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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만남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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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만남 9
  • 고담
  • 승인 2012.01.01 0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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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담의 미래소설 '거리검 축제'<9> 나는 환각 속을 걸어가고 있었다
칼은 칠성검이었다. 검에서 7개의 별이 빛났다. 나는 일어났다
“이 뱀은 독사입니다. 여러분은 독사에게 물릴 수 있습니다. 움직이지 않으면 물지 않을 것입니다.”

인디언 샤먼이 말했다.

독사가 혀를 날름거리며 달려들자 저절로 땀이 흘렀고 공포심이 엄습하였다.

“여러분은 이 순간을 이겨야 합니다. 그러면 샤먼만이 느낄 수 있는 망아의 상태로 들어갈 것입니다.”

인디언 샤먼은 이 말을 하고 나서 무엇인가 주문을 외었다. 그의 목젖에서 나오는 울림이 나의 목젖을 울렸다. 아마 다른 사람의 목젖도 울릴 것이다. 그 울림은 대단히 절제된 울림이었다.

나는 순간 교묘하게 내 목젖으로 타고 들어오는 또 하나의 진동을 느꼈다. 그것은 솟대 할머니가 내게 보내는 진동으로 생각되었다. 거대한 뱀의 긴 혀가 내 목젖을 쓸어내리는 느낌이 내 몸을 전율하게 하였다. 솟대 할머니가 하는 일을 거부할 수 없었다. 우리는 무엇엔가 취한 듯 꼼짝 않고 앉아 있었다. 솟대 할머니는 목젖의 진동을 통하여 내게 무엇인가를 지시하고 있었다. 나는 공포를 극복하느라고 거의 녹초가 되어 있었다.

“여러분은 조상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어느 조상이 찾아올지 아무도 모릅니다. 본인만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을 찾아오신 조상을 만나야 오늘 이 의식은 끝나게 될 것입니다.”

솟대 할머니가 내보낸 뱀의 혀가 내 친구 우가, 양가, 마가, 저가, 구가의 목젖을 훑고 지나갔음을 느낌으로 알 수 있었다.

나는 인디언 샤먼이 말하는 조상을 오래전부터 만나오고 있었다. 그가 솟대 할머니였다. 내가 알기에 그는 직녀성에서 와서 아틀란티스대제국을 건설하였다. 그러나 12500년 전에 이 대륙이 태평양 한가운데에 침몰하면서 북극오성에 속한 황후성으로 옮겨갔다.

그가 북극오성에서 만난 분이 서자성을 지배하는 한웅천왕이었다. 한웅천왕은 마고를 곰이라 하였고 조상으로 숭배하였다. 곰이란 마고라는 뜻이다.

노랑머리 마이크는 인디언 샤먼이 은밀하게 진행하는 일이 무엇을 하는 것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아 보였다. 그는 한쪽에 떨어져 서서 이 괴기한 일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이크! 이리와! 왜 혼자서 떨어져 있는 거야? 백인이 풍이족과 동맹을 맺을 수 있는 이 절호의 기회를 허송세월로 낭비할 것이냐?”

내가 마이크에게 소리쳤다.

인디언 샤먼이 마이크의 손을 잡아다가 우리들 6명 사이에 앉혔다. 그래서 인원이 7명이 되었다.

“마이크, 이제야 우리는 혈맹血盟이 되었군.”

내가 말했다.

“뱀이 곰이 되었다.”

솟대 할머니가 말했다.

뱀이 곰이 되었다는 말은 뱀을 인종 아이콘으로 쓰는 인종이 곰을 인종 아이콘으로 쓰는 인종으로 변했다는 말이다.

인디언 샤먼이 우리 7명 사이로 들어와서 팔을 벌려 어깨동무를 하였다. 우리는 원을 만들어 인디언 샤먼이 이끄는 대로 빙글빙글 돌기 시작하였다. 뱀들이 우리의 몸으로 휘감아 올라왔다. 춤은 한동안 계속되었다.

샤먼 약사가 우리에게 약초를 다린 물을 한 잔씩 주었다. 우리는 약물을 마셨다.

