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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시 공직자들, 메르스 퇴치관련 뒷 이야기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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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시 공직자들, 메르스 퇴치관련 뒷 이야기 '감동'
  • 임성규
  • 승인 2015.06.30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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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동양뉴스통신] 임성규 기자 = "레벨D보호복이요? 그거 말도마세요! 입어보지 않은 사람은 상상도 어렵습니다"그랬다." 정말 죽을 것 같은 공포심이 들 정도로 숨이 턱턱 막혀왔다. 5분도 지나지 않았음에도 몹시 목이 마르고 온 몸에는 땀으로 뒤범벅이 됐다.  

섭시 30도 넘는 무더위속에서 아예 공기가 통하지 않으니 차량안 에어컨은 애초부터 무용지물이었다.

이렇게 2시간동안 대전, 파주, 포천에 있는 메르스 안심지정병원으로 114명의 환자와 간병인을 이송해야 했다. 가다 보니 문득 "지금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잠시 상념에 잠기니 두렵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것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불가항력의 일이었다. 나는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바이러스로부터 구리시민의 생명을 보호해야 하는 공직자이기 때문이다."
  
이 얘기는 지난 21일 메르스 확진환자 발생으로 초비상이 걸린 구리시(시장 박영순)에서 확진자 경로 병원인 카이저병원에 입원해 있던 환자들을 타 의료기관으로 긴급 이송해야 하는 업무를 맡은 한 공직자의 경험담이다.

이 공직자는 23일 새벽즈음 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으로 환자 이송업무를 맡았다. 당시 업무 매뉴얼에 따라 레벨D보호복(전신보호장구)을 입고 그 위에 고글, N95마스크. 덧신, 장갑 등을 착용했다.
 
이 보호 장비들은 환자 동행인들의 메르스 감염을 막아준다. 

당시 보호장비를 착용한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착용 후 5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이미 온 몸이 비오 듯 땀으로 뒤범벅이 되더라며, 대전으로 간 사람들 중에는 폐쇄공포증을 호소하는 공직자도 있었다"며 당시를 회상하면 지금도 식은땀이 흐른다고 했다. 

특히 간혹 들려오는 메르스 감염자에 대한 뉴스를 들으면 "혹시 나도 그중에 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닐까!"하는 막연한 심리적 공포감도 컸다.  

그러나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천직의 공직자로서 이들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더욱이 여성 공직자들은 무모하리만큼 적극적이었다. 한 생명을 잉태하고 보호해야하는 모성의 기질이 여기서도 예외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구리시보건소 지역보건과 소속 이현진 주무관에 따르면 "바이러스 잠복 가능성이 누구보다 높은 환자를 이송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어서 처음에는 망설였지만 '내가 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도 하지 않을 거고 그러면 이 분들은 누가 이송 하겠냐'는 걱정이 들었다"며 "결국 공직자라는 이름으로 이 일에 참여했고, 지금은 그 때의 선택이 자랑스럽고 먼 훗날에도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흐뭇해했다. 

이들은 말한다. "다리가 후들후들해서 서 있기조차 힘들었다고, 그러나 예고없이 인간의 생명을 담보로 선전포고한 메르스에게 결코 질수 없다는 비장한 각오로 구리시에서 메르스가 완전 박멸될 그날까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박영순 구리시장은 이처럼 구리시 공직자의 눈물겨운 아름다운 뒷이야기의 투혼을 전해 듣고 29일 구리시청 내부망에 올린 격려 서한문을 통해 그동안의 헌신적인 노고를 격려했다.

이어 열린 구리시 메르스 비상대책상황본부회의에서 박 시장은 "이번 메르스 확산을 막기 위한 전 공직자들의 필사의 사투에 대해 이미 주요 중앙언론에서도 주목했듯이 대한민국 공직사회 위기극복 표본의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며 "이같은 불굴의 희생정신의 그 밑바닥에는 나보다 남을, 공동체를 먼저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이 있기에 가능한 일로 이번 메르스 극복을 계기로 불신과 분열·이기주의를 걷어내고 이제 신뢰와 화합으로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따뜻한 공직사회로 가는 비옥한 거름의 계기가 되리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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