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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여행은 힐링메카 경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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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여행은 힐링메카 경주에서..."
  • 박춘화
  • 승인 2015.11.10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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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보문단지 풍경.

[경북=동양뉴스통신]박춘화 기자= 한 왕조가 1000년 동안 번영해 많은 문화유산을 간직하고 있는 '지붕 없는 박물관' 경주의 가을이 붉게 물들고 있다. 얼마 전 59일간의 대단원의 막을 내린 전세계인들의 문화축전 '실크로드 경주2015'가 상시개장의 문을 열고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으며, 황룡사 목탑을 형상화한 경주·중도 타워를 의인화한 세기의 전통 혼례식 퍼포먼스로 떠들썩했던 경주는 누구나가 한번쯤은 다녀갈 만한 푸근한 마음의 고향이다. 화려함 속에 소박함이 배어 있는 한국 문화의 본류, 가을 경주를 스케치 해 본다.

보문호수의 가을풍경.

♦ 경주 힐링코스, 보문 호반길 한바퀴

경주 보문관광단지 보문호수를 온전히 한바퀴 돌아 볼 수 있는 보문호반길이 시민들의 운동코스로, 관광객들의 힐링코스로 인기다. 한바퀴 8㎞여 호반길에 최근 물너울교가 설치되는 등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친환경 점토 및 황토 소재로 포장돼 걷기에 이곳만한 곳이 없다. 특히 아침 6시부터 저녁 9시까지 호반길 어디에서나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으며 산책이나 조깅을 할 수 있다. 밤이면 은은한 조명과 함께 멀리서도 눈에 띄는 물너울교의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하면서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다리를 걸으며 추억을 남길 수 있는 공간이다. 보문호는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반지형태를 띄고 있고, 물너울교는 다이아몬드의 모양이어서 보문호 한바퀴는 다이아몬드 반지와도 같다고 한다. 물너울교에서 한 약속은 단단한 보석인 다이아몬드와 같이 변치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 외에도 매월 보름이면 '보름愛는 보문愛' 보문호반 달빛걷기가 열려 아기자기한 재미를 주고 있다. 달빛아래 보문호숫가를 따라 펼쳐진 호반길을 걸으며 다양한 미션과 공연으로 보문의 보름 달밤을 채우고 있다.

♦ 여름 보다 더 멋진 가을 바다 '주상절리 파도소리길'

경주 양남주상절리 파도소리길은 에메랄드빛 가을바다 풍경과 은빛 억새 물결이 출렁이는 가을정취를 만끽하기 위해 주말에 전국 각지에서 3만 여명이 찾고 있는 등 최대의 성수기를 누리고 있다. 단풍관광 절정 시기에는 산, 강으로 여행을 떠나 관광업계에서는 이 시기를 해양관광의 비수기로 분류할 정도로 한산한 시기이지만 경주바다는 예외다.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다양한 희귀주상절리와 더불어 양남주상절리 파도소리길 주변의 억새로 관광객들은 사진 찍기에 바쁘다.

읍천항 벽화마을과 함께 경주 동해안 대표 명소인 주상절리 파도소리길은 약 1.7km의 걷기 좋은 길로 시원한 바다 길을 따라 걸으면 부채골 주상절리(천연기념물 제536호)를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다. 마치 그리스 신전의 기둥이 누워있는 듯 줄지어 서있는 주상절리, 부채꼴 모양, 꽃 봉우리 모양 등의 여러 가지 주상절리로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이 길은 강원 고성부터 부산까지 이어지는 약 770km에 달하는 해파랑길 경주 구간이기도 하다.

철썩철썩 소리만큼이나 시원한 바다를 친구삼아 걷다 보면 '가을의 낭만'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이 주상절리 파도소리길을 따라 걷는 다양한 바위들에는 이야기도 많다. 양산 할배와 할매 바위는 양산의 어느 부자집 부인이 '저 바위는 내 바위'라고 지칭한데서 이름이 지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소소한 재미도 있는데, 길을 걷다보면 파도와 함께 출렁이는 출렁다리를 걷는 재미와 느린 우체통은 말 그대로 느리게, 한 달여 뒤 배달되며 디지털 시대에 점점 사라져가는 감성을 충족시킬 수 있는 추억거리로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또 주상절리 파도소리길의 출발점이기도 하고 종착지이기도 한 읍천항은 그림이 있는 어촌마을로도 유명하다. '읍천항 갤러리'라고도 불리는 1.5km 벽화테마 거리에는 마을 주민들의 작품인 명화, 동심, 사랑, 우정 등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 가을 따라 거니는 경주의 '길'

▲ 가을을 더욱 설레게 하는 통일전 '은행나무 길'

탁 트인 가을 하늘과 가을을 가장 가깝게 느낄 수 있는 곳 중 하나가 통일전 은행나무길이다. 통일전 앞 직선으로 뻗은 길을 따라 높고 넓은 가을 하늘과 맞닿아있는 은행나무 길은 탁 트인 공간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이 찾는 가을 명소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이 길은 차로 지나가도 끝에서 끝까지 흩날리는 은행잎을 옷깃에 맞으며 걷기에도 좋은 길이다. 또 근처에는 숨겨진 가을 걷기 명소로 경북도 산림환경연구원이 있다. 이 곳은 본래 산림환경조사, 산림병해충의 친환경 방제 등의 산림을 연구하는 연구기관이지만 관람객들에게 개방해 특히 가을에는 단풍나무, 은행나무 등 다양한 수종을 압축해 볼 수 있어 가족단위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 은빛 억새 물결 '동대봉산 무장봉 억새길'

