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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숙 지도위원 “이제 희망버스가 향할 곳은 쌍용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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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숙 지도위원 “이제 희망버스가 향할 곳은 쌍용차다”
  • 김대현
  • 승인 2011.12.20 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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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이 19일 저녁 서울시 구로구 항동 성공회대학교 피츠버그 홀에서 노동대학 강연 '소금꽃 나무가 희망버스에게'에 나선     © 이승빈 기자

 
지난달 10일 크레인에서 내려온 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선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이 “이제는 쌍용차에 우리의 희망버스를 보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지도위원은 19일 오후 7시께 성공회대학교 피츠버그홀에서 열린 노동대학 종강에 참석해, ‘소금꽃 나무가 희망버스에게’라는 제목으로 강연를 진행했다.

300여명이 참석한 강연회에서 김 지도위원은 크레인 위에서의 309일 생활담과 희망버스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며 ‘쌍용자동차’ 문제에 힘을 모아줄 것을 호소했다.

김 지도위원은 “쌍용자동차에서 우리는 처절한 아픔을 겪어 보았다”며 “그런 아픔이 다시는 없어야 한다’는 의지로 한진의 승리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현재 희망텐트로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쌍용자동차에 대해 그는 “쌍용자동차는 이미 끝난 문제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다”며 “하지만 저는 그 분들의 복직이 남아있기 때문에 쌍용차문제는 아직 진행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지도위원은 “만약 제가 다음 희망버스를 몰 수 있다면 쌍용자동차로 향하겠다”고 밝혀 큰 박수를 받았다.

이날 강연에서 김진숙 지도위원은 309일간의 크레인 위에서의 경험과 지상에 내려온 후의 후유증, 그리고 희망버스가 보여준 ‘희망’에 대해서 얘기하며 참석자들을 심금을 울렸다 .

309일 크레인 농성에 대해 김 지도위원은 “크레인에 올라간 내내 129와 60이라는 숫자가 가장 두려웠다”며 “2003년 한진중공업 파업 당시 김주익 열사가 129일째 되는 날 스스로 목을 매 돌아가셨고 그 때 남은 조합원이 60명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두려움 속에 희망버스가 157일째 되는 날 오면서 처음 희망을 봤다”며 “배우 김여진씨와 날라리들 그리고 희망버스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탔던 초등학생, 100만 민란 모두 모여 온 것은 기적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크레인 농성 동안 트위터를 사용해온 김 지도위원은 “트위터만이 제가 유일하게 세상과 소통 할 수 있는 통로였다”며 “언론에는 책도 읽고 운동도 했다고 했지만 사실 다 거짓말이고 하루종일 트위터만 했다”고 말해 주변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는 “그런 트위터를 회사 측에서 전기를 끊어버리는 바람에 못하게 되서 정말 절망에 빠졌었다”며 “밖에서 용역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식빵 안을 파서 그 안에 스마트폰 배터리를 넣어 전해줘 간신히 트위터를 계속 할 수 있었다”는 에피소드를 밝혔다.

이어 그는 309일이라는 긴 시간의 농성을 마치고 지상에 내려와서 겪는 생활 후유증에 대해서 고백했다.

그는 “사실 크레인 위에 있으면 사람들이 콩알처럼 보이고 버스가 신발처럼 보인다”며 “막상 지상에 내려오니 콩알만한 사람들이 거대해져 내 앞을 왔다갔다하니 정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너무 오랜만에 엘리베이터에 탔는데 화살표를 못 찾겠고, 물건을 사도 돈을 지불하는 것을 까먹는다”며 “땅멀미만 끝나면 될 줄 알았는데 완전 사회 부적응자 수준이다”고 웃으며 말했다.

강연을 마무리하며 김 지도위원은 희망버스가 보여준 ‘희망’을 이어갈 것을 강연회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호소했다.

그는 잠시 격앙됐던 목소리를 가라앉히고 “지금 현재 아직도 이명박 정권이고 송경동씨와 정진우씨는 구속수감 되어 있으며 우리사회에는 천민자본주의가 만연하다”며 “그러한 것 들이 끝나는 날까지 희망버스는 계속 달려야 한다”고 밝혔다.

그의 강연이 끝나자 곧 참가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건강 문제가 걱정된 사회자가 김 지도위원에게 앉아서 답변할 것을 권유했지만, 그녀는 단상에 서서 힘찬 목소리로 답변을 이어갔다.

한 참가자가 노동운동에 있어 노선갈등에 대해 질문하자 김 지도위원은 “희망버스는 들고 있는 깃발, 노선 다 떠나서 일단 ‘사람을 살리고 보자’,‘한 번은 이겨봐야 되지 않겠냐’라는 간절함에서 나왔다”며 “편 가르지 말고 배척하지 말고 그렇게 갔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어 그는 “사실 저도 굉장히 ‘편 가르기’ 좋아하는 사람이었다”며 “하지만 희망버스와 트위터를 통해 노사모가 모이고 김여진씨가 오게 되고 모두 하나 되며 제가 스스로 반성하고 변화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다음 질문자는 노동운동에 있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연대에 대해 질문했다.

잠시 생각에 잠긴 듯 했던 김 지도위원은 “한진중공업 파업을 진행하면서 제게 가장 무거웠던 문제가 바로 비정규직 문제였다”며 “우리사회에 900만이나 되는 비정규직 문제가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우리나라 노동정책들이 대개 일본의 노동정책을 따라한다”며 “희망버스가 만들어낸 희망으로 이 비정규직 양산하는 체제를 끝내자”고 호소했다.

한편 이날 김 지도위원은 아직 회복되지 않은 건강에도 불구하고 강연이 끝난 후 참가자들과 사진을 같이 찍으며 자리를 끝까지 지켰다. [민중의소리=김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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