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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안강 산대저수지 붕괴 '예고된 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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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안강 산대저수지 붕괴 '예고된 인재'
  • 최병화 기자
  • 승인 2013.04.15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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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 경주시 농촌공사 안전점검 수 년째 안해
▲ 한국농어촌공사 경주지사는 지난 12일 발생한 경주시 산대저수지 둑 유실사고에 대해 신속히 복구하는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동양뉴스통신=윤용찬 기자

 
지난 12일 오후 경주시 안강읍 산대 저수지의 제방 10m 정도가 터져 논과 차량들이 침수되는 등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주민 1400명이 인근 초등학교 등으로 긴급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이번 사고로 경주 뿐 아니라 경북도내 크고 작은 저수지에 대한 안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안전불감증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저수지 용수로 현황 관리 등을 담당하고 있는 경북도·경주시 공무원들조차 관리와 안전점검이 언제 이뤄졌는지조차 모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경북도내에는 모두 5547개 저수지가 용수 공급에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관리감독 기관인 한국농어촌공사 경주지사와 경북도는 관리에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12일 오후 2시 경주시 안강읍 산대리 산대저수지의 둑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둑 붕괴로 인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경북도 와 경주시 등은 모내기를 앞두고 물을 만수위까지 채워 수압이 높아진데다 저수지 둑이 낡아 붕괴된 것으로 보고있다.
 
제방이 붕괴되자 경주시는 주민들을 인근 산대초등학교로 대피시켰다. 저수지에서 쏟아져 나온 물이 인근 아파트 등 민가 쪽으로는 덥치지는 않고 안강운동장 쪽으로 흘러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이곳에 주차돼 있던 차량 10여 대가 침수되고 농경지 2ha가 유실되거나 침수됐다.
 
경주시에 따르면 이날 산대저수지 둑 중간 부분이 붕괴되면서 둑 201m 중 10m 정도가 유실됐다는 것이다. 이 사고로 만수 상태인 저수지의 물 3분의 2정도가 한꺼번에 쏟아져 농경지 2ha가 유실되거나 침수됐다. 또 인근 주택 일부가 물에 잠기고 안강종합운동장 일부, 차량 10여 대가 물과 토사의 피해를 입었다.
 
사고 발생 후 경주시와 농촌공사, 경찰서, 소방서, 군 인력 등 400여명이 현장에 투입돼 긴급 복구작업을 펼쳤다.
 
주민들은 "지난해는 물론 지난 2월에도 둑에서 물이 새어나오는 등 위험한 사태가 우려된다"면서 "관계기관에 수차례에 걸쳐 안전 점검 등을 건의했지만 묵살됐다"고 주장하며 "이번 저수지 붕괴는 당국의 무사안일이 빚어낸 인재"라고 비난했다.
 
산대지는 1964년 농업용과 홍수조절용으로 준공됐으며 저수량은 24만6000t이다. 문제는 이처럼 오래된 저수지에 대해 단 한번의 안전점검이 이뤄지지 않았고 수년째 방치되고 있었다는 점이다.
 
경북도 농촌개발과 한 관계자는 "저수지 관리는 겨울이 지나고 지반이 약해지는 시기인 해빙기 때 한국농어촌공사와 합동으로 안전점검 등이 이뤄지는데 올해에는 지난 3월 한 달간 실시됐지만 이날 둑이 붕괴된 산대저수지에 대해선 안전점검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번 점검기간 중 일부 저수지에 대해서만 점검이 이뤄졌으며 대부분 저수지에 대한 안전점검 등은 인력부족 등으로 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사전에 둑 같은 비탈면에 붕괴예방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연간 수억원에 달하는 저수지 임대료를 챙기면서도 관리감독에는 뒷짐만 지고 있는 저수지 관리책임자인 한국농어촌공사 경주지사와 용수로 현황 등을 관리하는 경북도 역시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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