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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입으로는 야권연대… 실제로는 ‘단독 드리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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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입으로는 야권연대… 실제로는 ‘단독 드리블(?)’
  • 현석훈
  • 승인 2011.10.12 1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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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주도 선대위 구성 다른 야당에 통보하면서 불협화음
손학규 대표와 이인영 체제로 박원순 에워싸고 다른 야당 ‘배척’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관련 야권연대가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표면적인 이유는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때문이나 야권에서는 민주당의 '독주'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 주변 인사들이 박원순 후보를 에워싸고 다른 야당을 배척하고 있다는 것이다.
 
야3당(민주·민노·참여)과 시민사회는 3일 공동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서울시정을 공동 운영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민주당이 주도적으로 선대위를 구성하고 이를 다른 야당에 ‘통보’하면서 불협화음이 생기고 있다. 민주당은 선대위를 구성하면서 '상임'을 고집했다. 그 결과 손 대표가 선대위 상임위원장, 이인영 최고위원은 상임본부장을 맡게 됐다.
 
▲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박원순 야권단일후보가 서울 안국동 선거 사무실에서 열린 선거대책본부 출범식에서 민주당 손학규 대표,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 등 선거대책위원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양지웅 기자

 
이에 따라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는 ‘공동’위원장으로 한 계단 내려서야 했다. 민주노동당의 한 관계자는 "몇 차례 접촉은 있었으나 협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런 선대위 구성은 그 동안의 야권공조에 비교해 볼 때 상식 밖이다.
 
선대위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진보신당과 참여당 역시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진보신당 김종철 대변인은 "상황이 이렇게 된 가장 큰 책임은 민주당에 있다"면서 "민주당이 모든 것을 주도하겠다며 다른 야당과 시민사회를 소외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시민 대표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선대위 위원장도 손학규 민주당 대표께서 상임 선대위원장으로 돼 있고 선거 사무원들도 민주당이 대부분"이라며 "모양은 야4당·시민사회로 돼 있지만 박 후보가 민주당의 협조를 얻기 위해 민주당의 요구대로 들어주는 양상"이라고 꼬집었다.
 
분당 재보선과 같은 전략?
 
박 후보의 선대위에 결합한 민주당 인사들도 ‘손 대표의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정동영, 정세균 최고위원이나, 박영선 의원과 당내 경선을 벌였던 천정배 최고위원, 추미애 의원도 막판에서야 ‘공동선대위원장’에 이름이 올라갔다.
 
손 대표의 이런 행보는 지난 4·27 재보궐선거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 당시 분당에 출마한 손 대표는 당시 유시민 대표와 이정희 대표가 지원 유세를 제안하자 ‘정중하게’ 거절했었다. 외견상으로는 ‘조용한 선거 전략’을 내걸었지만 속내는 분당의 승리를 야권연대의 승리가 아닌 ‘자력 승리’로 만들겠다는 계산 때문이었다. 이 선거 캠프의 좌장 역시 이인영 최고위원이었다.
 
손 대표 측이 ‘독주’하면서 정동영 최고위원 등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진보진영이 소극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칫 2010년 지방선거에서 서울과 경기도를 한나라당에 내줬던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당시 경기도지사에 출마했던 유시민 대표는 야권단일후보로 출마했지만 민주당의 지원을 받지 못했고 결국 근소한 차이로 패했다. 서울에서는 노회찬 진보신당 후보가 끝까지 ‘완주’하면서 한명숙 당시 민주당 후보도 고배를 마셨다.
 
물론 손 대표측이 선대위를 독식한다고 해도 한나라당과 1대1 구도에서 야권은 어떤 형태로든 선거에 결합할 수밖에 없다. 실제 민주노동당은 중앙 선대위에는 불참했지만 실제 선거운동에서는 박 후보의 당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손 대표는 박 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됐을 경우 '공'을 고스란히 챙길 수 있고, 몸 대주는 민주노동당 등에 '공'을 나눠줄 일도 없으니 일석이조라고도 볼 수 있다.
 
야권연대의 파열음은 여기저기서 들리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5일 강원도 공동지방정부 파기와 박승흡 전 대변인의 인제군수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정희 대표는 "지켜지지 않는 약속, 깨어지는 신의 위에서는 더 이상 연대의 마당을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노원 구의원 재보궐선거에서도 이미 합의된 야권연대에 딴죽을 거는 모습을 보였었다. [민중의소리=현석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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