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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구석기인들의 죽음과 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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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구석기인들의 죽음과 매장'
  • 조영민
  • 승인 2014.05.29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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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높은 공주 석장리박물관의 특별전

지금부터 4년 전인 2010년 4월 26일, 공주의 조그만 석장리박물관에서 아주 의미있고 특별한 전시회가 열렸다. 2010년 특별기획전 “ 또 다른 세상 속으로 - 구석기인들의 죽음과 매장”이었다.

그동안 다른 박물관에서 전혀 다루어보지 않은 구석기의 매장문화와 그 매장이 인류의 생각의 변화와 어떤 관련이 있는가 하는 것들을 생각해 본 특별전이었다. 

아주 기초적인 생활 즉 단순히 생명을 유지하고 종족을 번성하기 위한 동물적 활동을 유지하던 인간들이 새로운 생각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즉 죽음을 알게 되고 죽은 자를 다른 동물의 위해로부터 피하기 위해 매장을 시작한 것이다.

매장은 죽음을 객관화시키며 망자에 대한 존경과 두려움을 표하는 동시에 망자와 그 가족 또는 사회 집단의 관계를 확인시켜주는 절차이기도 하였다. 또 다른 한편으로 정신세계와 관련해서는 원초적인 믿음과 종교의 형태가 탄생됨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런 매장의 풍습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고고학적인 연구결과에 의하면 약 10여 만 년 전 중기 구석기 시대 부터라고 말하고 있다.  

▲  2014세계구석기축제조직위원장 최창석
이러한 매장을 주제로 한 석장리박물관 특별전시에 가장 관심을 끌었던 전시 유물이 “구석기 시대의 왕자”라고 불리는 무덤과 유물이었다. 1942년 이탈리아 라구리아 지방 사보나 시의 해발 90m의 동굴에서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슬기 슬기 사람)의 인골이 2만 년 만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인골의 키는 170cm 정도요 12~14세정도로 추정되는 청소년이다. 이 시신은 북남 방향으로 곧게 펴서 묻어졌고 머리 발 부분을 돌로 쌓아 보호하였다.  

이 인골은 매우 화려한 부장품과 치장으로 지금까지 발굴된 것으로는 구석기 시대의 가장 화려한 매장의 사례로 “Young Prince -구석기의 젊은 왕자”라는 별명으로 불리어지고 있다. 머리에는 수백 개의 조가비가 붙어있는 머리그물을 착용하였고 목걸이와 왼팔 팔뚝에는 조가비로 만든 팔찌를 두개나 착용하고 있었다.

여기에서 출토된 조가비는 식용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치장을 위한 순전히 장식용의 조가비로 확인되었다. 무릎에는 상아로 만든 걸개가 좌우대칭이 완벽하게 이루어졌는데 추정하여 볼 때 상아로 만든 장화를 신었던 것이 아닌가 한다. 그리고 오른손에는 25cm 정도의 부싯돌 돌날이 쥐어져 있었다.

구석기 시대의 가장 뛰어난 매장인 카비용 동굴 유적처럼 이 뼈의 주변엔 붉은 흙이 많이 발견되는데 이는 무덤 안의 흙의 색깔과는 전혀 다른 외부의 흙으로서 시신 주변에 외부의 붉은색 적토를 뿌린 증거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청동기 시대의 무덤에서 종종 붉은 흙을 뿌린 사례가 나타나곤 한다.  

이러한 특별전은 아주 작은 박물관에서 조촐하게 열려 많은 관객을 동원하지는 못하였지만 구석기의 학자들 그리고 인류 문화의 발생에 대한 관심을 가졌던 뜻있는 사람들에게 아주 의미있는 전시회가 되었단다. 이렇듯 우리 고장 공주의 석장리구석기 박물관은 우리나라 구석기 박물관의 원조답게 많은 품격 높은 행사와 특별전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바 있다.

예를 들면 2011년의 특별기획전 “그녀- 인류를 꿈꾸다”, 2012년의 특별전 “북경원인 한국에 오다”, 2013년의 특별전 “일본 구석기의 시작 이와주쿠”가 그것이다. 

이어서 오는 2014년 6월 16일 ‘한국 구석기 50년의 기록’이란 주제를 가지고 다시 한 번 석장리박물관의 능력을 전국에 있는 구석기문화를 사랑하는 많은 국민들에게 보여주려 한다. 금번의 ‘석장리 구석기발굴 50주년 특별전’도 지금까지의 성공적인 많은 행사들처럼 꼭 성공을 이룰 것을 확신하며 먼저 공주와 충남, 전국의 뜻있는 분들의 많은 성원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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