“우리는 배곡倍谷을 다녀와야 합니다.”

샤먼 약사가 말했다.

배곡은 명서풍明庶風이 불어오는 골짜기이다. 배달민족이 이 골짜기에서 생겨났다. 한인천제가 이 곳에 한국을 세웠다.

나는 환각 속을 걸어가고 있었다.

“내일 뱀 축제도 오늘과 같은 형식으로 진행될 것입니다. 우리가 하늘의 문을 열 수 있는 성주산 정상에서 뱀 축제를 시작했으므로 이 축제가 온 우주에 알려졌을 것입니다. 앞으로 적대세력이 교묘하게 태클을 걸어 올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들을 싸워서 물리치겠다는 각오가 필요합니다.”

“여러분은 지금 조상을 만나고 계십니다. 함께 놀아드리세요. 그리고 보내드리세요.”

우리들 각자 앞에 조상들이 쿼크의 형상으로 나타났다. 그들은 명멸하는 부수한 광자의 상태로 떠다녔다. 우리는 광자 형태로 명멸하는 조상 광자들 속으로 들어갔다. 서서히 날이 밝아왔다.

이리하여 첫날이 지나갔다. 다음 날 우리는 천막 안에 모였다. 해가 진 이후에 빙 둘러앉아서 파이프 담배를 피우며 뱀 축제로 들어갔다.

오늘 투입되는 뱀들은 어제의 뱀들이 아니라 다른 뱀들이었다. 우리는 뱀이 든 주머니에서 뱀을 한 마리 꺼내어 물이 담긴 항아리에 놓고 씼었다.

“사모를 가장한 사탄이 나타날 것입니다.”

사모 아바타가 내게 말했다.

사탄이 내게로 다가왔다. 그도 아바타였다.

사탄은 긴 머릿결이 물결치는 대단히 아름답게 생긴 여인이었다. 사모와 닮아 있었다.

“저자에게 속아서는 아니 됩니다. 교활한 인간들이 만들어 낸 악귀惡鬼의 환영일 뿐입니다.”

사모 아바타가 말했다.

사모 아바타가 내게 칼을 쥐어 주었다.

“저 여인의 목을 쳐라.”

사모 아바타가 명령하였다.

칼은 칠성검이었다. 검에서 7개의 별이 빛났다. 나는 일어났다. 사탄이 내 어깨를 향하여 달려들었다. 그는 요염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사모다. 네게서 피를 빨아야 하겠다.”

그의 외침에서 나는 영화에서 본 뱀파이어를 연상하였다.

“아름다운 여인이여! 그대가 뱀파이어인가?”

“그렇다.”

“왜 뱀파이어가 되는 것을 거역하지 않았는가?”

“사악한 인간들이 사모의 동생인 나를 납치해다가 사탄을 만들었다. 나는 인간의 피를 빨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한 존재로 교육되었다. 그러니 어쩌는 도리가 없다.”

그가 내 오른쪽 어깨를 향하여 돌진해 올 때 나는 칠성검을 휘들러 그의 접근을 저지하였다. 그러나 그는 점점 빠른 속도로 내게 접근하였다. 나는 피하면서 칼을 휘둘렀다.

“칠성검이 약발이 빠졌다. 다른 무기를 주어라.”

솟대 할머니가 말했다.

보급소 소장이 신형 무기인 광자총을 내게 던져주었다. 나는 왼손에 칠성검을 들고 오른손에 광자총을 들었다. 나는 광자총을 사탄에게 퍼부었다. 광자총은 사탄이 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았다. 사탄은 광자총을 맞고 나가떨어졌다.

사탄을 지원하는 마귀의 세력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녹색의 외계인 복장을 하고 있었다. 그들의 머리는 뱀 형상이었다. 그것은 풍이족의 조상인 사모의 얼굴이 아니라 사탄의 얼굴이었다.

“오가는 저들과 싸워야 한다. 싸워라!”

솟대 할머니가 오가에게 명령하였다. 우리는 녹색의 사형인간들과 집단 난투극을 벌였다.

“이번에 소집한 자들을 동원하겠습니다.”

보급소 소장이 솟대 할머니에게 건의하였다.

