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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경식 회장 "성장과 복지는 균형있게 시행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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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경식 회장 "성장과 복지는 균형있게 시행돼야"
  • 유경훈 기자
  • 승인 2012.07.18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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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18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3박4일 일정으로 개막된 제37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있다.(사진제공/대한상의)
“성장과 복지는 균형있게 시행되어야 합니다. 재정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복지확대는 국가채무 증대와 재정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것이며, 당장 국민의 환심은 살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국민에게 큰 부담을 지우는 일이 될 것입니다.”

손 회장은 “경제위기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깊이 관심을 가져야 될 문제는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복지부문에 대한 정부지출이 지나치게 늘어난다면 성장잠재력은 약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위기의 시대인가, 새로운 성장의 시대인가’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손 회장은 “중소기업이 잘 돼야 일자리도 늘고 우리경제도 잘 된다”며 중소기업 육성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우리 정부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많은 중소기업 지원시책을 펴고 있지만 모든 중소기업을 다 잘 만드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중소기업 스스로 기술개발과 경영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 독일과 같이 강소기업인 히든챔피언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에 대해서는 “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며 “대중소기업 간 관계는 각양각색이어서 획일적인 방안을 찾기가 어렵고 서로 가장 적합한 방법을 도출해 나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제는 대중소기업 간 갑을 거래관계 문화를 바꾸어 진정한 파트너로서 서로를 인정하고 신뢰하는 동반자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문제는 기업의 CEO, 오너가 나서줘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는 경제민주화에 대해서는 “지금껏 시장경제를 소홀히 해 성장한 나라는 없었고 시장경제 속에서 기업이 성장해갈 수 있는 것”이라며 “대기업으로의 경제력 집중 등 경제성장 과정에서 생긴 부작용을 외면할 수는 없지만 시장경제원칙의 예외로서 규제와 조정을 늘리는 문제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손 회장은 이어 “개인과 기업의 창의를 바탕으로 하는 시장경제가 우리경제의 원동력인데 규제가 강화되면 이러한 성장동력이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하며 “경제민주화가 국가의 개입을 강화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제민주화에 대한 이야기가 대기업을 너무 질타하는 소리로 들려서는 안된다”며 “대기업을 질타해 위축시키기보다는 격려해 더 뛰도록 해야하고 대기업 또한 비판을 겸허히 수용해 개선할 것은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는 20일 있을 금속노조 2차 총파업과 다음달 예정인 민주노총 총파업을 앞두고 노사관계 안정과 노동유연성 제고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손 회장은 “복수노조와 타임오프제도는 이미 현장에서 잘 정착되고 있어 노동법 재개정 요구는 타당하지 않은 주장”이라며 “비정규직 규제를 강화하면 기업경영을 어렵게 하는 것은 물론 오히려 일자리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생산성에 대해서도 “미국의 58% 수준인 국내 노동생산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산업구조 고도화, 설비투자와 더불어 노동유연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최근 법인세율 인상 등 증세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데 대해서는 “기업들이 많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기업투자를 늘려야 한다며 세금을 올리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세계 각국은 기업경쟁력 강화와 경제성장을 위해 법인세율을 인하하는 추세”라며 “법인세율 인하가 세수를 줄인다는 걱정도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성장잠재력을 높여 세수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고 가업상속 역시 부의 대물림 차원이 아닌 기업의 지속적 성장과 일자리 창출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수활성화와 일자리창출을 위해서는 “전후방산업 연관효과가 큰 건설경기를 회복시키고 서비스산업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손 회장은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을 때 가격안정을 목적으로 취해졌던 조치들은 거둬야 한다”며 “분양가상한제·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폐지하고 작년말 종료된 취득세 50% 감면혜택은 재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비스산업 규제에 대해서도 “의료, 관광, 교육 등 고용 창출 효과가 큰 서비스산업에 대한 규제를 풀어 투자와 고용이 활발히 일어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출과 R&D투자의 중요성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손 회장은 “우리 경제의 수출비중은 52%로 일본이나 미국에 비해 훨씬 높다”며 “내수시장이 좁기 때문에 세계시장에 적극 진출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술이 개발되어야 경쟁에서 이기고 새로운 투자를 이끌어 낸다”며 “정부도 최근 세법을 개정해 적극적인 R&D 세제지원을 하고 있는 만큼 기업은 독자적인 산업기술개발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손 회장은 “어두움이 오면 머지않아 새벽이 오는 것이 자연의 섭리인 것처럼 경제도 어려움이 왔으면 반드시 희망과 밝은 날이 왔던 것이 역사의 경험”이라며 “우리 모두 힘을 합쳐 지금의 위기에 대비해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한다면 위기를 피할 수 있을뿐더러 위기를 기회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한상의 제주포럼’에는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과 김동구 대구상의 회장, 박흥석 광주상의 회장 등 전국상의 회장단, 김희용 동양물산기업 회장, 한준호 삼천리 회장, 신영주 한라공조 회장, 김교태 삼정KPMG 대표이사, 이경주 종근당 대표이사 등 기업인 600여명과 연사로 초청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 등 정부 인사들이 참석했다.

개막 첫 날에는 손 회장의 강연에 이어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이 ‘경쟁력 있는 기업생태계 조성을 위한 산업정책 방향’을 주제로 강연했으며, 이튿날인 19일부터는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 원장, 신동엽 연세대학교 교수,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연사로 나서 각각 세계경제흐름과 우리기업의 대응방안, 중소기업의 도약방안,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우리 기업들의 미래 대응방안에 대한 열띤 토론도 펼쳐진다. 19일 정재훈 지식경제부 산업경제실장, 최혁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장, 양재하 동양기전 대표 등이 참석하는 ‘우리경제, 위기인가 기회인가’ 토론회와 20일 임채운 중소기업학회장, 김순철 중소기업청 차장, 김기찬 가톨릭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박철규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조성은 무진기연 대표 등이 참석하는 ‘한국중소기업, 새로운 활로를 찾아서’ 토론회가 개최된다.

기업인들간 문화·예술교류도 이어져 유경희 미술평론가의 ‘세상 모든 꽃에 대한 상상력’, 정호승 시인의 ‘내 인생에 힘이 되어주는 시’, 김장섭 뮤지컬 기획자의 ‘창작 뮤지컬의 이해와 감상법’, 이상재 부산대 교수의 ‘내 몸을 느끼다, 내 몸을 위로하다’ 등의 인문학 강좌를 비롯해 ‘재즈와 함께 하는 제주의 밤’, ‘도립제주교향악단과 함께하는 푸른 바람과 추억의 제주도 밤’ 등의 문화공연도 펼쳐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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