경주 동대봉산 무장봉(암곡동)은 온 산을 가득매운 은빛 억새로 유명한 곳으로 등산 마니아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148만㎡의 억새군락지는 가을이 되면 억새와 더불어 탁 트인 시원한 전경, 단풍, 촬영명소, 문화재가 어우러진 곳으로 가족단위 여행지로 일품이다. 무장봉(해발 624m) 일원은 신라 삼국통일의 역사가 서려있는 무장사지와 더불어 무장사지 삼층석탑(보물 제126호), 경주 가을의 장관 덕택에 영화 '태극기를 휘날리며'와 드라마 '선덕여왕'도 이 곳에서 촬영되어 관광객들에게 입소문으로 알려진 곳이다. 특히 11월 말까지는 무장봉 억새 군락지인 무장사지를 찾는 등산객들의 편의를 위해 토·일·공휴일에 노선버스를 증편 운행해 편의를 더하고 있다.

▲ 천년 역사의 길 '왕의 길'

경주에서 왕의길을 떠나기 위해 넘어가는 길, 울긋불긋 색색들이 붉게 물든 단풍 추령재 드라이브길은 달리는 차 창문을 절로 내리게 만들고 속도를 늦춘다. 경주에서 감포 쪽으로 넘어가는 경감로-토함산(추령재) 드라이브 길은 가을이면 다채로운 붉은빛으로 물들어 경주 바다로 향하는 길을 더욱 즐겁게 한다. 추령재 드라이브길에 빠져들 때쯤이면 왕의 길 출발지가 다가온다. 왕의 길은 신문왕 호국행차길이라고도 불리며, 신문왕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걸었던 산길을 트레킹 코스로 구성했다. 걷다보면 길 경사가 높아서 말이 넘어졌다는 '말구부리' 신문왕이 잠시 쉬었다 세수를 하고 간 '세수방' 등 재미있는 이야기가 담겨져 있어 천 년 전의 신문왕이 한번 되어보며 걸어보는 것도 매력 있다.

▲ 신라의 불국토 열정이 서려 있는 '동남산 가는길'

신라인의 불국토 열정과 계절의 변화를 만끽하며 걸을 수 있는 길로 월정교부터 시작해 염불사지까지 걷는 길이다. 동남산 가는 길로 알려진 이 길은 최근 걷기가 좋도록 조성되고 있어 주말이면 연인이나 가족단위 걷기족의 발길이 자주 닿는다. 특히 복원 중인 월정교는 원효대사와 요석공주의 사랑이야기가 담겨져 있는 곳으로 주변 동부사적지와 교촌한옥마을, 최부자집과 어우러져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총 8.3km에 이르는 소나무 군락과 바위에 새겨진 불상을 감상하면서 산책을 겸할 수 있는 힐링코스다.

▲ 천년 신라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긴 '월성 한바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월성 한 바퀴는 어떨까? 월성은 신라5대 왕인 파사왕 22년에 처음 왕궁을 짓고 월성이라 이름 붙였고, 이후 935년까지 신라의 중심 궁성이었다. 특히 이곳은 신라왕궁 복원 핵심유적 정비 사업이 한창이라, 월성의 발굴 현장 모습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신라 천년의 숨결이 고스란히 담긴 발굴 조사 현장을 관람대에서 둘러보는 것도 새로운 볼거리가 될 것이다. 특히 이곳에는 신라시대의 우물도 볼 수 있다. 우물은 예로부터 식수를 공급해주는 생활 필수 시설인 동시에 예로부터 병을 고치고, 재생의 공간, 새롭게 세상을 다스릴 인물의 출현 등의 상징성을 갖고 있다. 경주는 현재 나정, 재매정, 분황사 석정 등 신라시대 우물 60여개 가 있는데 월성 우물도 그 중 하나다. 문화유산 해설사 부스에 들러 월성과 이 우물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다. 또, 이 월성을 중심으로 동궁과 월지, 첨성대, 분황사와 황룡사지 등을 둘러보는 길도 운치가 있으며 특히 야간에는 더욱 경주를 추억의 길로 남긴다.

▲ 옛 신라의 풍광과 역사를 고즈넉이 품고 있는 '삼릉가는 길'

삼릉가는 길은 월정교부터 출발해 삼릉까지 서남산의 역사문화 그리고 자연을 볼 수 있는 길이다. 월정교부터 출발하는 이길은 약 8km의 길로 보통사람의 걸음으로 3~4시간이 걸린다. 특히 이 길은 국가지정 문화재 11곳과 경북도 지정 문화재가 산재해 있다. 신라의 시작과 끝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길로 반나절 정도의 길이지만 신라 천년의 역사를 담고 있다. 신라의 시작인 박혁거세 거서간이 탄생한 '나정' 신라시대 절터와 탑이 길 위에 있다. 그 역사 속 한걸음을 남기며 걸어보는 느낌도 새롭다.

보문정 가을 풍경.
포석정 가을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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