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中 외교, "사드 배치, 신중하게 행동하라"

중·러, '군사적 대응' 경고까지…외교부 “사드배치는 순수 방어용”

2016-07-10     김영대

[서울=동양뉴스통신]김영대 기자= 지난 한미 양국의 한반도 사드 배치 결정 발표 이후 시간이 흐를수록 중국과 러시아 정부가 민감하게 반응하며 군사적 대응의 가능성을 시사해 10일 현재 국제 간 긴장이 흐르고 있다.

한미는 한반도의 사드 배치는 순수한 방어용이라고 설명했지만, 중국 왕이 외교부장은 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궁색한 변명”이라며 강도 높은 비판과 함께 한국에 냉정한 사고를 촉구했다.

왕이 부장은 "사드 배치는 한반도의 방어 필요성을 크게 넘어서는 것"이라며 "이에 대해서는 어떠한 변명도 힘을 갖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사드 배치와 관련된 배후의 진정한 음모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만한 이유와 권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왕이 부장은 "미국은 다른 국가의 안전하지 않은 것을 발판으로 자신의 안전을 도모하려 해서는 안된다"며 "안전위협이라는 핑계로 다른 국가의 정당한 안보 이익을 해치려 하는 것은 더더욱 안된다"고 지적하며 미국을 강하게 비난했다.

이어 "마찬가지로 한국이 사드 배치가 진정으로 한국 안보 및 한반도 평화 안정에 긍정적인지, 또 한반도 핵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 냉정하게 생각하길 바란다"며 "반드시 신중하게 행동해 중대한 잘못을 저지르는 것을 피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중국 국방부는 한반도 사드 배치 결정을 비난하며 “자국의 전략적 이익과 지역의 전략적 균형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고려하겠다”고 말해 사실상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내비쳤으며, 중국과 함께 한반도 사드 배치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러시아는 이미 군사적 대응 가능성이 구체적으로 언급된 상태다.

러시아 상원 국방위원회는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가 결정된 후 사정거리가 한국 내 미군 사드 기지까지 이르는 미사일 부대를 극동지역에 배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이 거세지자 정부는 외교적 대응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한미 양국은 사드가 순수한 방어용임을 중국과 러시아에 설명하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존 커비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사드 배치가 북한 위협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으므로 중국 지도자들이 우려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를 방문한 김형진 외교부 차관보는 지난 8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이고르 마르굴로프 러시아 외교부 아태담당 차관과 제16차 한러 차관급 정책협의회를 가진 자리에서 사드 배치가 '자위적 방어조치'임을 강조하며 "사드 배치 문제로 양국 관계가 영향을 받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전했다.

외교부는 9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 주재로 주요 간부들이 참석하는 대책회의를 열어 사드배치의 외교적 영향과 대응책 등을 심도있게 논의했다.

정부는 우선 중국, 러시아의 강한 반발이 양자 관계는 물론, 북한의 핵 개발에 대응한 국제적 제재 공조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차단하는 데 외교력을 집중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