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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남산 중앙광장 일대 한양도성 유구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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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남산 중앙광장 일대 한양도성 유구 공개
  • 오윤옥 기자
  • 승인 2013.08.14 15: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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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혔던 남산 회현자락 한양도성, 100년 만에 모습 드러내

▲ 1927년 남산전경.(사진/서울시)     © 오윤옥 기자

일제 조선신궁 건립으로 일부는 철거되고 땅속에 묻혀 훼손됐던 남산 회현자락 한양도성이 100년 만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시는 지난 6월, 남산 회현자락 3단계 정비사업 구간인 중앙광장 일대에 대한 발굴에 들어간 지 한 달여 만에 한양도성 유구를 확인, 그 현장을 14일 전면 공개했다.
 
이번 발굴된 한양도성 유구는 성곽 추정선에 대한 12개의 시굴조사 지역 중 먼저 시굴에 들어간 분수대 근처 세 곳에서 모두 확인됐다.
 
시굴조사로 확인된 기저부와 성체는 곳에 따라 다르지만 지표면으로부터 3m 깊이에서 4∼5단인 곳도 있고, 6∼7단인 곳도 있으며, 유구의 보존 상태는 양호한 편으로 축성 시기나 학술적 가치에 대해서는 향후 전면 발굴과 전문가의 연구 검토를 통해 밝혀 낼 계획이다.
 
이번 발굴은 경성·용산시가도(1912) 등 기록으로만 있고, 잊혀졌던 회현자락의 한양도성이 100년 만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앞으로 한양도성의 정비방향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번 시굴조사에선 한양도성 옆으로 조선신궁 잔재로 보이는 특이한 콘크리트가 확인돼, 남산 회현자락 구간이 침략으로 인한 인류문화훼손 과정을 고스란히 간직한 역사적인 장소로 한양도성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시 완전성(Integrity) 입증에 유리한 근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조선신궁.(사진/서울시)     © 오윤옥 기자

시는 세 곳 모두에서 한양도성의 유구가 확인된 만큼 앞으로 발굴하는 구간에도 성곽이 땅속에 보존되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3단계 구간에 대한 본격적인 발굴에 들어가 올해 말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미 한양도성 추정선에 위치한 중부공원녹지사업소 청사를 철거했으며, 발굴구간에 위치한 남산분수대와 수목들도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철거 및 이식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시는 1, 2단계 구간은 발굴결과를 기초로 성체의 복원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3단계 구간은 발굴된 유구의 보존과 정비에 주안점을 두고 진행할 계획이다.

출토된 한양도성 유구의 보존·정비에 대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의 자문과 검토를 거쳐 2014년 2월까지 설계를 완료해 2014년 사업에 착수, 2015년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발굴조사에 들어간 중앙광장 일대는 일제가 한양공원조성(1910)과 조선신궁 건립(1925)을 위해 지형을 절·성토해 크게 변형시키고, 한양도성 777m를 훼철한 지역으로 한양도성이 훼철된 단일규모로는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일제시대 때 세워진 신사는 일종의 종교시설로 전국적으로 1,062개에 달했다. 그 중 지위가 가장 높은 것은 조선신궁으로 남산 회현자락에 1918년 건립하기 시작해 1925년 완공했다.
 
조선신궁에는 일본 건국 신화의 주역인 아마테라스 오미가미(天照大神)와 1912년에 죽은 메이지 천황을 안치해 한국인으로 하여금 강제로 참배를 강요했고, 식민 정책의 중요한 수단으로 이용했다.
 
1925년 신궁을 완공해 진좌제(鎭座祭, 신을 안치시키는 것) 행사에 앞서 경성역(현 서울역)을 개통, 개통식에서는 안치할 일본신들의 신표를 부산역에서부터 경성역으로 이송해 일본의 신들이 조선에 문명을 가져온다는 대대적인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또 이후 이승만 대통령 동상(1959) 건립과 동·식물원, 분수대(1970)가 설치돼 지난 100년 동안 그야말로 격동의 세월을 지내왔다.
 
오해영 푸른도시국장은 “이번 발굴조사는 일제가 신궁건립으로 한양도성을 대규모로 훼철한 역사적인 장소인 만큼 발굴 의의 또한 매우 크다”며 “아픈 역사지만 확인된 유구를 고스란히 보존·정비해 국민들이 바른 역사관과 애국심을 갖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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