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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의 한 요양원 관리부실로 도마에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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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의 한 요양원 관리부실로 도마에 올라
  • 서정훈
  • 승인 2021.10.14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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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한 80대 노인 요양원 입소 후 2주도 안돼 중환자실에 입원
가족들은 "5일동안 식사를 못했는데 요양원은 알려주지 않고 호전되고 있다고 거짓말" 주장
요양원장 "하루 한끼와 과일·간식 등 먹어"
(사진=동양뉴스DB)
탈장수술로 섬망증상을 보이던 80대 노인이 요양원에 입소한 지 10여일만에 중환자실에 입원하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동양뉴스DB)

[동양뉴스] 서정훈 기자 = 탈장수술로 섬망증상을 보이던 80대 노인이 요양원에 입소한 지 10여일만에 중환자실에 입원하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섬망은 다양한 신체 질환으로 인해 갑자기 의식과 주의력이 흐려지면서 인지 기능이 전반적으로 떨어지면서 환각이 동반되기도 하는, 노년기에서 비교적 흔히 발생하는 질병이다.

충남 아산시에 거주하는 80대 박모씨는 지난 8월 26일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에서 탈장수술을 받은 뒤 퇴원했다.

이후 9월 6일 섬망증상을 보여 CT 촬영을 했으나 이상 증상을 발견하지 못해 정신병원 입원을 할 수 없었던 상황.

이후 아산의 신경정신과병원 소개로 지난 9월 12일 아산시 배방읍 소재 A요양원에 입소해 약물치료를 받아왔다. 입소 당시 박 씨는 코로나19로 인해 면회가 금지되며 사실상 격리된 상태였다.

박 씨의 딸 B씨는 "지난 9월 23일 요양원의 사무장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었더니 '적응하는 시기가 필요하다. 부친의 상태가 호전되고 있어 걱정하지 말라'며 면회를 허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B씨는 "아무래도 걱정돼 먼발치에서라도 부친을 뵙고 싶어 가족들이 24일 요양원을 찾아갔더니 요양원 직원이 '9월 20일부터 24일까지 식사를 거부하고 있다'라는 말을 하더라"며 "노인이 5일 동안 끼니를 걸렀는데도 요양원 사무장은 호전되고 있다는 말로 가족들을 우롱했다"고 말했다.

B씨는 "25일 오전 부친을 다른 요양원으로 옮겨야겠다는 생각에 요양원을 방문했는데 이날 부친이 가래 천식에 숨쉬기조차 버거운 상태로 거의 숨지기 직전이었다"며 "119구급대를 요청해 아산충무병원 응급실로 이송했지만 담당의사의 '매우 위태로운 상태'라는 말을 듣고는 실신했다"고 밝혔다.

박씨의 아들 C씨는 "요양원 원장이 퇴소한다고 기분이 나빴는지 부친을 119구급차로 충무병원으로 옮길 때도 직원이나 원장은 얼굴조차 보이지 않았다"며 "입소시 영양보충제를 복용할 수 있게 드렸는데 나중에 보니까 몇 개만 먹고 그대로 남아 있었다"고 말했다.

C씨는 "식사를 못하고 있는데도 보호자한테 연락조차 없고 응급조치도 취하지 않은 요양원의 행태에 화가 치밀어 오르고 있다. 책임만 회피하는 이런 요양원은 폐원시켜 다시는 우리 가족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아산시청의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며 울분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요양원 원장 D씨는 "신경안정제 투약으로 약에 취해 정상적인 식사가 아닌 하루 1식과 과일, 경관식을 틈틈이 공급해 주었다"며 "충무병원으로 이송시 가족들이 흥분해 있어 나서기가 어려웠지만 자신의 행동이 부족했던 점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본지는 추가 취재를 위해 요양원장에게 통화를 시도하고 문자메시지를 남겼으나 이후 취재에 응하지 않고 있다.

한편 박 씨는 25일 위급한 상황에서 아산충무병원 응급실에 입원해 처치를 받은 뒤 점차 회복하고 있다.

이날 박 씨는 급성신부전 증세를 보여 투석하는 등 중환자실에서 2주간이나 입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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