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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만남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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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만남 1
  • 고담
  • 승인 2011.07.07 0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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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담의 미래소설 '거리검 축제'<1> 포퓰리즘이 판을 치는 시대...
“솟대할머니시여! 저자들이 어디에 대고 대포를 쏘겠다는 것입니까?”
 2011년 7월 7일부터 <노중평의 미래소설 '거리검 축제'>를 연재합니다.
 
소설을 엮어갈 고담 노중평 작가는 역사문화운동단체인 (사)한배달 이사이자 역사천문학회 회장으로 상고시대 역사연구·신화연구·무속연구에 전념해 다수의 저작을 발표한 소설가이기도 합니다.
 
노 작가는 특히 주역周易의 효사를 하나하나 풀어 우리의 상고사와 사상·철학·전쟁·제의·문화 등을 밝힌 <사라진 역사 1만년>,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의 원리와 우리의 상고시대의 천문과 역사를 밝혀낸 <고조선의 역사천문>, 고조선의 종교가 있었음을 밝혀낸 <고조선의 종교혁명>, 일본의 신도와 마쓰리에서 단군조선시대의 역사를 밝혀낸 <일본의 신도와 마쓰리>, 단군조선시대 사람들의 사유체계를 밝힌 <고조선사람의 근원적 사유>, 인류 최초의 나라 마고지나로부터 시작된 우리의 상고사를 밝힌 <마고지나역사>·<마고이야기>, 인류의 신화가 우리의 선조 풍이족風夷族이 전세계에 퍼져나가면서 전파한 2개의 문화코드인 뱀과 거인의 신화에서 비롯하였음을 밝힌 <죽지 않는 뱀과 거인의 나라>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그는 우리나라 최초의 이름이 ‘마고지나麻姑之那'임을 밝혀 인터넷상에서 이를 대중화 시켰고, 광개토대왕의 비문중 광개토대왕의 시호 ‘국강상'이 國岡上, 國崗上, 國剛上, 國疆上, 國彊上 등으로 변조돼 있다는 사실과 소서노召西弩가 고구려와 백제를 세운 여인이라는 사실, 백제가 세운 한성백제의 이름이 ‘곰'이라는 사실 등을 처음으로 밝혀 내기도 했습니다. 

<유적에 나타난 북두칠성>을 써서 우리나라에서 역사천문이라는 장르를 탄생시킨 그는 최근에는는 우리 무가사설에서 우리의 상고사·천문·철학·사상·종교·제의·문화 등을 찾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와함께 노 작가는 고려시대의 국왕신년하례식인 고려연등회의(주관 명원문화재단, 한국차생활문화원)를 1997년 덕수궁에서 복원했고, 우리의 국조인 한인·한웅·단군왕검께 개천제사를 올리는 삼성제례(주관 서울강북문화원)를 1997년 삼각산에서 복원해 9년째 행해 오고 있습니다.
 
또 천문및 시조역사와 관련이 있는 직녀제(주관 역사천문학회 9년 제차, 한국여성향토문화원 1년 제차)를 1997년 복원하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연재를 시작하는 미래소설의 제목중 '거리검'은 '굿거리 + 단군왕검'의 뜻을 축약한 것입니다.
 
새로 연재하는 <노중평의 미래소설 '거리검 축제'>를 통해 독자 여러분들이 '민족 얼' 안에서 하나로 어우러져 즐겁게 호흡하시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1. 이상한 만남 1

요즈음엔 되는 일이 없다. 그래서 우리 사회에 대하여 아무런 희망을 걸지 않고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포퓰리즘이 판을 치는 시대라서 그런 것일까? 아직 이 요사스러운 귀신을 극복할 만한 대안은 나오지 않은 상태라고 한다.

드디어 여당 시장과 다수당인 야당 시의회가 아동급식을 가지고 전면전으로 들어갔다. 시장은 가난한 애들만 무상급식을 하자는 주장이고, 야당은 모든 애들은 다 무상급식을 받아야만 한다는 주장이다.
 
