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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완성사 공동투쟁, 전체 노동자 대변하는 큰 투쟁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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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완성사 공동투쟁, 전체 노동자 대변하는 큰 투쟁 만든다
  • 이정희
  • 승인 2011.12.19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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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금속노조와 4개 완성차 노조(금속노조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한국GM 지부, 르노삼성차 지회)는 ‘완성사 공동투쟁 준비회의’를 발족하고 2012년 공동투쟁 계획을 발표했다. 완성사 공동투쟁이 실현된다면 멀리는 1996-1997년 노동법 개악저지투쟁, 2000년 자동차산업 해외매각 저지투쟁, 가깝게는 2007년 한미FTA 반대투쟁 이후 처음 있는 일로 사회정치적 의미가 매우 크다.

자동차산업과 사회 전반적으로 노동주도의 흐름 만드는 계기

자동차는 조선, 반도체와 함께 3대 수출주력품목이다. 자동차산업은 2010년 기준으로 직접고용인원 27만여명을 포함한 총 170여만명을 고용해 전체 고용의 7.2%, 제조업 생산액의 10.07%, 수출액의 11.66%를 차지한다.

한국자동차산업에서 현대, 기아, 한국지엠, 르노삼성등 자동차 4사의 시장점유율은 95%이상을 점하고 있으며 자동차 완성사 노동조합은 높은 조직율과 강한 전투력, 업계의 주도적 위치로 인하여 한국노동운동에서 가장 큰 조직적, 정치적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다.
금속노조내에서도 완성차지부(지회)는 조합원수의 2/3를 차지하며 직접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계열사와 부품사를 포함하면 조직적 영향력은 그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또 부품업체에 대한 완성사의 기술, 경영면에서의 영향력은 확대되고 있다.

완성사 공동투쟁은 막강한 조직력과 사회적 파급력으로 인해 주간연속2교대제등 당면 과제를 실현하는 문제뿐만 아니라 자동차산업과 사회전반의 노사관계에서 노동주도의 새로운 흐름을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다.

조합원의 처지와 정치적 환경 모두 ‘공동투쟁’ 요구

완성차 지부·지회가 수년간 안팎의 요구에도 금속노조를 중심으로 한 공동투쟁을 전개하지 못하면서 이로 인해 자본의 분할지배와 각개격파, 보수언론의 공격과 사회적 고립을 당하는 양상이 반복되어왔다. 그러나 7기 ‘통합지도부’ 출범과 함께 금속노조를 중심으로 한 단결투쟁의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으며 완성차지부·지회에서 공동투쟁 공약을 내건 집행부의 당선으로 대중적 기대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2005년 이후 현대, 기아차등 완성차업계에서는 해마다 주간연속 2교대제 실시가 합의돼왔으나 번번이 사측의 파기로 실현되지 못했다. 조합원의 고령화와 장시간 노동체제의 극복을 위한 교대제개선은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됐다. 여기에 더해 노동부가 ‘노사담합구조에 의한 장시간 노동체제’를 주간연속2교대제를 통한 노동시간의 단축과 일자리 창출로 전환할 것을 제기하고나서 교대제 개선을 위한 공동대응과 투쟁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정치적으로는 연이은 국민적 심판으로 집권세력이 몰락하고 있으며 한나라당의 재집권전망이 난망하여 정권교체가 기정사실화되는 사회적 분위기 형성되어 투쟁에 유리한 조건이 형성되고 있다.

경제와 산업측면에서는 세계경제와 한국경제위기의 심화로 자동차산업 전반의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고, 미국업체의 부도와 일본 업체의 리콜·지진 등으로 형성된 국내 업체의 경쟁력 우위가 약화되고 있으며, 새로운 생산시스템을 통한 생산체계의 개편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세계경제 위기 이후 심화되고 있는 사회적 양극화가 극단적 상황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이로 인한 대중적 불만과 투쟁이 확산되고 있으며 자동차산업에서는 정규직의 고용보장, 생산체계개편과 함께 비정규직문제의 해결, 원하청 불공정거래 개선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완성차 공동투쟁은 노동존중의 새 노사관계 계기

완성차 공동투쟁의 목표는 일차적으로 조합원의 숙원인 주간연속2교대제의 실현을 통한 야간노동의 철폐, 장시간노동의 철폐와 안정적 임금구조의 확보를 실현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IMF이후 10여년 이상 지속되어 온 자본과 정권 주도의 노사관계를 극복하고 노동 주도의 노사관계, 산업질서를 구축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완성차 공동투쟁은 2006년 산별노조 전환 이후 지체되고 있는 실질적 산별로의 전환, 즉 기업별 의식과 기업별 투쟁을 넘어 공동투쟁을 통해 산별노조운동을 한 단계 발전시키고 장기적으로 산별교섭을 확보하는 계기로 되어야 한다.

