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준비하는 과정은 결과 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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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준비하는 과정은 결과 보다 중요하다”
  • 류지일 기자
  • 승인 2012.11.25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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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우체국 영업과 / 한선희
▲ 영동우체국 영업과 한선희 
‘에너지버스2(존고든)’, ‘스위치(칩 히스, 댄 히스)’, ‘뭔가 다른 인천공항(KMAC)’, ‘1% 더 행복해지는 마음 사용법(에릭 블루멘탈)’, ‘스눕(샘 고슬링)’, ‘영혼을 맑게 해주는 65가지 SUPPLEMENT(사이토 시게타)’, ‘비키니 화법(문석현)’, ‘아트스피치(김미경)’, ‘유머 사용설명서(김달국)’, ‘유머가 이긴다(신상훈)’ 이상으로 11권, 아니 그 이상이 될 수 있는 이 책들은 내가 10분 분량의 우체국 강의 경연대회 교안을 작성하기 위해 읽었던 책들이다.

또한 1년 중 8개월을 꼬박 강의경연대회를 위해 투자했다. 그 결과 본부 강의경연대회 최우수상이라는 큰 소득을 얻은것도 영광이지만 나에게는 그 영광이 있기까지의 과정에서 얻은 경험과 교훈은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소중한 보물이 되어있다.

2010년 4월 강의경연대회 예선을 통과하면서 나의 상상치도 못했던 길고 긴 여정이 시작되었다. 그냥 짧게 끝날 거라 생각했는데 ‘한번 해볼까?’했던 가벼운 생각과는 다르게 강의경연대회 본선이라는 멀고 높게만 느껴지는 고지를 향해 출발선에 들어서고 말았다.

새로운 것을 시작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컸지만 이젠 비겁하게 뒤로 물러설수도, 포기하고 싶다는 말도 할수 없게 출발신호는 발사되고 난 후였다.

영동우체국 서비스 매니저, 창구 직원들의 희생과 격려, 영동우체국 간부님들의  배려 덕분에 편안한 마음으로 그 과정들을 밟아갈 수 있었지만 고객만족을 처음 시작하는 나로서는 인사부터도 돌 지난 아이의 첫 걸음마만큼이나 불안하고 어색하기만 했다.

우체국 생활과 아이들 챙기는 것, 동네 아줌마들 계모임에서 수다 떠는 것이 나의 일상이며 대인 관계의 전부였는데 고객만족과 관련된 일을 하시는 여러분들을 만나 피드백을 받으며 한분 한분 알게 된 것이 10명이 넘는 것 같다. 그분들 모두는 한계를 느끼고 있는 나에게 저녁식사까지 거르면서 조언과 노하우를 아낌없이 알려주셨다. 그 열정적인 모습이, 오르막길에 지쳐서 잠시 갈등하며 서 있는 나의 등을 강하게 밀어주고 토닥여 주시니 나는 더욱더 포기할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그분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모두들 힘든 과정의 껍질을 여러 번 벗은 때문인지 본인들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최고의 전문가들이었다. 그분들의 모습이 멋있고 존경스러웠다.

그분들에 의해서 나 또한 불가능이라는 한계의 껍질 하나를 벗어내고 아직은 약하지만 CS강사로의 약한 날갯짓을 할 수 있는 아직은 여린 희망의 날개가 돋아나고 있었다.

내가 강의경연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다면 몰랐을 여러 사람들을 만나게 된 것은 두려움을 이겨내고, 새로운 것을 시작한 나의 작은 용기에 대한 큰 소득이였다.

내가 발표할 강의 내용은 ‘불만 고객을 응대할 수 있는 마술 같은 감정 여과 비법’에 대한 것이었다. 그래서 감정을 다스리는 서적과, 그 감정을 유쾌하게 변화시키기 위해서 유머가 필요할 것 같아 유머 책을 뒤적이며 강의 교안을 작성하고 있는데, 나를 시험에 들게 하는 것일까?

한번은 부인을 대신해서 고운맘 카드를 신청하러 30대 남자분이 우체국에 오셨다. 대리 발급 시에는 가족관계 증명서와 함께 본인 명의 통장이 있어야 하는데 1차적으로 건강보험공단에서 가족관계 서류 안내를 못 받았고 2차적으로는 다른 우체국에서 본인 명의 통장안내를 받지 못해 업무를 한 번에 보지 못한 번거로움에 대한 불만이 우리 우체국, 아니 나에게 거대한 폭발음을 내며 폭발하고 말았다.

“지금 뭐하는 거야. 일 똑바로들 못할거야! 당신이 도장 파다가 통장 만들고 카드 신청해! 도대체 신청서류 하나 제대로들 안내를 못해서 몇 번이나 왔다 갔다 하게 만들어! 다들 인터넷에 올려서 가만 안둘 거야!”하면서 우체국이 떠나가라 소리를  지르셨다.

