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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맹상복 충남사립유치원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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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맹상복 충남사립유치원연합회장
  • 최진섭
  • 승인 2020.05.19 1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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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공립유치원 확대가 결코 유아교육의 대안이 될 수 없다
정부는 국공립유치원과 사립유치원의 공생 방안 마련해야
맹상복 충남사립유치원연합회장.
맹상복 충남사립유치원연합회장.

[충남=동양뉴스] 최진섭 기자=지난 3월, 제12대 충남사립유치원연합회 회장을 맡은 맹상복 회장이 취임 초기부터 험난한 가시밭길을 걸어가고 있다. 올 초 유아교육법, 사립학교법, 학교급식법 등 유치원 3법이 국회를 통과한데 이어, 코로나19 사태가 발생, 사립유치원은 또 다른 위기를 맞았다.

맹 회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취소된 취임식은 조금도 서운한 마음이 없지만, 앞으로 사립유치원이 헤쳐 나가야 할 길을 생각하면 쉽게 잠을 이룰 수 없다고 말한다. 가장 어려운 시기에 사립유치원 회장을 맡아 고뇌에 빠진 맹 회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제10대 회장에 이어 제12대 회장에 취임했다.

“오랜 시간 유치원을 운영해왔고, 회장도 맡아봤지만 지금처럼 힘든 시기는 없었던 것 같다. 사립유치원의 운명이 마치 바람 앞에 등불처럼 위태롭게 느껴진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회장을 맡게돼 어깨가 무겁지만 질 높은 유아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더 노력하고 더 고민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취임식도 하지 못했다. 서운하지 않은지.

“온 국민이 코로나19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데 그깟 취임식이 대수겠는가. 조금의 서운한 마음도 없다. 다만, 초·중·고등학교나 대학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교육의 첫 걸음이라고 할 수 있는 유치원 교육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많이 아쉽다. 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고 제대로 수업이 진행될 수 있길 바라고 있다.”

-충남지역 사립유치원들이 지난 3, 4월 수업료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개학이 연기됨에 따라 학부모들의 수업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연합회 소속의 충남지역 사립유치원들이 대다수 동참했다. 모든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상황인 만큼 연합회도 고통을 분담하자는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고, 고맙게도 많은 유치원들이 뜻을 함께 했다.”

-올 초 소위 유치원 3법이 통과됐다.

“죄를 지으면 당연히 벌을 받아야하지만, 사립유치원 원장의 비리라고 지적된 것 중 일부는 확대 해석되거나 마녀사냥식으로 지나치게 몰아세운 면도 있다고 생각한다. 또, 일부 원장들의 일탈을 빗대어 모든 사립유치원을 잠재적 범죄집단으로 취급하는 것은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본다. 개선하고 처벌해야 할 사안은 당연히 그렇게 해야겠지만 현장에서 수용할 수 있는 토대도 마련하지 않고, 무조건 정부의 방침을 따라야한다고 강요하는 것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개정된 유치원법을 보면 폭행이나 모욕 등 일부의 경우 그 의미가 매우 광범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형이나 집행유예를 받은 경우 20년간 유치원을 설립할 수 없고, 벌금형을 받은 경우에도 10년간 유치원 설립을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유치원 설립은 원칙적으로 자율에 맡겨져 있는데 이렇듯 정부의 지나친 개입은 이해할 수 없는 국민의 기본권 침해라고 생각한다. 인건비 역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정부는 정부가 정한 방침을 따르라고 하면서 정작 인건비 등 사립유치원이 겪어야하는 고통에 대해서는 공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저출산으로 아이가 줄면 자연스럽게 사립유치원도 줄어들 것이다. 정부는 이러한 점을 고려해 국공립유치원을 확대하기 이전에 현재 사립유치원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국공립유치원 확대 대신 사립유치원 활용을 이야기했는데.

“현재 국공립유치원이 유치원생의 30% 가량을 수용하고 있고 정부는 앞으로 40%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이야기했듯 저출산으로 아이들은 줄고, 인건비 부담은 높아지는 상황에서 향후 사립유치원 중 상당수는 설 곳이 없어질 것이다. 경영이 악화되면 사립유치원들은 결국 폐업의 수순을 밟을 수 밖에 없다. 그럼 나머지 60%의 유치원생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정부의 방침이 무조건 잘못됐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다만, 유아의 학습권 박탈을 방지하고 유아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정부가 규제만 하지 말고, 사립유치원 교원들의 고용 및 생계안정에도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벼랑 끝에 몰린 사립유치원이 기댈 곳이 없어 폐원이 속출한다면 그 피해는 아이들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다. 정부는 국공립유치원만 짓는다고 모든 유아교육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착각을 버려야 한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국공립유치원에 들어가려는 학부모들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믿는 젊은 부부들이 무조건 국공립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왜 학부모들이 자녀의 유아시절부터 이런 치열한 경쟁에 살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해 가는지 모르겠다. 중·고등학교 무상교육보다 우선적으로 유아교육이 무상으로 이뤄져야 한다. 젊은 부부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면 출산율도 높아지게 된다. 정부는 사립유치원을 규제하는 만큼 생존할 수 있는 방안도 제시해 줘야 한다. 끝으로 현재 모든 국민이 고통 받고 있는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돼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길 기원한다. 충남사립유치원연합회는 앞으로 다가올 아이들의 등원에 맞춰 철저한 방역과 생활지도로 코로나19 사태에서도 아이들의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할 것이다. 또, 코로나19 사태 이후 유아교육의 질을 더 높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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