요는 시장이 관리하는 금고에 매년 얼마나 많은 현찰이 쌓일 수 있는가가 관건일 것이다. 시청의 회계장부를 보면 답이 나와 있을 것인데, 시의회는 다른 걸로 돌려 막으면 된다는 식이다. 시장은 돌려 막는 편법은 쓰지 않겠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다. 시의회는 이판사판으로 싸우자는 것이다.

오늘 아침부터 머리가 아프기 시작했는데 원인이 여기에 있는 듯싶었다.

드디어 주체사상으로 중무장한 인민군대가 연평도에 포탄을 퍼부었다. 인민군대가 또 몸이 근질근질한 모양이다. 그리고 남한이 먼저 쏘았으므로 할 수 없이 교전규칙에 의하여 응사하였다는 상투적인 성명을 발표하였다. 북한의 대변인인 나이 먹은 여자 아나운서는 함부로 까불면 수도권을 불바다를 만들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제는 머리가 터져나갈 것 같아서 무엇인가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나의 수호신이신 솟대할머니에게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거실 한쪽에 세워 둔 솟대할머니 앞에 옥수를 한 그릇 올리고 물어보았다.

“솟대할머니시여! 저자들이 어디에 대고 대포를 쏘겠다는 것입니까?”

“알고 싶으냐?”

솟대할머니가 비쩍 마른 키 작은 나무속에서 물었다.

“불안해서....”

“물 석잔 마시고 정신 차리고 나서 다시 물어라. 얼빠진 것!”

나는 솟대할머니의 핀잔에 열 받지 않을 수 없었다.

공연한 것을 물었다고 후회했지만 쏟아진 물이었다. 나는 솟대할머니가 시키는 대로 물 석잔 마시고 정신 차린 다음에 다시 물었다.

“거기가 어딥니까?”

“그거야 엿장수 마음이지.”

나는 극도로 열에 바쳐 하마터면 TV에 일격을 가할 뻔하였다.

내 자신이 정상이 아닌 걸 보니까 이 나라가 정상으로 돌아가지 않고 있는 것은 사실일 듯싶다. 나는 솟대할머니에게 묻는 것을 포기하기로 하였다.

“술이나 마시자. 현실이라는 것을 잊어버리자.”

술이나 마셔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엔 소주를 마셔야 할지 막걸리를 마셔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아서 망설이지 않을 수 없었다.

“소주냐? 막걸리냐?”

“막걸리냐? 소주냐?”

반시간이나 이 주문을 외었는데 도통 결론이 나지 않았다.

이제 나는 이럴 때 막걸리를 마셔야 정상인지 소주를 마셔야 정상인지 판단할 수 없게 되어 버리고 말았다.

나에게는 내게 올바른 판단을 내려 줄 동지가 필요하였다. 그런데 내 주변엔 모두 가면을 쓴 자들만 있어서 속을 털어놓고 물어 볼 상대가 마땅치 않았다. 본심을 숨기기로 한 그들을 나무랄 수 만은 없었다. 그자들이 가면을 벗으면 앞으로 어떠한 위기에 처하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취하게 된 보신책일 것이다.

“내게 조언자가 필요해.”

나는 러닝 맨이 되어 달리고 있었다. 열심히 달리면 누군가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내가 최고신으로 모시는 솟대할머니는 나의 고민에 대하여 전혀 관심이 없는 듯했다. 물론 예수님이나 부처님도 나의 고민에 대하여 관심을 두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나는 솟대할머니 앞에 두 번째 옥수를 떠놓고 빌었다.

“솟대할머니께서 저의 고민을 덜어주시지 않는다면 저는 해드 샤먼이 있는 나라로 이민을 가겠습니다. 이제 솟대 할머니는 오늘 날자로 빠이빠이 입니다.”

나는 화를 내고 있었다.

“네가 한 말에 책임을 질 수 있느냐?”

“내가 왜 책임을 집니까?”

“이 솟대할머니의 위대한 계획을 망쳐놓겠다니 내가 책임추궁을 하려는 것이다.”

“책임추궁이요?”

“그렇다.”

나는 사지가 뒤틀려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쥐가 나서 덜컥 겁이 났다. 쥐가 심장을 침범하면 죽음이다.

