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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반도체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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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반도체 전쟁
  • 노승일
  • 승인 2021.10.18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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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 청원구청 산업교통과 한현구 교통지도 팀장
청주시 청원구청 산업교통과 한현구 교통지도 팀장
청주시 청원구청 산업교통과 한현구 교통지도 팀장

1983년 2월 8일, 일본 도쿄에서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은 ‘반도체 산업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한다.

이른 바 ‘도쿄선언’이다. 이 회장은 차남인 이건희씨가 그 이전부터 반도체에 관심을 가진 걸 탐탁지 않아 했으나 실리콘 밸리를 경험한 후 생각이 바뀌었다고 한다.

1947년 영국 출신인 미 물리학자 쇼클리가 벨연구소에서 반도체로 만든 트랜지스터를 발명한다.

이전까지 전화기, 레이더, 컴퓨터 등이 모두 진공관을 사용했으나 이후 반도체칩(IC)으로 교체된다.

열정이 넘치는 미국의 젊은이들이 길거리를 쏘다니며 엘비스 프레슬리의 로큰롤을 들을 수 있게 된 것도 트랜지스터로 라디오를 제조하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반도체는 크게 메모리(데이터 저장, 30% 이하)와 비메모리 분야(정보처리, 70% 이상)로 나뉜다. 소품종으로 대량 생산하는 ‘메모리’에는 RAM(주기억 장치), ROM(고정 기억 장치), 하드디스크(보조기억 장치) 등이 있으며, 다품종으로 소량 생산하는 ‘비메모리’로는 CPU(중앙처리장치, 마이크로프로세서), 시스템온칩(SoC), ASIC(주문형반도체) 등이 해당된다.

반도체 관련 산업은 첨단기술과 함께 막대한 자본이 들어가며 각 공정별로 분업화되어 있다.

반도체칩을 설계하는 기업인 팹리스, 위탁생산 전문기업인 파운드리, 설계부터 생산·판매까지 하는 기업인 IDM 그밖에 장비 제조업체, 소재업체 등으로 구분된다.

팹리스의 세계적 강자는 영국 소재 ARM이며, 파운드리는 대만의 TSMC, 설계 및 제조사로 미국의 인텔(Intel), EUV(노광장비) 제작은 네덜란드의 ASLM이 유명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분야에서 세계 1, 2위의 IDM 업체에 해당한다.

반도체가 사용되는 분야는 전자제품은 물론 장난감에서 우주항공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하며 근래에는 에너지, 자동차, 로봇 등으로 진출이 활발하다고 한다.

현재 한중일은 메모리 반도체를 두고 전쟁 중이다. 일본은 소재 등을 무기로 달려 나가는 한국의 발목을 잡으려 하고, 중국은 막대한 자본을 쏟아 부으며 뒤쫓아 와서 한국의 소맷자락을 낚아채려 한다.

각국 또한 반도체 시장을 두고 한편으로 협업이나 M&A하면서 또 한편으로 경쟁이 자심하다.

MS(마이크로소프트사)를 창립한 빌게이츠는 1980년, 개인용 컴퓨터 개발 프로젝트의 소프트웨어로 고민하던 컴퓨터회사 IBM을 찾아가 큰소리치며 전례 없던 계약을 맺는다.

개인용 컴퓨터 운영체제를 공급하고 대당 일정액을 받는 조건이었다. 계약이 성사되자 기뻐하며 빌은 나직이 중얼거린다.

'어쩐다, MS-DOS 같은 건 아직 내게 없는데.’ 그는 급하게 프로그래머들을 수소문하여 MS- DOS를 만들어 아이비엠에 납품한다. 그 뒤에도 MS와 IBM은 같이 동반 성장하게 된다.

반도체 산업의 진정한 강자가 되기 위해서는 메모리 제품은 물론 비메모리 칩을 생산하고, 설계 부문까지 뛰어난 능력을 갖출 필요가 있겠다.

바야흐로 메모리, 미메모리 부문이 결합되고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영역이 융합하는 시대이기도 하다. 미지의 세계를 개척할 적기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투자·협력은 기본이요, 대학이나 연구소에서 R&D와 인재 양성에 힘쓰고, 우수한 학생들의 관련 분야 진출을 돕는 정부나 지자체의 노력이 요구된다. 함께 웃는 청주에 둥지를 튼 기업인 SK하이닉스가 ‘산업의 쌀’인 반도체 계열 사업에서 큰 역할을 하길 바라며 또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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