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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괜찮아” 사고를 부르는 잠재적 주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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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괜찮아” 사고를 부르는 잠재적 주범
  • 정진석
  • 승인 2015.11.27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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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해양비안전서 해상안전과장 경정 박경순
 태안해양비안전서 해상안전과장 경정 박경순 (사진제공=태안해양비안전서)

[충남=동양뉴스통신] 가을 끄트머리에 내리는 비의 위력은 대단하다. 비가 한차례 내리더니 은행나무 잎이 전부 지고 말았다. 감나무 잎도 다 떨어지고 까치밥으로 남겨둔 감 몇 개만이 말갛게 익어가고 있다. 첫눈이 내린다는 일기예보가 있는 아침. 달력도 이제 겨우 한 장 남아있는 11월 끝자락. 그 뜨겁던 해수욕장이 먼 일같이 여겨진다. 그래도 강태공들은 물 때를 보고 아침 일찍 집을 나설 것이다. 날씨가 추워야 낚시의 참 진미를 알 수 있다고.

태안해양경비안전서 상황실에 낚시어선 기관고장으로 구조요청 신고는 여전히 들어오고 있다. 올 봄 태안해경서 관내 모항, 학암포, 신진, 안면센터별로 낚시어선업자와 간담회를 개최했다. 낚시어선업자 대부분이 오랫동안 낚시업에 종사하다보니 그 분야에 대한 상당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낚시어선 안전을 위해 출항 전 기관점검, 소화기 사용법, 통신기 점검 등 교육을 하면 “다 알고 있는 것을 왜하냐” 는 말씀을 하시지만 여전히 사고는 줄지 않는 것은 왜 일까? 그저 알기만하고 지키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제 아무리 많이 알고 있어도 일일이 점검하고 확인하지 않으면 사고는 항상 발생 할 가능성이 높다.

‘어제도 괜찮았는데 별일 없겠지’ 하는 ‘괜찮아’ 정신은 우리를 안전불감증 중증 환자로 만든다. 이제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는 겨울철이 온다. 바닷물은 우리가 상상한 것 이상으로 차갑다. 해상에서의 사고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낚시어선은 다수 승객이 이용하는 만큼 낚시어선업자는 특히 안전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승객들에게 구명조끼 착용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불편하다고 미착용을 그냥 보고 넘겨서는 안된다. 안주가 좋다고 음주를 해서도 안된다. 정확한 낚시어선명부 작성은 물론 수시로 소화기 점검의 생활화 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하는 항목이다.

충남도지사배 낚시대회에서 1등을 한 50센치가 훨씬 넘는 우럭이 생각난다. 그 우럭을 낚은 주인공의 손 맛은 어떠했을까? 누구나 그런 대어 낚는 꿈을 꿀 것이다. 그 꿈 옆에 전국 해상에서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해서 단 한건의 사고없는 해양경찰의 꿈도 살포시 놓아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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