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정권 학생 시위 막았던 권이혁 전 서울대 총장 별세

2020-07-12     송영두 기자
전두환

[동양뉴스] 송영두 기자 =문교부·보건사회부·환경처 장관 등을 역임한 권이혁 전 서울대 총장이 12일 오전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7세.

경기 김포 출신인 권 전 총장은 1947년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1948년 서울대 수의과대학 전임강사, 1956년 서울대 의과대학 조교수로 강단에 섰다.

1970년 서울대 의과대학장, 1979년 서울대병원장을 거쳐 1980년부터 1983년까지 서울대 총장으로 재직했다.

이어 1983년에는 문교부 장관을, 1988년에는 보건사회부 장관을, 1991년에는 환경처 장관을 각각 지냈다.

이 과정에서 의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인정돼 지난 1988년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대한의학회 의학공헌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고인이 장관을 맡고 있던 시절 문교부의 최대 과제는 대학생들의 반정부 시위를 막는 일이었다. 당시 대학생들은 5·18광주민주화운동 진상규명과 대통령 직선제 개헌 등을 주장하며 연일 시위를 벌였고, 이를 막기 위해 대학 캠퍼스 안에 경찰 인력이 상시 대기하고 있었다.

자연히 고인은 학생 시위가 벌어지면 해당 대학 총장과 만나 “문제를 일으킨 학생들을 제적 등 엄하게 처벌하라”고 요구하는 ‘악역’을 도맡을 수밖에 없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4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