‘도대체 내가 무슨잘못을 한거지? 나는 그냥 서류안내만 했을 뿐인데 왜! 내가 그동안 다른 사람들이 잘못한 것까지 다 뒤집어 써야 되는거야! 억울해!’ 내 마음 속에서는 울컥 울컥 쓰디쓴 쓴물같은것이 올라오고 있었다.

하지만 이때 불만 고객 응대 강의를 준비하는 나로서 잘 넘겨야겠다는 생각에 전화로 도장집에 연락해서 내 사비로 도장을 새로 만들고 통장을 만들어서 카드 신청을 해드렸다. 그런데도 앞에서 계속 욕을 하고 계신 고객. 정말 ‘본인이 확실히 서류를 챙기지도 못해놓고 어디다 큰소리야! 저런 사람하고 사는 그 부인이 불쌍하다’하면서 억울한 마음에 속에서는 불길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그분을 보내고 나서······. 내가 작성하고 있던 강의 교안인 ‘감정 여과 비법’을 실전에 적용할 수 없었던 나의 모습에 회의감이 밀려왔다. ‘이렇게 실전에 적용할 수 없는 강의를 내가 해야 할까? 불만 고객 응대? 그 어떤 것으로 해결될 수 없어!’라는 생각이 들자 모든 것을 내려 놓고 싶었다.

이때 서비스 매니저께서 “그럼 적용할 수 있는 내용을 찾으면 되지”라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나는 직원들과 고객들에게 설문을 하게 되었다. 민원 응대 시 감정과 대안에 대해서 고객과 직원의 입장에서 설문을 통해 서로 융화할 수 있는 민원 응대법을 찾아내기 위해서였다. 이러한 과정이 나를 성숙하게 만들었고, 교과서에 나오는 강의 교안이 아닌, 고객과 직원의 이야기와 마음이 담긴 교안으로 만들어지게 되었다.

나의 강의 교안처럼 고객과 공통점을 찾아내서 동질감을 형성해 같은 편이 되어드리고, 사례를 들어서 고객들을 설득하고, 시간, 장소, 상황, 사람을 변화시켜서 민원을 마무리 하는 과정들이 하루아침에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가지씩이라도 매일매일 연습해서 실천한다면 어느새 몸에 배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결국에는 고객의 마음을 얻게 되고, 민원 고객 앞에서 상처받았던 나의 마음을 온화한 마음으로 다시 돌려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바보 시리즈가 있다. 바보는 몽고반점을 중국집으로 알고 있고, 안중근 의사가 내과의사인 줄 알고 있고, 청와대가 대학교인줄 알고 있다. 나 또한 고객만족이 인사 잘 하고 친절하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바보였다.

우리 우체국에 오시는 고객들이 그냥 우체국에 예금해주고 보험실적 올려주며 우리의 월급을 받게 해주는 존재가 아니고, 우리와 똑같이 아침에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출근하는 직장여성일수도, 자식을 일찍 여읜 아픔이 있는 아주머니일수도, 자식들에게 소외당하는 어르신일수도 있는 우리와 똑같은 직원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리고 고객과 접한 상황에서 그 고객이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조금만 고개 숙여 내면을 보려 한다면, 고객에 대한 나의 시각은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좀 더 천천히, 좀 더 가까이, 좀 더 세심히 볼 수 있는 업무 처리를 하면서 고객을 바라보는 것이 고객만족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우리의 고객뿐만 아니라 나 외의 모든이들은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라며, ‘인정’받고 싶어하며, ‘자신의 얘기를 들어주기를 바란다’

이러한 것이 외부고객에 대한 고객만족이라면 우리 직원에 대한 고객만족 또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도 감정의 동물인데 어떻게 항상 남만 배려하면서 살겠는가? 하지만 자기 만족, 즐거움, 마음 컨트롤, 앞서 말한 것처럼 고객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시야, 따뜻한 직원들의 배려가 형성될 수 있는 분위기가 되도록 내부고객 만족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경연대회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얻게된 바보(한가지밖에 몰랐던 내 자신)의 깨달음이다.

데일카네기의 인간관계론에서 사람을 다루는 기본적인 기술은 ‘상대방에게 비판, 비난, 불평을 하지말라’고 했다. 남을 비판하고 비난하고, 불평하다보면 자신이 어느순간엔가 꼭 돌아온다는 것이다.그리고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게 하는 방법중에 ‘타인에게 진정한 관심을 가져라’이다 타인에게 관심을 갖고 기억해 주면 사람들은 분명 나를 좋아하게 된다는 것이다.

데일카네기의 이 두가지는 나와 고객, 직장이 아니더라도 1:1대인관계에서 좋은 인간관계가 되기위해서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이순간에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해 준비하는 분들이 있다면 과정을 즐기라.
그러면 좋은 결과는 반드시 따라올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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