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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복원+사회통합 '서울형 가족정책' 수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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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복원+사회통합 '서울형 가족정책' 수립
  • 오윤옥 기자
  • 승인 2013.10.22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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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년간 자녀 없이 부부만 사는 부부가구는 4배 이상, 1인가구는 10배 이상 증가하는 등 서울의 가족 형태 다양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0년부터는 황혼이혼율이 신혼이혼율을 추월하는 새로운 가족 위기 형태도 등장했다.

또 여성의 경제활동참여 증가에도 불구하고 가사, 육아는 여전히 여성에게 집중돼 가사 불평등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이처럼 가족구성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그에 따른 가족 간 문제도 새롭게 발생하는 추세를 반영, 360만 가구의 실태를 종합 분석해 가족복원과 사회통합을 꾀하는 ‘서울형 가족정책’을 수립한다고 22일 밝혔다.

서울시가 가족과 관련한 기존 통계를 분석해 포괄적이고 선제적인 가족정책을 수립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 정책은 분절적인 유형별 지원과 사후 지원중심으로 이뤄졌다.

이를 위해 시는 지난 7월부터 여성가족재단과 서울의 가구 형태, 결혼과 이혼에 대한 인식, 여성 경제활동 참여율, 가족관계 만족도, 이혼·부부폭력·청소년 가출현황 등 가족문제와 관련한 통계를 분석했다.

또 기존 서울시 가족정책 관련 주요사업 현황을 분석하고, 가족 관련기관 종사자 및 전문가 회의 등을 가졌다.
시가 분석한 가구 형태를 살펴보면, 지난 30년간 자녀 없이 부부만 사는 부부가구는 10만가구(‘80년)에서 42만가구(’10년)로 4배 이상 증가, 혼자 사는 1인가구도 8만가구('80년)에서 85만가구(’10년)로 1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가구에서 한부모가구 수는 1995년 24만여 가구(8.1%)에서 2010년 35만여 가구(10.0%)로 지난 15년 동안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특징을 보였다.

결혼과 이혼에 대한 인식도 전통적인 태도에서 지속적인 변화를 보이는 가운데, 특히 여성의 인식 변화가 더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민의 경제활동 참가에 있어선 고학력화와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에 따라 여성의 참여율이 50.2%(‘10년)에서 52.4%(’12년)로 증가했다.

하지만 맞벌이에도 불구하고 가사와 육아시간은 여성이 하루 3시간 13분, 남성 29분(전국 여성 3시간 20분, 남성 37분)으로 여성에게 과도하게 집중되어 있었다.

시는 이처럼 여전히 변하지 않는 여성 중심의 가사노동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마을공동체에서 육아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다양한 돌봄 지원정책을 펼칠 계획이다.

배우자와의 관계에 있어 남편이 아내에게 만족하는 비율은 71.8%인데 반해, 아내는 59.2%만이 남편에 만족한다고 응답해 부부간 온도차를 보였다.

‘자기 부모’와의 만족 비율은 남편이 63.9%, 아내는 64.2%로 큰 차이가 없으나, ‘배우자 부모’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남편의 57.4%가 만족하는 반면, 아내는 44.1%에 그쳐 상대적으로 낮은 만족도를 보였다.

가족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이혼, 폭력, 가출 등은 날로 증가해 가족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년 사이 서울의 전체 이혼건수는 12,937건에서 20,177건으로 증가했고 특히 결혼생활이 20년 이상인 부부의 황혼이혼이 4년 이하 신혼이혼을 추월하는 새로운 위기 형태도 등장했다.

결혼생활이 20년 이상인 부부의 황혼이혼 건수는 978건(‘91년)에서 6.062건(’12년)으로 크게 늘어난 반면, 4년 이하 신혼부부의 이혼 건수는 4,604건(’91년)에서 2001년 8,078건까지 증가했다가 이후 꾸준히 줄어들어 지난해에는 4,538건을 기록했다.

지난 1년간 65세 미만 가구 6가구당 1가구(16.7%)에서 부부간 신체폭력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중 여성 신체폭력피해율이 15.3%로, 이는 방글라데시(19.0%), 태국(13.0%), 터키(10.0%), 호주(4.9%), 영국(3.0%), 일본(3.0%), 미국(1.3%) 등과 비교했을 때 매우 높은 수준이다.

또한 청소년들의 생애 가출 경험률은 10.2%, 이 중 지난 1년간 가출 경험률은 36.0%로 나타나고 있으며, 최초 가출 연령은 13.8세(’10년)에서 13.6세(’11년)로 점점 낮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가출원인으로는 ‘부모님과의 갈등(51.3%)’이 가장 많았고 ‘놀고 싶어서(29.3%)’, ‘자유로운 생활을 하고 싶어서(25.5%)’, ‘학교/공부가 싫어서(18,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이 고민을 상담하는 대상은 ‘친구·동료’가 44.5%로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부모’ 24.0%, ‘스스로 해결’ 21.9%의 순으로 나왔다.

부모중 아버지와 고민을 상담하는 경우는 3.4%에 불과하며, 남자 청소년의 경우에도 아버지와의 대화 비율은 5.1%, 여자 청소년의 경우는 1.8%에 그쳤다.

서울시는 이와 같은 통계 분석을 토대로 오는 12월까지 △가족과 가족공동체를 복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보급 △새로운 가족형태에 대응하는 정책 개발·보급 △생애주기별 맞춤형 가족프로그램 및 평생교육 제공 △새로운 가족현상에 따른 전문가 양성 및 일자리 창출을 담은 세부 가족정책을 마련, 발표할 계획이다. 

이때 다양한 가족유형의 증가 현상에 대해서는 다양성을 포괄하는 ‘통합’ 전략을, 불평등의 지속 현상에 대해서는 형평성을 제고하는 ‘균형’ 전략을, 가족위기의 심화 현상에 대해서는 돌봄을 공유하는 ‘소통·연계’ 전략을 구사한다는 계획이다.

조현옥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서울의 가구 특성을 반영한 서울시 고유의 가족정책을 발굴해 실효성과 정책 체감지수를 높여 나가겠다"며 "특히 가족갈등 예방과 가족관계 회복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가족복원과 사회통합 기여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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