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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모 너꼼수, 출연자 면면 들여다보니 목표는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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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모 너꼼수, 출연자 면면 들여다보니 목표는 안철수?
  • 이정미
  • 승인 2011.11.21 14: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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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꼼수의 열기가 SNS를 넘어 오프라인으로 확대되자 보수진영이 긴장했다. 보수 진영에서 나꼼수를 폄하하며 비난한 것은 어제오늘이 아니다. 이번에는 대항마를 준비했다. 바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지지모임인 '박사모'가 너꼼수를 만든것.

박사모는 제목부터 '나는 꼼수다'를 비튼 '그래. 너는 꼼수다' (이하 '너꼼수')로 인터넷방송을 시작한다고 20일 밝혔다.

박사모의 너꼼수는 이름뿐만 아니라 진행자 구성 역시 철저하게 나꼼수를 따라하고 있다. 박사모 너꼼수 방송은 엄호성 전 의원과 서성건 변호사, 정광용 바른뉴스 기자등이 진행을 맡는다. 나꼼수가 정봉주 의원과 주진우 시사인 기자, 김용민 시사평론가,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로 구성된 것과 유사하다. 다만 수많은 딴지폐인들 사이에서 총수로 불리는 김어준 총수 역을 맡을 인물이 아직 없다는 아쉬움이 있다.

박사모의 너꼼수는 일단 인물 구성에 있어 나꼼수와 비슷한 모양새를 갖추려 노력했다. 엄호성 전 의원은 친박연대 의장으로 지난 2008년 친박연대 입당 선언 기자회견 당시 질의하는 기자를 향해 막말과 고성을 지르는가 하면 기자증을 강탈하는 등 추태를 보여 비난을 산 바 있다. 박 전 대표와 가까운만큼 엄호성 전 의원은 박사모의 너꼼수에서 박 전 대표의 가려진 모습에 대해 이야기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박사모 너꼼수의 서성건 변호사는 93년부터 약 1년간 MBC 뉴스의 법률상담코너를 진행한 경험이 있어 핵심 진행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또 서 변호사는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이 전교조 명단을 공개한 사건 재판 당시 변호를 맡은바 있다.

또 박사모 너꼼수 출연자 중 바른뉴스 정광용 기자는 박사모 회장 출신으로 나경원 의원을 향해 '관기 기질이 있다'는 발언을 해 논란을 산 바 있다. 직설적이며 과격한 표현으로 막말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사모 너꼼수는 왜 만들어졌을까. 이름만 들어도 나꼼수에 대항하기 위한 것으로 읽힌다. 그러나 단순히 나꼼수가 경쟁상대는 아닌 것으로 읽힌다. 박사모 너꼼수가 정치적 목적이 분명한 프로그램임은 이미 출연자들의 면면이나 그 내용으로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박사모의 너꼼수가 지난 7일 나꼼수에 출연한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박근혜 비밀 영수회담' 등과 같은 발언으로 논란을 초래한데 따른 대응 차원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박사모의 너꼼수는 단순히 유 대표의 발언에 대한 반박이라기보다는 '나경원 패배'에 대한 학습효과로 보인다. 10.26 재보궐선거에서 당선유력했던 나경원 후보가 정치신예인 박원순 후보에게 패배한 결정적인 이유는 SNS에서 20-40대의 마음을 잡지 못한데 있다. 그리고 그 근원에는 나꼼수의 '다이아몬드'와 '1억 마사지'등 나경원 후보의 이미지를 깨는 폭로가 있었다.

현재 유력한 내년 대선 후보인 박근혜 후보 역시 그간 정치적 성과보다는 이미지 정치로 자신의 위상을 쌓아온데다 워낙 베일에 가려진 인물이기 때문에 나경원 후보처럼 나꼼수 등을 통해 폭로가 시작된다면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박사모 너꼼수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런 가능성때문이다. 유 대표의 '박근혜 비밀 영수회담'은 그 서막에 불과하기 때문에 박사모로서는 너꼼수라는 전략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박사모의 너꼼수가 노리는 또 한가지 목표는 박 전 대표의 강력한 라이벌로 꼽히는 안철수 교수다. 박사모 너꼼수는 안철수 교수의 서울대 의대 선배인 김영호씨도 출연진에 포함될 것이라고 밝혀 박 전 대표를 옹호하는 것과 동시에 대선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안 교수에 대한 폭로와 비방을 시작하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박사모는 19일 '너꼼수' 1회분을 인터넷 카페에 파일럿으로 게재했다. 나꼼수가 팟캐스트 등록을 통해 SNS를 타고 전파된 점과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최근 10.26 재보궐 선거를 통해 아직까지 보수진영이 모바일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음을 확인시켜줬듯이 이번에도 모바일보다 한단계 뒤쳐진 인터넷 사용판이다.

최신 트랜드에 약한 보수진영이 만든 박사모의 너꼼수가 나꼼수만큼 인터넷이나 SNS를 통해 보수들을 결집하고 대중들 사이에서 회자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보수진영이 SNS 흐름에 약하다는 사실은 이미 지난 재보궐선거에서 검증된 상태지만 앞으로 추이는 지켜볼 일이다. [민중의소리=이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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