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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강경범 교수의 세상을 보는 눈 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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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강경범 교수의 세상을 보는 눈 ⑧
  • 최진섭
  • 승인 2020.11.27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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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행복’을 찾아서
강경범 교수.
강경범 교수.

[동양뉴스] 늦가을 기습적인 폭우와 강풍, 사회적 거리 두기의 격상은 정해 놓은 삶의 무게중심을 흔들어 놓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의 도덕성을 뒤흔들며 급기야 정서불안으로 이어진다. 입동(立冬)이 지나며 날씨는 점점 차가워지고 바람결이 매섭다. 예로부터 가을이 되면 몸과 마음이 살찌운다 했으나 연초에 시작된 감염병의 사태로 점점 지쳐가며 주변 분위기는 엉망이 되어간다. 이러한 현상은 자연히 사람을 대할 때 그 자체가 짜증스럽고 상대방과의 대화에 있어서 친절함과 부드러움을 잃기 쉽다. 하지만 자신의 감정을 절제하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우리가 살아가는 조직사회는 한 사람의 감정이 다른 사람에게 전이되는 파급(波及)효과를 지닌다. 감정을 절제하며 나와 가정, 그리고 직장에서 웃는 얼굴로 소통하며 즐겁고 감사할 줄 알고, 기쁜 마음을 선사하기 위해 슬기롭게 마음을 조절할 줄 아는 지혜가 지금 이 순간 절실히 필요하지 않을까.

늦가을 감성을 자극하는 계절을 맞이해 소크라테스의 “남의 책을 읽는 데 시간을 보내라. 남이 고생(苦生)한 체험(體驗)으로 쉽게 자기를 고쳐 나갈 수 있다”는 말이 떠오른다. 현대사회를 살아감에 있어 이 얼마나 실용적인 사고인가. 타인이 얻은 경험과 지식을 손쉽게 나의 것으로 만들 수 있으며 또한 옛사람의 지혜를 내 것으로 하는 것 과거의 뛰어난 인물과 대화를 나누는 것. 탐구적(探究的) 자세에서 들여다보니 책(冊) 속에 길이 있음을 가르친다. 인생을 어떻게 하면 보다 풍성하고 슬기롭게 보낼 것인지 때론 감정을 절제하며 온화하고 부드러운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한 가지 방법으로 독서를 꼽을 수 있는 이유다.

우리는 지금 디지털의 혁명과 인공지능 시대에 살고 있다. 지금처럼 정서가 메마른 현대사회에서 정신적 박약아를 면하기 위해서라도 꾸준히 책을 읽어야 하겠다. 연초 문화체육관광부의 '2019년 국민독서 실태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종이책과 전자책을 합친 성인의 연간 평균 독서량은 7.5권이었으며 초·중·고 학생의 평균 독서량은 40.7권으로 조사됐다. 반면 유대인의 1년 평균 독서량은 64권이나 그나마 율법서이며 삶의 지침서인 ‘토라와 탈무드’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한다. 세계적 부호 빌 게이츠는 매년 50권, 스티브 잡스 역시 독서광이었으며 페이스북의 창시자 저커버그는 2주에 한 권씩 책을 읽는다. 창조성과 창의력 상상력이 강조되는 이 시대에 그들은 토론과 논술 그리고 전략과 전술을 책 속에서 찾지 않았을까. 그런 의미에서 독서는 한 계절에 집중적으로 시행되는 연례행사가 아닌 자연스럽게 지속하여야 한다. 하지만 필자는 문학의 창작 시(詩)에서 그 의미를 생각해 보았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언어를 사용해 주변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관심사와 행동, 보고 들은 것을 사실로 옮기는 수단으로 활용하며 표현하고 있다. 이처럼 때론 우리의 삶을 균형과 율동에 맞추어 한 번쯤 마음껏 자기만의 색감으로 길들지 않은 이성(理性)의 나래를 표현해보는 것은 멋진 생각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다면 과연 시가 주는 이미지는 어떠할지 생각해보자. 자연 현상과 사물의 공간적인 흐름 속에서 때로는 시각과 청각, 육감과 색채로 나누어지기도 하고 역동적인 움직임과 함께 타인의 감정을 자극하는 공감각, 나아가 유추적 이미지를 구체적으로 형상화 시킬 때 비로소 시는 태어나는 것이다.

복잡한 현대사회의 변화 속에서 시(詩)는 우리에게 잔잔히 감도는 정적을 내포하는 현대예술로 다가서고 있다, 시의 율격은 언어가 제시하는 화성·선율·박자를 포괄한다. 시적 리듬에서 바라볼 때 시는 언제나 음률이나 의미에 의지하며 가락으로 조율됐으나 그 율격마저 파괴하려 들고 있다. 이제는 자유보다 내 마음속에 부닥치는 꿈으로 보아야 하기에 비록 우리가 시인(詩人)이 아닐지라도 요즘 같은 시기에 사회적 윤리(倫理)와 가치(價値)를 되새기며 자신만의 작품세계에서 시로 읽어내는 기쁨과 행복을 누리기 위해 이성의 세계로 한발 다가서는 것은 어떨까. 항아리 속에 한 개의 동전은 시끄러운 소리를 내지만 동전이 가득 찬 항아리는 소리를 내지 않는 것처럼 늦가을 심리적 질서와 안정감을 찾는 의미에서 문학과 창작을 통하여 메마른 정서의 곡간(穀間)을 가득 채웠으면 한다.

(외부 칼럼은 동양뉴스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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