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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순천시 경로당 관리 실태 ‘엉망’…탁상행정 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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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순천시 경로당 관리 실태 ‘엉망’…탁상행정 전형
  • 서한초
  • 승인 2021.12.12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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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 운영 지원금 전용 여전…환수조치는 미비
전남 순천시 청사.
전남 순천시 청사.

[순천=동양뉴스] 서한초/강종모 기자 = 전남 순천시가 매년 지원하고 있는 관내 경로당에 대한 관리 감독이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매년 30여억원이 넘는 지원금을 지원하면서도 관리 감독은 주먹구구인 셈이다.

이에 동양뉴스가 2017년도부터 2021년도까지의 순천시 경로당 지원금 내역 및 부정 집행한 내역을 행정정보공개를 청구해 입수했다. 입수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순천시 노인장애인과의 탁상행정에 대해 심층 보도하고자 한다. <광주전남본부 공동취재팀>

순천시는 24개 읍면동에 676개(2020년 말 정산 기준)의 경로당이 있다. 매년 32여억원의 지원금이 지원되는데도 순천시는 관리 감독은커녕 ‘관리 밖’이라는 개념이어서 충격을 안겨 주었다.

 

◇관변단체 민간보조금은 ‘공짜돈’

2021년도 기준 순천시 노인장애인과에서 682개소 경로당에 지원한 금액은 총 32여억원에 달한다. 대부분 어르신들이 사용하는 돈이니까 굳이 감독하지 않아도 된다는 방만한 생각이겠지만, 이에 해당하는 예산은 국·도비를 제외하더라도 50%이상이 순천시 일반예산이다.

현황을 분석한 결과, ‘운영지원비 11억여원’ ‘한시적 난방비(겨울철) 10억9천’ ‘한시적 냉방비(여름철) 1억3천’ ‘개보수사업비 2억2천’ ‘개보수 민간보조금 4억3천’ ‘경로당 양곡비 2억6천’ 등 적지않은 예산이 집행되고 있다.

매년 4분기를 기준으로 집행되는 운영비나 보조금이 목적 외에 사용되고 있는 상황이 취재 중 확인됐다. 하지만 관리 감독의 권한이 있는 순천시 노인장애인과는 “자치적 운영체제여서 감독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래서 ‘관변단체 보조금은 공짜돈’이라는 말이 생기는 이유다.

◇지원금 내 맘대로 집행…환수는 찔끔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휴관이 잦았던 2020년도 자료를 동양뉴스가 행정정보공개로 입수해 분석한 결과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다. 행정명령을 어기고 휴관 중에도 회원들이 경로당을 이용했으며, 심지어는 술까지 구입해서 먹었다는 사실이다.

2020년도 순천시 읍면동 종합감사자료에 따르면 경로당 운영비 부당지출 사례는 총 170건에 다다랐다. 하지만 정작 관리 감독기관인 노인장애인과는 방만한 운영에 대해 회초리를 들지 못했다. 오로지 감사과에서 지적사항이 나오면 참고하는 수준이었다.

지원금을 목적 외에 내 맘대로 지출하고도 책임지는 사람은 없다. 이유는 감독부서의 처벌이나 환수조치가 이행되지 않기 때문이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고 고양이를 칭찬하는 격이다.(부정 지출에 대한 구체적인 기사는 3회에서 집중 조명해 보도할 계획임)

경로당이 주민복지시설로 규정된 ‘순천시 주민복지시설의 설치 및 운영 지원에 관한 조례’
경로당이 주민복지시설로 규정된 ‘순천시 주민복지시설의 설치 및 운영 지원에 관한 조례’.

◇일선 관리 감독 읍면동장은 ‘뒷짐’

행정의 책임은 수장(首長)인 시장에게 있다. 하지만 경로당의 경우, 시설 활성화를 위해서 일선에 있는 읍면동장에게 권한을 위임한 사항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읍면동장들도 서로 불편한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뒷짐’만 지고 있는 경우가 있다.

‘순천시 주민복지시설의 설치 및 운영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제3조 ‘주민복지시설의 범위’에서 ‘경로당’을 명확히 주민복지시설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제7조 2항에는 ‘시장은 읍면동장에게 시설의 건전한 운영을 위해 시설대표와 적극적인 협조 지원체계를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내부적으로 부정하게 운영이 되는데도 읍면동장은 뒷짐이다. 장천동의 모 경로당의 사례에서도 회원들의 불만이 고조돼 있는데도 동사무소는 상황 파악조차 하지 않은 상태였다.

동양뉴스의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확인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거짓 해명 논란을 낳았다. 지원금이나 보조금은 모두 시민의 세금으로 조성된다. 어느 곳은 긴축하고 어느 곳은 방만하게 사용한다면 도시의 균형은 무너지게 되어 있다. 또 공직이 올곧지 않고 휘어지게 된다면 비리의 온상이 되기 십상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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