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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평생 소원, 따뜻한 보금자리가 생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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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평생 소원, 따뜻한 보금자리가 생겼어요
  • 최병화 기자
  • 승인 2013.04.12 13: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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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시민들의 자발적 기부로 지은 사랑의 보금자리
▲   경주 시민들의 자발적 기부로 지은 사랑의 보금자리

무뚝뚝하기만 하던 할아버지의 얼굴에 미소가 피어오른다. 컨테이너를 쓸고 닦는 손길에 내 집에 대한 애착과 함께 삶에 대한 의욕이 묻어난다.
 
경주시 천북면 화산리에 할아버지가 원래 살던 컨테이너는 상하수도 시설과 화장실도 없고, 난방도 전혀 되지 않던 그야말로 최악의 상태였다. 그것도 남의 땅 위에 얹혀 있는 상태였기에 할아버지는 삶의 희망을 잃고 무기력하게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었다.
 
이 할아버지는 젊은 시절, 건강이 좋지 못한 부모님을 부양하느라 힘들게 살아오셨는데, 노후 또한 편치 않은 삶을 살아가고 계셨다. 여름의 뙤약볕 한줌을 피할 수도 없고, 겨울의 추위를 막아 줄 지붕이나 외벽도 없이, 그리고 비가 세차게 내려도 막아 줄 처마가 없어 신발을 방에 두어야 하는 생활이었다.
 
할아버지는 건강하지도 않은 몸을 이끌고 이웃 집에서 힘겹게 물을 길어와 생활을 하고, 화장실 이용도 불편한 상태였다. 이런 곳에서 생활이 가능하긴 했던 걸까?
 
그런 할아버지의 집에 경주 시민들의 손길이 모아지기 시작했다. 경주시 희망복지지원단에서 스마트폰SNS 밴드 ‘경주사랑나눔운동본부’를 통해 할아버지의  사정을 알리면서부터였다.
 
오랜 기간 거주하고 있던 그 땅이 할아버지의 부모님 소유였단 사실을 알게 되어 일단 정확한 땅의 위치를 찾아보기로 했는데, 대한지적공사 경주시지사에서 이러한 사정을 알고 무료로 지적 측량을 해 주어 컨테이너 집을 이전, 설치할 수 있는 친지의 땅을 찾아 주었다.
 
친지 소유의 땅이라 친척들을 수소문해 토지 사용 허락서를 받으면서 일은 하나씩 진행되어 갔다. 경주시 지역자활센터에서 주거현물급여사업으로 방바닥에 전기 판넬 공사를 하고 화장실을 설치했으며 상하수도 설치와 컨테이너 이전, 설치를 하기로 했다.
 
‘경주사랑나눔밴드’에 무료로 굴삭기를 지원할 수 있다는 후원자가 나타났고, 건천광진중기에서 흔쾌히 무료로 굴삭기를 지원해 주어 이전은 수월하게 진행되었다.
 
그런데 컨네이너가 워낙 오래되고 낡아 보수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다행히도 얼마 지나지 않아 통기타마을 서교훈 씨가 적극적으로 개인후원금 50만 원을 지원해 외벽 공사를 시작했고, 현대강업(주)의 지정기탁금으로 지붕 및 상하수도 공사 및 각종 허가 수수료도 충당했다.
 
이뿐만 아니라 오리씽크에서 깨끗하고 멋진 싱크대와 신발장을 무료로 설치해 주어 생활 환경이 매우 좋아지게 되었다. 또 신웅태백건축사(대표 윤상연)사무소에서는 재능기부를 해 건축 설계와 허가, 건축물관리대장  등재 등 어려운 일을 무료로 진행해 주었다.
 
마침내 여러 경주 시민들의 자발적인 기부로 할아버지의 소박하지만 멋진 집이 4월 초순 완성되었고, 이 컨테이너 집은 할아버지뿐 아니라, 동참한 기부자들, 밴드를 통해서 실시간으로 진행 상황을 지켜본 시민들의 기쁨이 되었다.
 
우리 주변에는 나누고 싶어도 방법을 몰라 나누지 못하는 시민들이 많다. 경주시 희망복지지원단은 이런 시민들을 도움이 필요한 곳에 연결해 줌으로써,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지켜보는 사람까지 따뜻해지는 기부 분위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렇게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경주시는 정말 아름다운 도시이며, 이곳에 산다는 것이 자랑스러운 마음이 든다며 시민들은 댓글을 통해 서로를 칭찬하고 다독였다.
 
최양식 경주시장은 “이 사례야말로 우리가 함께하면 아름다운 경주시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우쳐준 좋은 본보기였다”라며 사랑의 집이 탄생하기까지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신 후원자께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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