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화촉 광고의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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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화촉 광고의 불편한 진실
  • 김재하
  • 승인 2014.09.17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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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만 성행...직장인 한달 평균 경조사비 16만원

[제주=동양뉴스통신] 김재하기자 = 무더운 여름이 물러나고 어느새 가을의 문턱에 다달으니 활동하긴 편해지긴 했는데 지갑이 헐거워 진다.

여름에 없던 결혼식이 부쩍 늘어나 부조금이 지갑을 털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신문의 화촉 광고가 한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어떤 이는 화촉난에는 아예 눈길을 돌린다고도 하지만 대부분은 혹시나 아는 댁의 일이 없나 살펴 볼 수 밖에 없다.

부조금도 부담스럽지만 제주에서는 주로 주말에 결혼식이나 피로연이 몰리는 바람에 모처럼 쉬어야 하는 주말도 반납을 해야 한다.

옛날에 참으로 먹고 살기 힘들때 친척이나 이웃의 경조사가 생기면 일을 돕거나 부조를 하며 진심으로 위로 또는 축하했다.

두레, 품앗이라고도 하고 제주에서는 수눌음이라고 해서 서로의 어려움을 협동으로 극복하는 아름다운 풍속이 이어졌다.

하지만 지금은 아름다운 풍속에서 벗어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예전에는 신문에 부고나 화촉을 공짜로 내준적이 있다. 그야말로 독자들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다.

그런데 이게 늘어나다 보니 언제부터인가 유료광고로 바뀌었다. 그래도 경조사 광고는 증가 추세다.

주목해야 할 것은 부고는 그렇다 치고 화촉광고는 제주지역에서만 취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굳이 돈을 써가며 광고를 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혼주 입장에서 보면 일일이 알리기도 그래서 광고가 편하다고 하겠지만 속이 들여다 보이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이렇게 얘기하면 불편하겠지만 결국 부조금을 노리는 광고라고 지적할 수  밖에 없다.

가까운 친인척과 지인들에게 청첩장을 정성껏 보내고 그들의 진정한 축복과 축하를 받는게 도리인데 자식의 혼사를 장사 쯤으로 여기는 것은 아닌지 안타까운 노릇이다.

취업 전문 사이트 잡코리가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경조사비 부담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결혼식 참석이 부담스럽다'는 응답이 65.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장례식(48.7%) △돌잔치(33.9%) △환갑·회갑 잔치(13.9%) 등의 순으로 가고 싶진 않지만 의무적으로 참석하는 경조사라고 응답했다.

특히 한 달 평균 2.1건의 경조사에 참석하며, 경조사비로 한 달 평균 16만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금전 부담이 되도 울며 겨자먹기로 경조사를 보지 않을 수 없는게 현실이다. 부조금은 '낸만큼 받는다'는 보험의식이 그만큼 강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낸게 있으니 광고라도 해서 악착같이 받아야 하겠다는 심보(?)가 깔려 있는 화촉이 험난한 미래를 개척해야 할 신랑.신부에게 과연 축복이 될까 의심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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