“내가 이들이 죽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훈련을 시킬 필요가 있어.”

솟대 할머니가 허락하지 않았다.

싸움은 격렬했지만 아무도 죽는 사람은 없었다. 약간의 찰과상을 입었을 뿐이었다. 솟대 할머니가 싸움을 통제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우리는 사형외계인들을 천막 밖으로 쫓아내었다. 쫓겨나간 그들은 천막 안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우리는 어깨동무를 하고 원무를 추기 시작하였다. 춤은 오래 계속되었다. 그러다가 각자 춤으로 들어갔다.

“백로 춤을 추어라.”

솟대 할머니가 명령하였다.

백로 깃을 좌우에 단 빗갓을 쓴 코리언 샤먼이 나타났다. 그는 홍의를 입고 있었다. 홍의는 단군왕검을 상징하는 복장이었다. 그는 여자였다. 내가 보니 그는 내가 속한 코리언 오컬트회 회원이었다. 내가 요청하지 않았는데 코리언 오컬트회 소속의 샤먼이 나타났다는 것은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였다.

뱀 축제를 끝내고 나서 보급소 소장으로부터 피소집자들이 모두 응소하였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낙오가 한 사람도 없다는 것이었다.

“내일 축제에는 이들을 참가시킵시다. 전원 몸을 씻고 참석할 수 있도록 준비해 주기 바랍니다.”

나는 보급소 소장에게 말했다.

다음 날은 천막을 거두었다. 3천명을 전원 목욕을 시켜서 원형으로 둘러앉게 하였다. 샤먼 약사가 알약을 한 개씩 나누어 주어 먹게 하였다. 이어서 [격암학원] 원장이 그들을 미지의 세계로 이끌어가는 데에 도움을 줄 성주산차를 주어 마시게 하였다.

“옷을 벗어라.”

솟대할머니가 명령하였다. 그리고 뱀 축재 때 그들이 입어야 할 백의白衣를 입게 하였다. 백의민족임을 나타낸 것이다.

“우주에는 6개의 터미널이 있다. 여러분의 염력이 대기권을 뚫을 수 있다면 터미널로의 진입이 가능할 것이다. 각자 실험해 보라. 터미널 진입에 성공한 자를 능력에 따라 차등을 두어 각 단위부대 지휘관으로 임명할 것이다. 여러분이 터미널에 가고 오는 동안 외계인들의 공격을 받게 될 것이다. 그들에게 사로잡히면 여러분은 영원한 우주노예의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여러분에게 지급된 무기를 잘 활용하라.”

솟대 할머니가 명령하였다.

뱀 축재가 시작되었다. 이번에는 인디어 샤먼이 뱀 축제를 인도하지 않고 솟대 할머니가 직접 인도하였다.

“우가는 현무가 그려진 터미널로 갈 사람들을 인솔하라. 그곳은 북쪽이다.”

솟대 할머니가 지시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우가가 대답하였다.

“마가는 주작이 그려진 터미널로 갈 사람들을 인솔하라. 그곳은 남쪽이다.”

솟대 할머니가 지시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마가가 대답하였다.

“저가는 사령관에게 붙어라. 각 대를 지원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라.”

솟대 할머니가 지시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저가가 대답하였다.

“양가는 황웅이 그려진 터미널로 갈 사람들을 인솔하라. 그곳은 우리의 머리 위가 될 것이다.”

솟대 할머니가 지시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양가가 대답하였다.

“구가는 청룡이 그려진 터미널로 갈 사람들을 인솔하라. 그곳은 동쪽이다. 동쪽 터미널에서 계속해서 동쪽으로 가면 백호가 그려진 서쪽 터미널이 나올 것이다.”

솟대 할머니가 지시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구가가 대답하였다.

날이 어두워지자 뱀 목욕이 시작되었다. 목욕을 마친 뱀들이 사람들 속으로 파고 들어갔다.

“누구든지 소리를 지르는 자나 움직이는 자는 뱀에게 물려 죽게 될 것이다. 절대로 소리를 지르거나 움직여서는 아니 된다.”

솟대 할머니가 엄명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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