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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집권 여당 대표의 가벼운 ‘말, 말,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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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집권 여당 대표의 가벼운 ‘말, 말, 말’
  • 지유석
  • 승인 2021.07.16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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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민항, 못할 것도 없겠다”는 송영길 대표, 무책임하다
정부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충남도가 15일 오후 도청 대회의실에서 ‘2021 더불어민주당-충남도 예산정책협의회’를 개최한 가운데 송영길 대표(왼쪽) 민주당 지도부가 양승조 지사(오른쪽)의 안내를 받아 회의장에 입장하고 있다.(사진=지유석 기자)
정부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충남도가 15일 오후 도청 대회의실에서 ‘2021 더불어민주당-충남도 예산정책협의회’를 개최한 가운데 송영길 대표(왼쪽) 민주당 지도부가 양승조 지사(오른쪽)의 안내를 받아 회의장에 입장하고 있다.(사진=지유석 기자)

[충남=동양뉴스] 지유석 기자 = 정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15일 세종시와 충남도를 차례로 찾아 예산정책협의회를 열었다.

예산정책협의회의는 지역 현안을 예산 편성이나 입법에 실질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취지에서 열리는 회의다. 집권 여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지자체가 송 대표의 마음을 움직인다면 정부 예산 확보가 훨씬 수월해진다. 이를 의식한 듯, 세종시와 충남도는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충남민항 건설 등 저마다의 역점사업을 집중 부각했다.

하지만 어딘가 뒷맛은 개운치 않다. 무엇보다 송 대표의 말이 가볍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송 대표는 세종의사당 설치와 관련, “2월 국회 처리를 목표로 했는데 결과적으로 안 돼서 매우 죄송하게 생각한다. 야당은 계속 공식적으로 찬성한다고 하면서도 운영위원장 선출 합의를 안 해줘서 계속 안 되고 있는데 전향적인 검토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조금 전 박병석 국회의장과 통화를 했는데, 정기국회 전에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어제 윤호중 원내대표와도 정기국회 전에 처리하겠다고 합의해서, 저희가 꼭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운영위원장이 선출되면 저희가 단독으로라도 통과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송 대표의 발언은 미묘한 파장을 일으켰다. 현재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는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는 야당인 국민의힘의 입장이 모호한 탓이 없지 않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지난 6일 이춘희 세종시장을 만난 자리에서 “아직 당의 입장을 정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원내대표단, 국회운영위원과 협의하겠다”고 말했었다.

저간의 상황을 감안해 보면, 송 대표의 발언은 야당의 반응이 없으면 여당 단독으로라도 세종의사당 설치를 강행하겠다는 의사 표시로 읽힐 수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송 대표의 발언을 즉각 비판하고 나섰다. 황보승희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절대다수 의석수 앞세워 18개의 상임위원장을 독차지하며 의회독재를 할 때는 언제고 또다시 ‘야당탓’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만큼 협치와 대화를 통해 최선의 결과를 낳아야 할 국가적 중대사마저도 정치적 유불리에 이용하는 민주당의 행태가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는 세종시의 오랜 숙원이고, 국가 전반에 미치는 파장도 심각하다. 이런 중차대한 사업일수록 최대한의 합의를 이끌어 내도록 정치권이 힘을 모아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송 대표의 발언은 가벼웠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 송 대표 잦은 구설수, 이번에도?

더불어민주당과 충남도가 15일 오후 도청 대회의실에서 ‘2021 더불어민주당-충남도 예산정책협의회’를 개최한 가운데 송영길 대표가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사진=지유석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충남도가 15일 오후 도청 대회의실에서 ‘2021 더불어민주당-충남도 예산정책협의회’를 개최한 가운데 송영길 대표가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사진=지유석 기자)

충남도청을 찾은 자리에서도 송 대표의 발언에 아무런 무게감을 찾을 수 없었다. 송 대표를 맞은 양승조 지사는 가장 먼저 충남민항 건설 문제를 꺼냈다. “충남민항 건설은 220만 도민이 가장 원하고, 최고의 현안 문제”라고 양 지사는 강조했다.

하지만 송 대표는 준비 없는 모습을 보였다. 사전 준비한 발언문에 충남민항 건설 문제가 포함돼 있는 것 같지 않아 보였다. 양 지사로부터 이 문제를 들은 송 대표는 “비용도 한 509억원 밖에 안 들고, 사전타당성 B/C값도 1.32가 나왔다고 하니 못할 것도 없겠다. 내용을 잘 체크해보겠다”고 답했다.

송 대표의 답변 대로라면 비용이 적게 들고 사전타당성 측정 지수값이 잘 나오면 지자체가 얼마든지 대규모 토건사업을 벌여도 좋다는 뜻으로 읽힌다. 실로 경악스런 대목이다.

예산 심의권은 국회의 고유권한이다. 더구나 집권 여당은 단독 처리가 얼마든지 가능한 위치고 송 대표는 이 당의 대표다. 이런 막중한 위치에 있는 송 대표가 준비된 모습 없이 “못할 것도 없다”고 발언한 건 무책임하기까지 하다.

송 대표로서도 양 지사와 도 관계자, 그리고 언론이 지켜보는 앞에서 드러내놓고 제동을 걸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정치의 본질은 ‘말’이다. 자칫 선심성으로 비칠 수 있는 말을 아무 고민 없이 내뱉은 건 집권 여당 대표로서 무책임하다. 더구나 송 대표는 자주 설익은 말로 구설수에 오르지 않았던가?

송 대표의 가벼운 말이 자칫 지자체에 잘못된 신호를 줘 충남민항 건설 같이 실효성이 의심스러운 사업을 추진하는 명분으로 작용하지 않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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