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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떡과 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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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떡과 덕
  • 장영주
  • 승인 2011.09.11 1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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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주의 국학사랑 나라사랑> 일년내내 방방곡곡 한민족의 '떡 타령'

 
한민족의 가정마다 한가위달이 차오르기 며칠 전부터 온 집안이 부산하다. 제사준비와 더불어 헤어졌던 식구들을 만나고 함께 나누어 먹을 떡을 만들기 위해서이다. 우리만큼 떡에 대한 사랑이 많은 민족도 드물 것이다. 일 년, 열두 달 내내 ‘떡 타령’ 하는 민요까지 있다.

“정월 대보름 달떡이요, 이월 한식 송병(松餠)이요, 삼월 삼진 쑥떡이라 사월 팔일 느티떡에, 오월 단오 수리치떡, 유월 유두에 밀 정병이라 칠월 칠석에 수단이요, 팔월 한가위 오려 송편, 구월구일 국화떡이라 시월상달 무시루떡, 동짓달 동짓날 새알시미, 섣달에는 골무떡이라”
 
또 “산중 사람은 칡뿌리 떡, 해변 사람은 파래 떡, 제주 사람은 감자떡, 황해도 사람은 서숙 떡, 경상도 사람은 기정 떡, 전라도 사람은 무지 떡” 이 있으니 삼천리금수강산 방방곡곡도 ‘떡 타령’이다.

떡마다의 모습을 노래한 ‘떡 타령’도 있다. ‘얼기설기는 무시루요, 두 귀가 번쩍은 송편이며, 네 귀 번듯은 인절미며, 빈들빈들 빈대떡이요 도장을 맞았다 절편이야’ 등이다. 우리의 음식생활과 문화의 중심이 온통 떡판이다.

왜일까?

밥과 국, 탕, 라면이 혼자 먹거나 식구들과 함께 먹는 것일라치면, 떡은 적어도 이웃들과 온 동네가 함께 먹는 덕(德)스러운 음식이다. 덕이란 어진 행동으로, 많은 사람에게 이롭게 베푸는 것을 의미한다. '떡두꺼비 같은 아들'이라고 하는 갓난아기에 대한 호칭은 ‘덕이 두터워 후덕(厚德)한 자식’이란 뜻이니 한민족의 부모라면 누구나 듣고 싶은 덕담(德談)이다.

이토록 하늘처럼 귀중한 덕이 사라진 사람이 있다. 황후의 아버지가 될, 심청의 아버지 심 봉사를 버리고 젊은 봉사와 눈이 맞아 뺑소니 친 ‘뺑덕어멈’이니 이 얼마나 박덕(薄德)한가.

우리의 위대한 경전 천부삼경 중에 삼일신고(三一 誥)가 있어 덕을 일러주시니 발해의 개국시조 대조영 할아버지께서는 매일 아침 삼일신고를 공부하셨다는 기록이 있다.

-전략- ‘향불을 피우고 꿇어앉아 삼일신고를 읽으니

느낌과 호흡과 촉감이(삼도) 이로서 고요해지고 맑아지도다. 바라옵고 비옵나이다.

부디 모습과 소리 없으신 가운데 옆에서 감싸고 도우시어 떨어짐이 없고

무너짐도 없게 하옵소서.’ (焄馞跪櫝 三途乃澄 庶祈黙佑 勿墜勿崩)

-天統十六年 十月吉日 題-

천통이란 대조영 할아버지의 연호이니 천통 십 육년은 서기로는 714년이고 시월 길일은 분명 국조 단군의 개천일이 분명하다.

이 삼일신고는 단군시대 이전으로 부터 고구려로 발해로 이어져온 겨레의 가르치심이다.

그 삼일신고의 다섯 가지 가르치심(五訓)중, 제2훈인 신훈( 訓)에는 한얼(一)님의 큰 사랑이신 덕(大德)이 기록되어 있다.

제 2훈 하느님에 대한 가르침- 訓

‘하느님은 시작도 끝도 없는 근본 자리에 계시며, 큰 사랑과 큰 지혜와 큰 힘(有大德大慧大力)으로 하늘을 만들고 온 누리를 주관하여 만물을 창조하시되 아주 작은 것도 빠진 게 없으며 밝고도 신령하여 감히 사람의 언어로는 표현할 길이 없다. 언어나 생각을 통해 하느님을 찾는다고 해서 그 모습이 보이는 것이 아니다. 오로지 자신의 진실한 마음을 통해 하느님을 찾으라. 그리하면 너의 머릿속에 이미 내려와 계시리라.’

그러므로 덕(德)은 국조 단군왕검의 조선의 기본철학이요 통치강령으로 하나님의 사랑이신 덕으로 백성들을 교화하고 다스렸기에 덕치(德治)라고 한다. 덕치는 덕교(德敎)라는 가장 높은 가르침으로부터 나오니 단군왕검의 핵심철학인 홍익인간, 이화세계의 실현이다.

떡의 어원은 바로 덕(德)이며 일 년 내내 덕을 베풀듯이 떡을 나누는 습속이 바로 한민족의 ‘홍익 먹거리 문화’이다.

추석을 맞이하여 모든 국민들이 원융무애, 대낮처럼 밝고 둥근달을 바라보면서 생, 사간에 그리웠던 사람들과 함께 떡과 소원을 나누며 경천애인(敬天愛人)하는 우리네 차례문화는 그러므로 또 하나의 지구촌 한류가 되어 마땅하다. [원암 장영주 (사)국학원장/한민족역사문화공원 공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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