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의 치명적 바이러스, 부자병(Affuen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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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의 치명적 바이러스, 부자병(Affuenza)
  • 김승환 기자
  • 승인 2012.09.20 1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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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플루엔자(Affuenza, 부자병)'는 소비주의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용어로 어플루언트(Affluent·풍요로운)’와 ‘인플루엔자(Influenza·유행성 독감)’의 합성어로 미국 공영 텔레비전 다큐멘터리 프로듀서였던 존 더 그라프와 미국 환경청 정책분석가 데이비드 왠 그리고 듀크 대학의 명예 경제학교수 토머스 네일리는 ‘소비중독 바이러스’, 즉 ‘어플루엔자(풍요Affluence+바이러스Influenza)’라고 명명했다. 

 처음 어플루엔자는 세계 인구 5%이면서 전 세계 자원의 25%를 소비하고 지구 온난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를 25%나 배출하는 미국 사회의 병폐를 진단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이제는 전 세계가 이 어플루엔자에 감염되어 치료할 수 있는 백신 개발을 서둘러야 할 때라고 지적한다.

어플루엔자는 시민들을 사회와 지구의 건강에는 관심도 없이 더 많은 소비만을 좇는 소비자로 전락시키고 있다. 미국의 존 더 그라프(PBS 프로듀서)가 펴낸 "어플루엔자"에서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가 심각한 소비중독바이러스 즉 어플루엔자에 감염돼 있다고 진단했다.

일찍이 마이클샐던이나, 토머스 프리드먼 , 제러미 리프킨 등 저명한 사회경제학자들도 미국의 탐욕스런 과소비와 부자병의 위기를 경고한 바 있다. 

이는 냉전의 종식과 함께 시작된 미국의 지나친 과소비와 탐욕스런 물질만능주의는 신자유주의적 정책들과 함께 풍요로운 미국을 세계경제불황의 쓰나미 발원지로 만들고이에 감염된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도 미국인들과 동일한 수준으로 번영하고 에너지를 소비하며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기 시작했다.

지난 30여 년 동안 인도와 중국에서는 약 2억 명이 빈곤을 탈피해 도시 지역으로 이주 미국식 소비에 가세했고, 그들 뒤로는 여전히 2억 명의 대기자가 이동 중이며, 그 뒤에 또 다른 2억 명의 대기자가 기다리고 있다. 

지난 1980년 초반, 냉전시대의 종막과 함께 시작된 대처와 레이건에 의해 시작된 신자유주의의 경제가 호황을 맞자 고삐 풀린 신자유주의 경제는 한때 40배에 불과하던 경영자와 노동자의 소득격차를 430배 까지 벌려놓았으며, 이들의 부도덕성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정부의 구제 금융을 받아 상여금으로 백만 달러에서 수천 만 달러까지 지급하는 뻔뻔함을 보였다.

균등한 기회의 땅, 아메리칸드림으로 불리던 미국인들의 개척정신과 근면함은 서브프라임 모기지에서 나타나듯 소비를 위해 미래를 저당 잡히고 말았다. 마침내 미국의 군중들은 격분해 집단 시위에 나섰고 이 쓰나미는 유럽의 각국은 물론 세계로 확산돼 세계의 혼란을 야기 시키고 말았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2010년 워싱턴포스트는 한국의 근검절약 풍조가 과소비 행태로 바뀌면서 가계저축률 급락을 불러오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 지난 10년 동안 한국의 가구당 평균 저축액은 3천300달러에서 525달러로 떨어졌고, 개인의 가용 소득을 기준으로 한 가구당 부채는 140%(미국 136%)까지 늘어났다고 소개했다. 실제 올해 한국의 가계대출액을 가처분소득으로 나눈 가계부채 비율은 153.7%로 스페인보다 높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경제전망 보고서는 1988년 25.2%였던 한국의 가계저축률(저축액/가처분소득)이 2010년에는 3.2%까지 떨어져 일본과 함께 최하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전력소비 증가율은 경제성장률을 초과하는 전력 다소비 산업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우리의 에너지 과소비는 국민총생산(GDP) 대비 전력소비량이 일본의 3배, 미국의 2배에 달하고 있다. 이러한 전력과소비는 최근 에너지 분야의 화두인 녹색성장에도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우리 사회의 과소비 현상은 이뿐이 아니다. 연간 20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는 과외비에서 확연해진다. 또한 기름 한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무역적자가 나든 말든, 물류비가 올라가든 말든, 출근은 나홀로 자동차가 여전하고, 전력공급이 모자라든 말든 우리 집에는 냉방장치를 설치해야 한다. 거기에 쇼핑 중독, 명품 중독, 성형 중독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며 어플루엔자가 만연되고 있다.

어플루엔자가 질병이고 불린다면 그 증상은 뭘까. 어플루엔자의 저자 올리버 제임스는 이 병에는 ‘안전하다는 느낌’, ‘소속됐다는 느낌’, ‘유능하다는 느낌’, 그리고 ‘자율적이라는 느낌’ 등 인간의 기본적인 네 가지 욕구를 방해하는 증세가 있다고 말한다. 이에 따라 환자는 무력감과 스트레스, 욕구 불만, 만성 울혈, 우울증에 시달리게 된다고 그의 책에서 설명한다. 

일찍이 에리히 프롬은 '소유냐, 존재냐'라는 저서에서 이 문제를 간결하게 정리한 바 있다. 그가 말하는 '소유형 인간'이란 욕망의 포로로 전락한 소비중독증 인간을 말한다. '존재형 인간'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존재의미와 가치를 발견해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다. 우리 모두가 소유형 인간에서 존재형 인간으로 삶의 태도를 바꾸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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