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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그날이 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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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그날이 오면
  • 최진섭
  • 승인 2021.02.26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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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범 교수의 세상을 보는 눈 ⑪
강경범 교수.
강경범 교수.

[동양뉴스] 코로나19로 평범하기만 하였던 우리의 모든 일상은 만남에서 탈피 한지 오래되었다. 2019년 12월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는 감염병은 2020년 3월 세계보건기구가 팬데믹을 선언하며 현재 전 세계 확진자 수는 1억명을 넘어섰다. 2020년 1월 20일 위기단계를 시작으로 경계와 심각 단계로 강화되며 추진하였던 정책은 1단계 생활 속 거리 두기, 2단계 사회적 거리 두기 그리고 3단계로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와 생활 속 거리 두기를 시행하였다. 이는 방역에 최우선의 목적을 두고 있으나 경기침체 면에서도 최소화할 수 있은 방안을 강구하는 것일 것이다. 다른 국가와 다르게 우리는 개방성을 유지하며 자발적 참여를 바탕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을 시행하여 온 결과 나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는 점점 실물 경제의 침체와 고용 동향 등 다양한 문제점을 안고 있기에 보다 효과적인 방안이 절실한 시기이다.

얼마 전 민족의 최대 명절인 설날을 맞이하였다. 묵은 한해를 정리하고 새로운 다짐으로 출발하는 새해의 첫 시작을 정초라고 한다. 설의 기원은 몇 가지 설이 있으나 그 근거에 대하여 확실히 제시할 수 있는 사료(史料)가 없다. 고려 시대에는 9대 명절 중 하나이며 조선 시대에 비로소 4대 명절의 하나로 협동체계를 유지하려는 우리 민족의 큰 명절이자 정(情) 문화로 자리 잡았다. 그렇기에 설은 민족의 대이동을 시작으로 가족과 친지들이 함께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고 담장 너머 고향 친구를 찾아 동네는 시끌 벅적하던 것이 일상이었다.

그러나 올 초 정부가 발표한 5인 이상 집합금지조치와 비수도권의 밤 10시까지 영업, 수도권의 9시까지의 조건에 부합한 정책이 실행되는 가운데 바이러스로 인하여 민족 명절 또한 일부 온라인 제사로 이루어진 것이 현실이다. 최근 발표한 정부의 백신 접종 계획으로 코로나 종식에 대한 국민의 염원은 한껏 들떠있다. 물론 백신의 부작용과 변이된 바이러스로 그 효용 가치에 대해서는 기대와 불안이 공존하겠지만 전문가들이 말하는 백신의 보급은 바로 항체 보유자를 늘려 집단면역의 방역체계를 형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2월 말 시작된 접종은 11월까지 전 국민의 60%(약3000만명)까지 접종을 완료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산하 경제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백신 접종 현황에 대한 글로벌 분석'에 의하면 한국 등 아시아 국가의 집단면역 형성 시기는 내년 중반이나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무엇보다 체계적이고 올바른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에 사회적 합의가 필요할 것이다.

다른 한편 사회적 거리 두기는 세시풍속의 의미마저 퇴색시키며 가족과 친지들 간의 교류마저 단절시키는 단초(端初)가 되는 것은 아닌지 내심 걱정이 앞선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는 공존하고 있다 하지 않는가, 과연 우리 사회의 변화된 모습에 의한 가족의 의미는 무엇일까. 오래전 전통가족의 틀에서 벗어나 1인 가족, 2인 가족 등 핵가족화되며 최근에는 사회적 신뢰를 바탕으로 구성된 대안 가족의 한 형태로서 사회적 가족이 등장하고 있다. 이제 실물 경제는 빨간 등을 예고하고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고향을 찾는 대신 소규모 가족 단위의 여행지는 부쩍 거리는 새로운 신풍속을 낳고 있다. 4차 재난지원금의 지급을 앞두고 대상자의 선정과 지원금에 대한 효율성 있는 분배에 있어 심사숙고하길 바랄 뿐이다.

끝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는 기업의 변화, 문화, 온라인, 종교, 교통, 위생, 여가, 음식. 여행,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변화를 초래하였다. 백신 접종이 끝나고 집단 면역체계가 구축되는 그날 우리는 두 번 다시 실수를 되풀이 해서는 안된다. “고난이란 그것을 밟고 하늘로 오를 수 있는 사다리다”는 격언처럼 역경을 이겨낸 후의 성취는 달콤하며 올바른 인격과 자조의 길을 가르쳐 준다. 이제 우리는 제도를 넘어선 도덕적 가치와 윤리적 가치관에 준한 행동의 필요성, 빛바랜 추억처럼 한동안 멀어져 버린 사회적 인간관계의 회복뿐만 아니라 경제, 문화,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 있어 지혜를 모아 지난 세월 사회적 거리 두기로 단절되었던 구습에서 탈피(脫皮)할 준비를 서서히 갖춰야할 것이다.

(외부 칼럼은 동양뉴스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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