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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주고 받음을 통한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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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주고 받음을 통한 완성
  • 운영자
  • 승인 2012.08.09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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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원 남이우체국 형상목 씨     © 운영자

우체국의 상징은 붉은 제비이다. 붉은 색이다.

이 붉은 색의 연원을 내가 밝혀본 적은 없지만 붉은 피에서 생기지 않았을까라는 개인적인 생각이 들 곤 한다. 사람의 몸속 구석구석을 다니며 산소라는 즐거운 소식을 전달하고 이산화탄소라는 그다지 달갑지 않은 소식도 마다않고 싣고 나가야만하는 몸속의 피처럼 무언가를 주고받아야하는 운명인 것이 어쩌면 그렇게도 우체국과 닮아있을까.

무언가 주고받는다는 것은 평형을 내포하고 있다. 시대의 흐름에도 변화하지 않고 언제나 그 느낌 그대로 마을 한 켠에 자리하고 있는 우체통속은 언제나 평형이다. 비었지만 언제나 가득 찬 평형이다. 그래서 우체국은 피와 닮았다. 항상 수많은 소식들이 그곳에 들지만, 언제나 비어있다. 그 비어있음은 많은 사람들에게 그것들이 도착되었음을 의미한다. 이래서 우체국은 언제나 비었지만 항상 가득 찬 평형상태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의 삶에서도 약간은 이것이 본받을 만한 존재 방식이 아닐까 싶다. 가지고만 있으려고 하면 가득차지 않고 결국 텅텅 비고 만다. 학생시절 배웠던 역사시간의 장구한 내용들도 어렴풋하게 떠올려보면 고립적이고 패쇄적이어서 가지려고 지키려고만 하는 문화와 사람들은 쓸쓸히 쇠락하였고 개방을 통해 가치와 재산을 주고받았던 사람들은 정상에 우뚝서서 지금껏 명맥을 유지하며 번창하고 있는 듯하다. 일례로 유럽문화의 정수라 할 수 있는 고대 로마제국의 삶의 방식만 보아도 그러하다. 다른 나라를 정복하여 속박과 군림위에 자신의 방식만 주입시키기보다는 피 정복국의 역사와 문화를 인정하고 로마제국이라는 큰 우산아래 포섭하여 그들의 장점을 흡수하고 교환하였던 점이 천년의 영광을 이끌었던 것이 아닐까.

작게는 우리의 인생도 그러한 듯하다. 자기의 견해가 틀렸음을 느꼈음에도 잡고서 놓지 않는 사람보다, 과감히 내어보내고 상대방의 생각과 견해를 수용하고 내 것과 교환, 순환 시킬 수 있는 사람... 이런 인생관의 사람이 더욱 자신의 것을 크게 키워서 간직할 수 있는 사람이지 않을까.더 나아가 상대방까지도 같이 클 수 있게 하는 창조의 사람이 아닐까.

교환은 창조이다, 계속적인 주고받음 때문에 일순간 아무것도 없는 것으로 보일지 모르나 스펙트럼을 조금 늘려보면 매순간 무언가 채우고 창조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모두가 채워질 수 있는 방식, 비록 빠져나가 없어지는 것 같지만 전체적으로는 채워져 있는 방식, 좋지 않은가? 이는 순환을 통해 이루어 질 수 있다. 계속 적인 주고받음이다. 인간의 인생을 보라, 결국 주고받음을 통한 지속이 아닌가. 머물러 있으려고 만하면 결국 정지이다. 정지는 움직임이 없으므로 에너지를 만들지 못하고 에너지 없음은 죽음이다. 여담이지만 내가 우체국에 입사한 이유가 바로 교환을 주된 일로 한다는 것이었다. 언제나 활기차고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 언제나 아름들이 소식들을 전하고 받아주는 마치 직원들이 헤모글로빈 같다는 생각이 들곤했다. 나른한 초여름.. 무언가 잃어버린다는 느낌이 들 땐 .... 이렇게 생각해보도록하자. 내어 줄때는 잃어버린다는 느낌에 곤혹스러울지라도

결국 주고받음을 통해 내가 크고 성장한다는 사실을...
 
                                                                                   청원 남이우체국 형 상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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