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뉴스통신] 권용복 기자=영화는 보는 것일까, 듣는 것일까. 영화를 종합예술이라고 하는 까닭은 한 편의 영화가 우리의 기억장치에 저장되는 방식이 저마다 같지 않아도 될 만큼 인간의 다양한 감각을 자극하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3일 오후 신세계백화점 본점 문화홀에서는 영화만큼이나 감동적인 영화 속 음악들을 현장의 생생한 연주로 전하는 음악회가 열렸다. 신세계백화점의 특색 있는 문화공연으로 자리 잡은 '신세계 문화콘서트 음미하다'가 2014년 첫 공연으로 마련한 “영화를 듣다”가 바로 그것이다.
특히 피아노를 연주하는 영화 영상을 배경으로 재즈피아니스트 전영준이 무대에서 같은 곡을 연주하여 마치 관객이 영화 속에 들어간 듯 한 느낌이 들게 한 것이 독특했다.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의 작품으로 사랑에 빠지는 순간을 담백한 선율로, 바다의 거센 폭풍우를 왈츠의 흥겨움으로 표현한 명곡들이다.
그 외에도 ‘시네마 천국’, ‘오페라의 유령’, ‘라 비앙 로즈’, ‘레미제라블’ ‘포기와 베스’ 등 관객에게 큰 사랑을 받은 영화 10편에 실린 주옥같은 영화음악들이 ‘사랑’이라는 테마로 이어졌다. 첫사랑, 우정, 모정, 짝사랑 등 다양한 모습과 색깔의 사랑은 소프라노 장수민, 바리톤 김성결, 재즈가수 고아라 등 역시 다양한 영역의 아티스트들이 노래와 연주로 색다르게 표현하며 감동을 선사했다.
신세계백화점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 온 공연기획사 ‘스프링콘서트’ 서지연 대표의 섬세한 연출력이 곳곳에서 돋보였다. 영화 ‘포기와 베스’에서 흑인 빈민가에서 사는 여인 클라라가 아기에게 들려주는 자장가 ‘섬머타임’을 소프라노 장수민이 부르는 동안 무대 배경에선 그림이 한 장씩 넘어갔다. 20컷이 넘는 그림은 모두 아기에게 젖을 물리는 엄마의 모습이었다. 암울한 현실에서 아기에게만은 다른 세상을 보여주고 싶은 엄마의 속삭임을 담은 노래의 배경으로 이보다 잘 어울리는 배경영상이 또 있을까 싶다. 지난겨울 거리마다 울려퍼졌던 ‘겨울왕국’의 렛잇고를 부르는 가수에겐 엘사의 드레스를 그대로 제작해 입히는 정성을 보여 관객의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최상의 공연을 만들기 위해 작은 것도 세심히 챙기는 스프링콘서트와 신세계백화점의 다음 공연이 또 기대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