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18:09 (화)
성난 당진시 우강면 농민 “당진경찰, 과도한 연행 사과하라”
상태바
성난 당진시 우강면 농민 “당진경찰, 과도한 연행 사과하라”
  • 지유석
  • 승인 2021.07.19 13: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9일 오전 당진경찰서 앞 규탄 기자회견, 서장 항의방문 시도하기도
충남 당진시 우강면 농민 60여 명이 19일 오전 당진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진경찰서가 고압송전탑 건설 반대주민을 상대로 과도하게 공권력을 행사했다고 반발했다.(사진=지유석 기자)
충남 당진시 우강면 농민 60여 명이 19일 오전 당진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진경찰서가 고압송전탑 건설 반대주민을 상대로 과도하게 공권력을 행사했다고 반발했다.(사진=지유석 기자)

[당진=동양뉴스] 지유석 기자 = 충남 당진시 우강면 농민들이 19일 오전 당진경찰서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우강면 농민 60여 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당진경찰서가 고압송전탑 건설 반대주민을 상대로 과도하게 공권력을 행사했다고 반발했다.

발단은 지난 12일 송전탑 반대시위였다. 당시 우강면 농민들은 송전탑 건설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주민들은 사업자인 한국전력이 포클레인을 동원해 논을 갈아엎었다며 거세게 성토했다. 경찰은 현장에 출동해 여성 농민 2명 등 6명을 공무집행과 업무방해 혐의로 연행했다. 그런데 경찰이 여성 농민을 연행하다 속옷이 드러나고, 조사 과정에서 수갑을 채운 사실이 알려졌다.

당시 연행 당했던 A씨는 “경찰관 다섯 명이 달려들어 사지를 들어 올렸다. 끌려가면서 질퍽한 논바닥에 뒹굴고 웃옷이 걷어져 속옷이 드러났다. 조사실에 들어가니 곧바로 현행범이라며 수갑을 채웠다”고 털어 놓았다.

그러면서 “강제연행을 지시하는 경찰이나, 나의 사지를 들어 올린 경찰이나 그 누구도 옷매무새를 덮어주려거나 상황을 중단하지 않았다. 오로지 나를 끌어내려는 경찰관과 많은 동네 사람들 앞에서 노출이 그대로 방치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 같은 경찰의 행태는 인권침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규탄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진숙 충남인권위원장은 “한전이라는 거대한 국가권력에 항의하는 평범한 농민을 과도하게 연행하는 게 경찰이 할 일인가?”라며 경찰을 규탄했다.

김희봉 당진시농민회 회장은 “경찰이 과거 독재정권 시절로 돌아가려 한다”고 개탄했다.

우강면 주민이 경찰을 규탄하고 나선 근본적인 배경은 송전철탑 건설을 둘러싼 갈등이다. 사업자인 한전과 주민들은 2013년부터 8년째 대립해 오고 있다.

우강면 주민들은 한전이 추진 중인 북당진-신탕정 송전선로 건설 사업 중 부장리·신촌리(소들섬) 구간이 철새도래지인 삽교호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반대해 왔다. 특히 주민들은 삽교호 소들섬이 대표 철새도래지라는 이유를 들어 송전선로 지중화를 요구하고 있다.

우강면송전철탑반대 대책위원회(송전철탑반대대책위)는 “북당진-산단 53㎞도 지중화 했다. 지중화 요구는 무리한 요구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전은 주민들의 요구에 난색을 표시했고, 공사를 강행하려 했다. 그 와중에 주민들이 시위에 나섰고, 경찰이 시위 주민을 연행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송전철탑반대대책위 최상훈 위원장은 “우리는 8년 동안 여러 정치인과 공무원, 한전을 만나 삽교호 주변 철탑의 부당성과 지중화를 요구했지만 그 결과는 작금의 상황으로 전개됐다”며 경찰을 향해 “힘없는 농민이라고 무시하고 깔보면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법만 앞세워 일방적으로 한전 편만 들지 말고 주민의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당진시 우강면 주민 60여 명이 19일 오전 당진경찰서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송전철탑반대 대책위 최상훈 위원장(사진 오른쪽) 등 대표단이 이선우 당진경찰서장 면담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 서장은 면담 요구를 거절했다.(사진=지유석 기자)
당진시 우강면 주민 60여 명이 19일 오전 당진경찰서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송전철탑반대대책위 최상훈 위원장(사진 오른쪽) 등 대표단이 이선우 당진경찰서장 면담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 서장은 면담 요구를 거절했다.(사진=지유석 기자)

기자회견을 마친 뒤, 최상훈 위원장, 김희봉 회장, 연행 피해자 A씨 등은 이선우 당진경찰서장을 항의방문 하려 했다.

하지만 당진경찰서 측은 “앞선 면담에서 입장을 밝혔다”며 대표단 면담을 거절했다. 이에 대해 김희봉 회장은 “향후 대응은 논의를 거쳐야 하겠지만 당진경찰서 행태를 바로 잡을 것”이라며 강경투쟁을 시사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