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출어람(靑出於藍), 한류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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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출어람(靑出於藍), 한류의 힘!
  • 한구현
  • 승인 2011.09.22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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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한구현 한류연구소장 '할리우드 문화의 유일한 대안으로 급부상한 한류'
정체성 부족? 한류만큼 다이내믹하고 친근하며 수용력이 큰 문화는
동아시아의 작은 나라 한국에서 시작된 한류. 한류는 이제 아시아를 넘어 중동과 남미까지 영향력을 끼치며 할리우드 문화 다음으로 세계적인 장악력을 넓혀가고 있고, 한국문화의 첨병인 한류 덕택에 대한민국은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 문화 강국으로 거듭나고 있다.

한류로 인해 벌어들이는 외화는 관광 수입만 연간 수십억 달러에 이르며, 거기에 한류 드라마 수출과 광고, 한류스타들의 콘서트 티켓과 음반 수익 등 부수적인 수입까지 따지면 한류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주변의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좁은 영토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라는 핸디캡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어떻게 한류라는 거대한 흐름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일까? 해답은 바로 과학 기술의 발전과 한국인만의 특징적인 DNA에 있다.

한류가 일본과 중국, 대만 등 다른 동아시아 국가를 제치고 세계 문화의 주류를 선점하게 된 계기는 과학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위성 채널이 일반 가정으로 확대된 시점과 한류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장점이 맞물린 것이 시발점이었다. 한류는 다채널 시대와 함께 시작되었는데, 일본에서 위성채널이 일반 가정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모자란 방영 시간을 채우기 위해 가격이 싸고 방영 회차가 많은 한국 드라마를 수입해 방영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일본 자국 프로그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싼 값이었기에 선택된 한국 드라마는 우리나라 특유의 정서와 감수성, 스피디한 전개, 자극적인 내용 등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특히 일본 중년 여성들의 심금을 울린 <겨울 연가>는 일본인들이 잊고 있었던 첫사랑의 순수함을 자극하며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했고, 국내에서 사실상 실패한 드라마였던 <겨울 연가>는 의외의 경쟁력을 발굴하며 한류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또한 중국과 대만, 홍콩에 진출한 우리나라 대중 가수들 역시 각국에서 찾아보기 힘든 특별한 콘셉트와 무대 장악력으로 인터넷과 위성 채널, DVD 시장을 넘나들며 빠르게 대중문화를 장악해 나갔고 한류 열풍에 가속을 더했다.

현재 한류는 드라마와 영화, 게임, TV 오락 프로그램, 음악, 스포츠 등 문화 전반에 걸쳐 있으며 과거 홍콩이나 일본 문화가 한 시대를 풍미한 것에 비해 더욱 다각적이고 광범위한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이 한류에 대해 내 놓은 한계점과 영향력도 길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을 깨고, 다양한 방면으로 변신을 꾀하며 나날이 세력을 확장해 가고 있다.

한 국가가 국력을 키우기 위해서 제일 기본적으로 뒷받침 되어야 하는 것이 바로 문화이다. 특히 요즘처럼 ‘국가 브랜드 파워’가 곧 국력과 경제적 부로 이어지는 시기에는 문화 수출이야말로 가장 큰 국가 재산임이 자명하다. 실제로 한류는 국제 무역과 정치 등 다양한 분야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치고 있으며 그로 인해 파생되는 이익 역시 엄청난 수준이다.

한류만이 가지고 있는 경쟁력은 분명하다. 우리들이 스스로 비판하는 ‘한국문화에는 정체성이 부족하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정체성이 희박하다는 것은 뒤집어 말하면 어느 곳이든 무리 없이 섞일 수 있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프랑스나 러시아, 중국 등 유서 깊은 문화를 가지고 있는 나라들이 할리우드와 한류에 비해 타국 침투력이 부족한 점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자국 문화에 대한 보수적이고 확고한 잣대가 오히려 문화 수출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특히 문화의 용광로라고 불리는 미국은 타 문화의 장점은 물론이고 단점까지 소화해 장점으로 탈바꿈시킨다는 앵글로색슨 특유의 강점이 있다.

그러한 연장선에서 한류 역시 타 문화 수용능력이 그 어느 나라보다 빠르고, 더불어 우리 문화의 특징인 ‘빨리 빨리’까지 더해져 장점으로 탈바꿈했다. 또한 한류는 같은 동아시아 국가인 일본 문화나 중국 문화에 비해 특색이 옅다. 흔히 ‘왜색’이라고 부르는 일본 문화의 특이성은 문화 브랜드로서 방향은 분명하지만, 거부감을 불러일으키는 요소 역시 가지고 있다. 그에 비해 한국 문화는 타국에서도 거부반응이 적다는 점이 지속적인 발전 가능성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우리는 한류 열풍을 만들어 낸 한국인의 DNA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근면하고 부지런하며, 무슨 일이든 최고의 결과를 이끌어 내기 위한 수고를 아끼지 않아 왔다. 장점을 빠르게 수용하고 단점까지 장점으로 탈바꿈시키는 한국인만의 DNA는, 우리 고유의 감수성을 살리면서도 할리우드 문화의 명쾌함과 무국적성 등을 흡수해 한류라는 우리 고유의 문화로 재탄생시켰다. 그야말로 청출어람(靑出於藍)의 성과라 하겠다.

한국인의 DNA가 보여주는 성과의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면, 먼저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의 성과를 들 수 있다.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쓴 거스 히딩크 감독은 기존 한국 축구의 고질병이었던 학연과 지연을 타파하고 철저한 선수 능력 중심의 기용을 통해 체력만으로 승부했던 한국 축구를 기술 축구로 업그레이드했다. 2010년 월드컵의 16강 쾌거를 이룬 허정무 감독은 히딩크 감독의 팀 운영 방식을 이어가면서도 팀원 간의 결속력을 강조하는 식으로 한국화에 성공했다.

또한 기술이 전무해 프랑스와 미국 등의 기술 원조로 시작했던 원자력 발전은 이제 우리가 원전을 수출할 정도로 발전했고, 세계 IT 분야를 휩쓸고 있는 애플의 아이폰 은 삼성의 갤럭시S 가 바짝 뒤쫓고 있다. 대한민국이 가지고 있는 수용 능력은 그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계속된 내전으로 피폐해진 우리나라는 미국과 소말리아 등이 속해 있는 연합국으로부터 원조를 받은 지 30년도 채 되지 않아 원조를 주는 국가로 성장했다. 또한 기독교가 전파된 지 12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선교사 파견률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로, 3위인 영국에 비해 두 배 이상 차이가 나는 수치다.

피자의 본고장이 이탈리아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피자헛에 가서 피자를 잘라 먹으며 이탈리아를 떠올리는 사람은 없다. 마찬가지로 햄버거를 먹으며 미국 본토의 정취를 떠올리는 사람도 드물 것이다. 세계인을 사로잡은 범세계적인 문화 아이콘들은 출신 국가의 정체성이 희박하고 타 국가와의 친화력이 월등하다는 특징이 있다. 마찬가지로 스스로 열등감을 느끼며 ‘문화 정체성이 없다’, ‘자긍심이 부족하다’고 끊임없이 부정해 온 한국 문화가 도리어 그 단점을 통해 세계시장의 문화 강자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할리우드 문화의 유일한 대안으로 한류가 급부상하고 있다. 한류만큼 다이내믹하고 친근하며 수용력이 큰 문화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한국 특유의 발 빠른 흡수력은 한류에서 가장 확연히 드러나며, 우리가 스스로 부끄러워했던 단점이 사실은 우리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었음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한구현 한류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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