“왜 이러십니까? 지금 책임추궁을 하시는 겁니까?”

“그렇다.”

“어이쿠! 이 고통을 참을 수 없습니다. 제발 쥐 좀 풀어주세요!”

너무나 고통스러워 눈물이 나고 있었다.

“절을 세 번 해!”

“쥐를!”

나는 비명을 지르지 않을 수 없었다.

“업보다. 업보야. 네가 부실하기 짝이 없는 나라에 태어났으므로 당하는 업보다.”

“왜 제가 업보를 당해야 합니까?”

나는 악을 썼다.

“네가 네 조카사위 마이크에게 전화해라. 그가 네게 약술로 위스키한 병 보내오면 그 술을 한 잔만 마셔라. 그러면 쥐가 풀어질 거야. 술이 올 때까지 쥐에게 족쇄를 채워 놓겠다.”

마이크는 대한민국 평택기지에서 MP로 근무하다가 귀국하여 로스엔젤레스의 경찰이 되어 정년이 몇 년 남지 않은 노랑머리 미국인이었다. 그는 매년 휴가 때 마다 처가에 왔다가 나를 만나보곤 하였다. 마이크는 백세주를 좋아하였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삼겹살과 백세주를 사주며 함께 마시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백세까지 살기 위하여 백세주를 마신다고 하였다.

나는 마이크에게 전화하여 위스키를 한 병 보내라고 하였다.

“그렇지 않아도....”

하고 마이크가 말했다.

사상이 불온하여 미국에 위해를 가하는 인디언 해드 샤먼을 체포해다가 심문을 한 적이 있는데, 자기가 보기에 그가 미국에 전혀 위해를 가한 흔적이 나타나지 않아서 풀어주었다고 하였다.

“노랑머리가 인디언에게 위해를 가하지.”

내가 말했다.

“하여간 술을 보냅니다. 아저씨처럼 이상한 사람이 마시면 마술에 걸리는 수가 있다고 하니 조심해야 합니다.”

마이크가 충고를 주었다.

마이크가 위스키를 보내왔다. 포장을 뜯으니 술병이 하나 나오는데 술에 뱀의 기운이 서려 있었다. 뱀술을 보내 온 것이다. 술병이 든 박스에는 따로 카드가 한 장 들어 있었다.

“이 술을 받는 사람이 코리아의 하이퍼 샤먼일 것입니다. 이 술은 뱀 축제를 끝내고 뱀을 위스키에 담은 술입니다. 뱀술에는 인디언의 조상 풍이족의 정기가 서려 있으므로 코리아의 하이퍼 샤먼이 마시면 놀라운 능력이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당신은 인류의 미래를 위하여 이 술을 마셔야 합니다. 이건 뱀을 인종 아이콘으로 가지고 있었던 조상들의 명령입니다. 당신은 이 술을 마셔야 합니다.”

나는 심장이 멎는 듯하였다. 내가 이 술을 마시면 솟대할머니가 쥐를 풀어주겠다고 약속했으므로 마시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다시 옥수를 떠놓고 솟대할머니가 현신하시기를 빌었다. 내가 원하는 대로 솟대할머니가 나타났다.

“꼭 이 술을 마셔야 합니까?”

“마셔야지. 먼저 내게 술 한 잔 올리고 나서 네가 마셔라.”

솟대할머니가 명령하였다.

내가 술 한 잔을 바치자 솟대할머니는 술잔을 비웠다. 그러자 뒤틀렸던 사지가 정상으로 돌아왔다.

“아직도 아프냐?”

“안 아픕니다.”

“이 술은 그대 이외엔 아무도 가진 자가 없다. 정신이 이상한 자들이 이 술을 마시면 나라에 크게 분란이 일어날 것이니 타인의 눈에도 띠지 않게 잘 보관하라.”

“그렇게 하겠습니다.”

“내가 너에게 아바타를 하나 주겠다.”

솟대할머니가 내게 아바타를 하나 주었다. 그것은 세상에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여신상이었다. 그 날 이후로 나는 아바타를 상의 오른쪽 바깥 주머니에 넣고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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