더 나아가서 완성차 공동투쟁은 2012년 권력교체기에 신자유주의, 노동 배제적 노사관계질서를 허물고 노동중심의 경제산업정책, 노동존중의 새로운 노사관계를 만드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완성차 공동투쟁은 그동안 고용불안에 의해 강제되어온 대공장 노동자들의 단기실리주의와 이로 인해 ‘대공장 및 대기업노조 이기주의’라는 사회적 고립을 극복하고 정치적 자각과 역할을 높이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주간연속2교대제와 노동시간 단축은 사업장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자동차산업 전반, 사회적 노동시간 관행의 변화를 동반하게 되며 필연적으로 부품업체등을 포함한 전체 자동차산업노동자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것을 통해서 가능하다.
 
심야노동, 원하청 불공절, 비정규직 차별 해결 등이 과제

완성차 공동투쟁 주요의제는 크게 4가지로 설정되고 있다.

첫째는 주간연속 2교대제의 실현으로 1)심야노동의 철폐 2)노동시간의 단축과 일자리 창출(연장근로 주간 12시간 제한) 3)설비투자의 확대 4)월급제를 통한 안정적인 임금 보장 등이다.

두 번째는 원하청 불공정거래 근절로 1)부품업체의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을 위한 완성차의 지원 2)CR(납품단가 강제인하)철폐와 이익공유제의 시행 3)납품단가 (원가, 물가)연동제의 시행 4)납품단가 조정절차의 투명성보장과 집단조정제의 시행 5)부품업체 노사관계 개입 근절을 내용으로 한다.

세 번째는 불법파견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차별철폐로 1)불법파견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대법 판결의 즉각 이행) 2)간접고용의 철폐와 직접고용원칙 3)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철폐와 단체협약의 확대적용 등이다.

네 번째는 타임오프 철폐와 노동기본권 보장으로 1)타임오프 폐기, 노사자율교섭 보장 2)타임오프를 악용한 노동조합 지배개입 중단 3)복수노조 창구단일화의 폐기, 자율교섭 보장 등이다.

총선 전 ‘시동’으로, 사회적 의제화 실현할 것

완성차 공동투쟁은 자본과 정권의 입장에서 매우 민감하고 부담스런 사안이기에 각종 노무관리기구와 공안기관, 보수언론, 총자본을 동원한 방해와 탄압이 예상된다. 이러한 탄압을 뚫고 공동투쟁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도부의 확고한 결의와 전 조합원의 의지가 필요하다.

공동투쟁 준비회의를 정례적으로 운영하여 공동투쟁의 요구와 상, 투쟁계획과 일정 등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이와 함께 정책단위를 중심으로 주간연속2교대제와 기타과제에 대한 구체적인 실시방안을 만들게나갈 것이다.

주간연속 2교대제는 완성차만의 문제가 아니기에 완성차의 공동투쟁논의일정과 함께 부품사가 참가하는 완성차-부품업체 공동투쟁준비위를 가동하여 부품업체의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을 위해 원하청 불공정거래개선을 전체 투쟁으로 배치하고 공동투쟁을 조직할 계획이다.

주간연속2교대제의 시행과 함께 불법파견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통한 정규직고용확대를 실현하기 위한 정규직-비정규직 연대회의의 구성과 특별교섭을 준비해나갈 것이다.

또 총선시기 이런 의제를 쟁점화하는 과정을 통해 사회적 정당성을 확보해나갈 것이다.

완성차 공동투쟁의 3대의제(주간연속2교대제, 원하청 불공정거래 근절, 불법파견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모두 재벌개혁과 연관된 문제이므로 재벌중심 한국경제개력을 위해 정당,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재벌개혁 행동네트워크를 구성할 계획이다.

완성차 공동투쟁을 중심으로 하는 2012년 금속노조의 임단투는 총선, 대선과 맞물리면서 조합원의 생존권과 근로조건 개선에 머무르지 않고 노동주도의 노사관계 재편, 재벌중심 한국경제체제의 근본적 전환을 모색하는 투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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