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가치있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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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가치있는 삶
  • 류지일 기자
  • 승인 2012.12.21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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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우체국 최명국
▲ 서천우체국 최명규 
거지 아버지가 아들에게 불타고 있는 집주인과 그 식솔들이 아우성이며 울부짖고 있을 때 이렇게 말했다.

“아무리 좋은 집이 있어도 불나면 없느니만 못 한겨. 우리 집은 불날 일도 없고 불이 나도 탈것도 없으니 얼마나 다행이냐? 장마에 신발만 물에 떠내려가지 않도록 다리 밑에 잘 들여놓으면 걱정이 웁능겨 너는 아버지 잘 둔겨, 알것냐?”

아침 신문에 망연자실한 증시를 소개하면서 중년의 투자자가 머릴 감싸 쥐고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아래엔 '장중 한때 143p 급락 코스피는 미친 듯 춤을 추고 나스닥은 어쩌구, 급락 폭이 커서 사이드카 발동 등 ...'

생면부지 알수 없는 영어 단어들과 먼 우주에 어느 별에 도착한 것 같은 익숙하지 않은 말들이 신문 한 면을 장식한다.

경제에는 문맹이라 나이 육십이 다 되도록 재투자나 부동산 등 돈을 굴릴 줄 모르는 자신이 부끄럽기까지 하다.

가족이나 친구들 모이면 누가 어디에 뭘 사 뒀는데 몇 십 배가 올라서 빌딩을 샀다느니 아파트를 융자로 세 채를 샀는데 다섯 채가 되었다는 등 그야말로 꿈같은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흥미가 있고 신이 났다.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우리 같은 사람들은 그런 안목이 없을 뿐만 아니라 시도해볼 여력도 없어서 아예 그냥 가난하게 살기로 마음먹은 소극적인 행태의 삶이지만 모두다 그렇지 않다.

아니 나 역시도 가난을 면하려고 노력하고 살았다. 하지만 재산을 늘릴 방법이 없었다. 뚜렷한 가산을 탕진할 짓은 하지 않지만 노력하지 않은 죄는 명백한 것이다.

나는 이점에서 아내나 아들에게 할 말이 없다. 하지만 시대에 뒤 떨어지고 작금의 시대상에 좀 맞지 않는 이야기로 좀 빈곤하더라도 가치 있는 삶이 내건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려 한다.

모두 돈을 보고 삶을 사는 것 같다. 더 맛있고 기름진 음식을 입에 넣으려 고민을 하고 아무리 먼 거리나 시간을 낭비하면서 까지도 맛집을 찾아 다닌다.
 
자기들만의 모임을 만들어 자기들이 특정한 신분인양, 하느님이 특정한 인물을 만들어 준 것처럼 행세 한다.

돈을 모으는 과정에는 상관없이 누가 빨리, 더 많이 부를 축재하여 편하고 안락하게 여생을 이어 가느냐에 경쟁을 하며 살아간다.
 
오죽했으면 외국인이 한국 사람들의 삶을 보고 배고픈 것은 참아도 배 아픈 것은 못 참는다고 일갈 했겠는가!

진정한 행복은 과정의 몰입에서 온다. 과정이 길게 이어저가면서 이루어지는 목표를 설정하고 노력해야 진정한 값을 지닌 가치관이라 할 것이다.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어떤 수단을 사용하는가는 바로 가치관의 문제이다. 가치관 없이 어떠한 것을 추구한다면 모래위에 집을 짓는 것 아닐까?
자본주의 시대에 돈이 나쁘다는 말이 아니다. 진정한 행복은 과정의 몰입이다.
 
청년시절 어여쁜 아가씨와 데이트 할 때 얼마나 가슴 설레었던가? 하지만 결혼 후엔 그런 설레임이 점차 없어지는 것만 봐도 목표를 손에 넣으면 곧 권태와 공허가 온다.

권태가 따르지 않는 행복감은 돈이나 명예 신분의 상승이 아닌 지식, 사상, 철학, 재능 기능이다. 새로운 가치를 끊임없이 만드는 일 즉 자기 자신만의 문화를 말하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달라져야 한다. 주변에 은퇴자나 퇴직자들에게 연금이나 월수입이 얼마나 되냐고 묻지 말라. 가치 있는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당신은 은퇴 후 무슨 일을 할 것 인가를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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