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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용암동굴, 한대-아열대 식물 동시자생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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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용암동굴, 한대-아열대 식물 동시자생 확인
  • 서정용
  • 승인 2011.09.16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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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검은오름 용암 함몰구에서
▲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검은오름 용암동굴에서 자생하고 있는 한대-아열대식물 모습

 
 
 
제주도 용암 함몰구에는 한대와 아열대식물이 동시에 자생하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곶자왈의 용암 함몰구 바닥에는 한여름도 겨울과 같은 기온 분포를 보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산림연구소 유전자원연구팀은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의 검은오름과 알밤오름, 구좌읍 종달리의 체오름 일대 곶자왈 내 용암 함몰구 현황과 식생분포 특성을 연구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고
 
용암 함몰구란 분화구에서 분출된 용암류가 흘러가다가 표면이 먼저 식으면서 굳은 30∼100㎝ 두께의 얇은 암석층이 내부에서 분출되는 용암가스에 의해 부풀어 올랐다가 큰 공동이 생긴 곳에서 수십 m 깊이로 무너져 내린 곳을 말한다. 조사지역에는 평균 직경 50m, 깊이 25m 규모의 용암 함몰구가 17개 확인됐다. 

 이들 용암 함몰구에서는 총 47과 106종의 식물이 자생하고 있으며, 식물종 중에는 생달나무, 가는쇠고사리 등의 아열대 식물과 한들고사리, 좀나도히초미, 좀고사리, 골고사리 등 북방계 한대성 또는 고산성 식물이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한들고사리는 이번에 제주도에서 처음 관찰된 미기록 식물로 지금까지는 백두대간의 고산준령과 만주, 시베리아 등에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진 북방계식물이다.
 
이처럼 남방계식물과 북방계식물이 같은 공간에 섞여 자생하는 것은 함몰구 내부의 온도분포 때문으로 분석됐다.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 검은오름과 구좌읍 종달리 체오름 일대 곶자왈 내 용암 함몰구의 위치. 검은점으로 찍힌 곳이 용암 함몰구의 위치다.실제로 한여름인 6∼8월 함몰구의 층위별 온도를 보면 지표면은 23.1도였지만 함몰구 바닥은 8.4도로 무려 14.7도의 차이를 보였다.
 
이는 함몰구의 지표면에서 바닥으로 1m 내려갈 때마다 0.59도씩 떨어진다는 계산인데, 가상적인 표준대기(標準大氣·standard atmosphere)에서의 기온 체감률을 감안하면 함몰구에서 1m 내려가는 것은 지상에서 약 90m 상승하는 것과 같은 효과다.
 
즉 함몰구의 지표면과 바닥의 온도 차이는 해발고도 0m에서 2천200m 올라갔을 때 발생하는 온도 차이와 같다고 볼 수 있다.
 
또 함몰구 바닥의 온도는 제주시의 겨울철(12∼2월) 평균기온 6.7℃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었다.
 
바닥에는 지하의 공기가 끊임없이 유입돼 일년 내내 거의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특성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난대산림연구소 김찬수 박사는 "곶자왈 특유의 지형인 용암 함몰구의 현황과 식물분포 특성이 밝혀진 것은 곶자왈의 종 다양성에 대한 비밀의 문이 열리기 시작한 것"이라며 "곶자왈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지속적인 관찰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제주취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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