하며 자신의 죄를 시인하고 처벌을 달게 받겠다고 했다.

할머니는 지적장애가 있는 40대 아들과 익산시 중앙동의 한 낡은 가게에서 살고 있었다.

아들에게 나오는 기초생활수급자 지원금으로 생활하고 있지만 이는 턱없이 부족해 생활고에 시달렸다.

할머니에게는 다른 자식들이 있다는 이유로 정부지원금조차 나오지 않았다.

할머니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해 들은 익산경찰서 형사들은 조사를 마치고 할머니를 부축해 거주하고 있는 상가로 모셔다 드렸다.

좁은 폐상가에는 온갖 잡동사니와 쥐들이 들끓고 있어 할머니와 아들의 건강이 우려될 정도였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던 형사들은 관계기관과 봉사단체와 협조해 할머니의 집을 청소하고 돈을 모아 화장지, 라면, 과일, 음료수 등 생필품을 전달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고 있어 입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최대한 선처 받을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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